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캐니언', 기묘하고 초현실적인 SF 공포 멜로

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2025. 2.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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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협곡.

공포와 액션, 미스터리와 SF 장르가 모두 녹아든 애플TV 영화 '더 캐니언'(The Gorge)은 그 많은 장르적 수식 위에 로맨스를 우뚝 세운 작품이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견우와 직녀처럼 리바이와 드라사는 협곡과 이념, 임무라는 큰 장벽에 가로막힌 애절한 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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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정명화(칼럼니스트)

사진=애플TV+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협곡. 거대한 강처럼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두 남녀가 서로를 응시한다. 미국이 지키는 서쪽탑과 러시아가 지키고 있는 동쪽탑. 오랜 냉전의 산물처럼 낡고 음습한, 지도에조차 표시되지 않은 미지의 공간에서 깊은 상처를 안은 남자와 여자가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뛰어든다. 

초현실적 공간을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이 모호하게 뒤섞인, 생소하면서도 강렬한 영화가 선보였다. 공포와 액션, 미스터리와 SF 장르가 모두 녹아든 애플TV 영화 '더 캐니언'(The Gorge)은 그 많은 장르적 수식 위에 로맨스를 우뚝 세운 작품이다. 깊고 넓은 협곡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서방과 공산 진영의 대표 저격수. 전직 해병대원 리바이(마일스 텔러)와 리투아니아 용병 드라사(안야 테일러 조이)는 그들의 총알에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수만큼, 상처와 죄책감, 고독과 허무함만을 안고 지구의 끝, 지옥같은 이곳에 발을 들였다. 

사진=애플TV+

1년동안 협곡 밑의 존재 '할로우맨'이 세상에 나가는 것을 막는 임무를 받은 리바이와 드라사. 서쪽과 동쪽탑에서 총구를 겨눈 채 서로를 관찰하던 그들은 외로움을 나누며 친밀함을 쌓아간다. 적대적 관계지만 할로우맨 저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두 사람은, 서서히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쌓아간다. 지리한 시간이 몇달째 계속되던 어느날, 선임자들이 남긴 구전설화같은 이야기 속에만 존재하던 할로우맨이 정체를 드러내고, 리바이와 드라사는 서로를 지켜주며 한차례의 위기를 넘긴다.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그리워하는 견우와 직녀처럼 리바이와 드라사는 협곡과 이념, 임무라는 큰 장벽에 가로막힌 애절한 연인이다. 거리와 이념에 가로막힌 남녀의 멜로로 분위기를 쌓아가던 영화는 할로우맨이 정체를 드러내며 장르를 급선회한다. 공포와 액션이 교차하는 가운데 오랫동안 지도층이 숨겨온 음모와 스릴러가 뒤섞이며 그동안 보지 못한 이색적이고 강렬한 느낌을 선사한다. 

사진=애플TV+

여기에 할로우맨을 묘사하는 판타지적 미쟝센과 고어틱한 크리처는 시각적 충격을 안긴다. 스콧 데릭슨 감독은 전작에서 보여준 장르적 감각을 극대화하며, 공포와 SF, 액션과 로맨스를 능란하게 버무리며 독특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기괴한 생물과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협곡, 오랫동안 잠들어있는 비밀과 세월을 거스른 공간은 공포, 액션, SF라는 장르가 융합하는 초현실적인 무대가 된다. 예상치 못한 생명체들이 살아있는 '더 캐니언'은 '사일런트힐'이나 '레지던트이블' 등 기존 공포SF를 연상시키는 한편, 그 어떤 작품과도 닮지 않은 독창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사진=애플TV+

몽환적이고 기괴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감정적 중심에 선 리바이와 드라사는 유일하게 현실과 맞닿은 요소다. 허스키한 음성에 남성적 매력을 탑재한 마일스 텔러와 당돌하고 도전적인 캐릭터를 십분 살린 안야 테일러 조이는 영화에 감정적 깊이를 불어넣으며 강렬한 케미를 발산한다. 특히, 협곡 속에서 생존을 위해 서로에게 기대는 과정은 공포물이나 SF에서 쌓아올리기 어려운 러브스토리를 설득력 있게 만들어준다. 강렬하고 새로운, 기괴하고 몽환적인 장점을 십분 살린 '더 캐니언'. 스타일리시하고 매력적인 작품임에도 다소 맥빠진 후반부는 많은 장점을 휘발시켜 아쉬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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