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노인, 절친을 손절했다…“가난한 네게 갑부인 내가 의미를 뒀을까” [씨네프레소]
[씨네프레소-147] 영화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은 인생이 반년도 남지 않은 시한부 노인 둘이 절친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그리고 삶의 마지막 순간에 기어코 베스트 프렌드와 절교하는 모습까지 묘사한다.
이미 자기 생명이 꺼져간다는 걸 아는 노인은 왜 그랬을까. 관객의 예상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 버킷리스트 실현 과정을 보여주던 이 영화는 말미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자동차 정비사 카터(왼쪽)와 백만장자 사업가 잭은 암에 걸린 뒤 우연히 같은 병실을 쓰게 되면서 단짝이 된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26518yzje.png)
갑부인 데다가 안하무인인 잭이 VIP룸이 아닌 2인실을 쓰게 된 이유가 있다. 해당 병원 이사장인 잭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1인실을 전부 없애고, 2인실을 최소 인원 병실로 못 박았다.
임직원 만류에도 본인이 밀어붙인 규정이었는데, 자기에게만 예외를 허용하기엔 병원을 향한 사회적 시선이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두 사람은 생활을 공유하면서 친해지게 된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30079mnnf.png)
그건 어떤 잉꼬부부도, 수십 년을 함께 한 친구도 해줄 수 없는 공감이었다. 같은 병을 앓는 사람이어야만 공유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두 친구는 버킷리스트 지우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33570lenq.png)
그건 두 사람이 각각 지닌 결핍 덕분에 가능한 결합이었다. 카터에게는 버킷리스트를 실현할 만한 자본이 없었고, 잭에겐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었다. 아마 두 사람 중 한 명에게만 그러한 부족함이 없었어도 여행은 시작되지 않았을 것이다.
![두 사람은 스카이다이빙에도 도전한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37089obhn.png)
그 사이에 상대방을 이해하는 정도가 깊어졌음은 물론이다. 둘은 상대방이 죽기 전에 진정 용기 내야 할 영역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게 된다.
![잭은 딸을 못 본 지 오래였다. 딸에게 자신이 한 실수 때문이었다. 카터는 그와 딸을 만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된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40444grgl.png)
![잭은 코피루왁 마니아로 나온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43353weez.png)
![할리우드 영화답게 두 사람의 버킷리스트 실현 과정이 꽤나 낭만적으로 그려진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46754ndjd.png)
그러나 여러 할리우드 영화는 봉합 직전의 갈등에서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곤 한다. 관객이 대중영화에 기대하는 바를 주기 위한 ‘꿰맴’ 엔딩보다는 그 직전의 강력한 마찰에 외려 생각해볼 만한 거리가 많이 담기는 것이다.
![두 배우는 1937년생 동갑내기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50054onsr.png)
그건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전에 ‘눈 한번 질끈 감고 뛰면 되지’ 같은 용기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딸을 못 보는 인생이 고통스러움에도 결국 ‘딸의 행복을 위해’ 안 보기로 결단한 잭의 내면은 누구도 들여다볼 수 없다. 암이란 병명을 공유하며 삶의 끝으로 뚜벅뚜벅 같이 걸어가는 사이일지라도 말이다.
카터가 그 선을 넘었을 때, 잭은 친구 관계를 끊겠다고 마음먹었다. 지금 자신이 아무리 죽기 직전이고, 카터가 아니면 자기 고통을 이해할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잭에겐 절교가 더 필요했던 셈이다. 카터와 함께하면 더 외로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모건 프리먼은 여전히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53475gnyl.png)
그래서 우리가 누군가와 깊은 관계를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게 먼저가 돼야 할지도 모른다. 서로에게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그 영역을 그의 것으로 내버려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포스터 [해리슨앤컴퍼니]](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3/mk/20250223101556785gxsw.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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