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이 80억으로 불었다"…20대에 은퇴 선언한 회사원 '대박'

노정동 2025. 2. 23.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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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3년차 회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주식과 가상자산에 투자해 35억원을 벌고 29세가 되던 2021년 '파이어(FIRE)족'이 된 한정수(사진·33) 연두컴퍼니 대표.

한 대표는 이후 미국 주식, 전환사채(CB), 비상장 주식 투자로 3년 만에 자산을 다시 최대 80억원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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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동의 어쩌다 투자자]
한정수 연두컴퍼니 대표
코로나19 폭락장서 금융주·가상화폐 투자
대기업 퇴사 후 팔란티어·비상장 투자로 자산 급증
"투자는 결국 의사결정능력…본업·독서 중요"
한정수 연두컴퍼니 대표.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대기업 3년차 회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주식과 가상자산에 투자해 35억원을 벌고 29세가 되던 2021년 '파이어(FIRE)족'이 된 한정수(사진·33) 연두컴퍼니 대표. 파이어족은 '경제적 자립, 조기 은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앞글자를 딴 말로 경제적 자유를 얻어 이른 은퇴를 하는 이들을 부르는 말이다.

한 대표는 이후 미국 주식, 전환사채(CB), 비상장 주식 투자로 3년 만에 자산을 다시 최대 80억원으로 불렸다. 아직 이익 실현을 하지 않았기에 결과가 좋지 않으면 회수 금액이 20억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그는 23일 "투자는 결국 의사결정 문제이기 때문에 다시 돈을 벌기 전으로 돌아가더라도 또 이만큼 자산을 불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코로나19 당시 신한카드에 재직하며 주식과 가산자산시장 폭락장 속에서 근로소득과 레버리지로 투자 반전을 이뤄낸 한 대표는 MZ세대의 이른 은퇴 사례로 금융투자업계에 알려졌다. 이후 유튜브('세상학개론'), 책('나는 투자로 30년을 벌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본인의 스토리를 투자자들과 공유했다.

그는 퇴사 후 전업 투자자의 길이 아닌 콘텐츠 제작사 '연두컴퍼니'를 창업해 웹드라마 등을 만들면서 새로운 본업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신간 <파이어드: 부의 해방일지>를 펴내고 경제적 자유를 이룬 이후의 생활과 '해방자'로 살기 위한 공략법을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코로나19 당시 어떻게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는지.

"대학생 때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를 본 뒤 매우 인상 깊어 그 이후에 10번 넘게 봤다. 처음엔 막연히 '기회가 오면 나도 투자해야지'라는 생각을 하다가 영화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폭락장에 무조건 투자를 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하자'는 마음을 다졌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가 닥쳤고 주식시장이 폭락해 '이건 신이 주신 기회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회사를 다니면서 벌어놓은 근로소득과 신용대출,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2억3000만원 정도를 투자했다. 오랜 기간 마음을 다졌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것을 보니 무서웠다. 대출을 처음 받아봤으니까."

▷코로나19 당시 어디에 투자해 돈을 벌었나.

"일단 금융주는 망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KB금융, 기업은행, 신한지주에 대다수를 넣었다. 현대차 주식도 분할매수했다. 코스피 지수가 하루에 50~100포인트씩 떨어지는 상황에서 어차피 바닥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남은 현금을 증시가 떨어질 때마다 분할매수했다. 돈이 떨어졌는데 지수가 더 내려갔으면 무서웠을 것 같다. 저점이 어딘지 예상하기보단 현금이 떨어지지 않게만 하자는 생각으로 대응했다. 다행히 1400선(2020년 3월19일 장중 1439.43)에서 하락이 멈춘 뒤 반등했다. 그렇게 샀던 것이 몇 주 만에 몇십프로씩 올랐다. 금융주는 보통 급등하는 주식이 아닌데도 많이 올랐다. 미국 주식에선 테슬라를 샀고 그게 많이 올랐다.

▷본격적으로 자산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인가.

