젭바운드·위고비도 옛말…벌써 다음 단계 준비하는 비만약 시장
일라이릴리가 '젭바운드'로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빠르게 추격하는 동시에 삼중작용 비만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차세대 비만약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중작용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한미약품, 디앤디파마텍 등 국내 후발주자가 차별화에 성공해 비만약 시장의 다음 경쟁에서 주요 플레이어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 집계 결과 젭바운드의 미국 내 처방 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난 1월 위고비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맞서 노보노디스크는 2026년 1분기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1)/아밀린 이중 작용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의 품목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이달 밝혔다.
젭바운드는 GLP-1/GIP(위산 억제 펩타이드) 이중 작용제로 GLP-1 단일 작용제인 위고비보다 체중감소율이 높고 근육은 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젭바운드가 위고비를 밀어내고 급속히 시장 점유율을 높인 이유이자 비만 치료제의 개발 트렌드가 다중 작용제로 옮겨가게 된 배경이다.
일라이릴리는 현재 이중 작용제를 넘어 GLP-1/GIP/GCG(글루카곤) 삼중 작용 비만 치료제 '레타트루티드'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안에 임상 3상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GIP/GLP-1/GCG 삼중 작용제 개발은 일라이릴리가 가장 앞선다. 베링거인겔하임도 삼중 작용제 파이프라인 'BI3034701'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임상 1상 단계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과 디앤디파마텍 등이 삼중 작용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다만 올해 안에 젭바운드가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여 젭바운드가 선점할 시장을 뺏을 수 있을 만큼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한미약품은 GLP-1/GCG/GIP 삼중 작용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HM15275'를 개발하고 있다. HM15275는 근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체중 감량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위고비·젭바운드와 같은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는 포만감을 높여 에너지 섭취 자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하기 때문에 근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부작용을 해결하는 방안이 차세대 비만약 개발의 핵심으로 꼽힌다. HM15275의 임상 1상 결과는 오는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전임상에서 체중 감량과 함께 근육량 증대 효과까지 확인된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HM17321'도 개발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선아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HM17321이 HM1527와의 병용으로도 우수한 프로파일링을 보여 HM15275과 패키지(묶음) 딜(거래)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디앤디파마텍은 GLP-1/GCG/GIP 삼중 작용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DD03'과 'DD15'를 보유했다. 각각 경구용과 주사제로 개발되고 있으나 두 파이프라인 모두 임상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 공개될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 'DD02S'의 경구 흡수율 데이터를 통해 디앤디파마텍의 경구화 플랫폼 '오랄링크'의 기술력이 증명되면 DD03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DD03은 개발 성공 시 세계 최초의 삼중 작용 경구용 비만치료제가 된다. 현재 일라이릴리가 임상 3상 중인 경구용 비만 치료제 '오르포글리프론'은 GLP-1 단일 작용제다. 업계에서는 비만약 시장이 향후 복용 편의성이 높은 경구용 비만약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본다.
디앤디파마텍은 GLP-1/GCG 이중 작용 비만 및 MASH(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 치료제 파이프라인 'DD01' 임상 2상을 통해 GLP-1/GCG 이중 작용제 개발력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GLP-1/GCG 이중 작용제들이 대부분 임상에서 혈당 조절에 실패했으나 DD01은 임상 시험에서 지방간 감소 효과를 유지하면서 혈당 강하 추이까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선아 기자 seon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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