"2020년 4월부터 다시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는 것을 보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자산을 전부 옮겼다. 당시 비트코인이 개당 800만원 수준일 때. 이더리움은 개당 20만원 이하일 때다. 가상화폐를 이때 처음 투자한 것은 아니었다. 2017년(가상화폐 1차 붐) 주변에서 코인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처음 관심을 갖게 됐는데, 공부(고려대 경영학·컴퓨터공학 복수전공)를 해보니 이건 인터넷이 존재하는 한 사라지기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판단해 조금씩 사 모았다. 지인 중에서 코인 투자하다가 돈을 잃은 사람이 대다수였지만 시스템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돈이 생길 때마다 사뒀다. 특히 비트코인 반감기를 기준으로 시세가 폭등, 폭락하는 패턴이 나타났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때면 '바겐세일이구나'라는 생각으로 샀다."

▷가상화폐를 공부하고 투자했던 것이 결국 '파이어'의 동력이 됐다.

"자산을 대부분 가상화폐로 옮긴 뒤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이른 은퇴의 밑거름이 됐다. 그 후 딱 1년 만에 퇴사(2021년 3월 퇴사)하게 됐으니까. 퇴사 즈음 투자했던 돈이 30억원을 넘기 시작했다. 퇴사 후에는 미국 주식에도 눈을 돌려서 2021년 팔란티어와 엔비디아를 샀다. 비트코인 투자 때 세웠던 원칙처럼 나만의 계획을 가지고 보유한 주식이라면 시세가 어떻든 보유했어야 하는데 가격이 너무 빨리 오르는 바람에 일찍 팔았다. 당초 계획대로 5년 정도 보유했더라면 지금쯤 평가이익이 10배 이상은 늘었을텐데 계획을 바꾸면서 기회를 놓쳤다.

한정수 연두컴퍼니 대표.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종목과 매매타이밍을 잡는 본인 만의 방법을 찾았나.

"1년에 매매 횟수로 치면 거의 한 번 할까 말까 한다. 예전부터 매매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다. 퇴사 후 미국 주식을 할 때도 사놓고 1년을 가만히 있었다. 계절은 예측할 수 있지만 날씨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큰 흐름에만 올라타자는 생각으로 한다. 예컨대 최근 양자컴퓨터가 화두이지만 시세로도 오를 타이밍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럴 땐 정찰병 보내 듯 1~2종목씩 소량으로 사본다. 조금이라도 사두면 공부를 하게 되고 시세를 보게 된다. 다만 너무 바닥을 잡으려고 올인하면 다른 상승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만 산다. 크게 오르는 산업은 기사를 보고 알 수 있을 정도에 사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포트폴리오 비중을 공개할 수 있는지.

"퇴사할 즈음엔 가상화폐(비트+알트) 100%였는데 이후 과매수 상태라 판단해 비중을 조금씩 줄였다. 지금은 전환사채(CB)와 비상장 주식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가장 많고, 비트코인 15%, 현금 10% 비중이다. 비트코인 비중은 줄였지만, 원화보다 더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해 보유 중이고, 현금은 또 언제 폭락장 속에서 기회가 올지 모른다고 생각해 10%는 항상 보유하려고 한다. 국내와 해외 상장 주식은 아예 없다. 달러 국채 투자는 선호하지 않는다. 투자자들의 심리를 읽는 건 저 같은 개미투자자들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금리 예측은 시장 전문가들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다.

▷퇴사 후 전업 투자자의 길이 아니라 '창업'(콘텐츠 제작사)을 했다. 새 책에선 '경제적 해방자'의 비결로 독서를 꼽았는데.

"문화 콘텐츠 제작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은 웹드라마 등을 만들고 있다. 투자는 결국 의사결정의 문제인 것 같다. 시세 등락 속에서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 이 과정에서 승률을 올리는 것.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다 보면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되고 세상에 대한 이해도가 더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이해들이 체화되면 그게 내가 되고 내 의사결정 능력이 되는 것 같다. 창업은 그런 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독서 역시 마찬가지다. 독서는 성공의 경험담보다는 실패를 견디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 그러다 보면 '무슨 종목을 사야 하나요?' 이런 질문을 안 하게 된다. 왜냐하면 개인투자자에게는 '마법' 같은 투자는 없기 때문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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