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인 죽음, 끝이 아닌 시작…소설 '나의 작은 무법자'

황재하 2025. 2. 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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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된 영국 소설가 크리스 휘타커의 장편 '나의 작은 무법자'는 한 소녀가 숨진 비극적인 사건에서 시작되는 범죄소설이다.

1975년 미국 서부 해안의 평화로운 마을 '케이프 헤이븐'에서 열다섯살짜리 워크, 빈센트, 스타, 마사 네 사람은 여느 때처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낸 뒤 헤어진다.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한국에 번역 출간된 '나의 작은 무법자'는 2021년 영국에서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Gold Dagger)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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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골드 대거상 받은 범죄소설…크리스 휘타커 작품 국내 첫선
'나의 작은 무법자' 책 표지 이미지 [위즈덤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국내에 처음 번역 출간된 영국 소설가 크리스 휘타커의 장편 '나의 작은 무법자'는 한 소녀가 숨진 비극적인 사건에서 시작되는 범죄소설이다.

1975년 미국 서부 해안의 평화로운 마을 '케이프 헤이븐'에서 열다섯살짜리 워크, 빈센트, 스타, 마사 네 사람은 여느 때처럼 함께 즐거운 한때를 보낸 뒤 헤어진다.

그런데 그날 밤 스타의 여동생인 일곱살 소녀 시시가 실종되고, 얼마 뒤 고속도로 근처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수사 결과 어린 시시가 늦은 시간까지 집에 오지 않는 언니를 찾아 도로를 헤매다가 스타를 집에 데려다주고 귀가하던 빈센트의 자동차에 치여 죽고 말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빈센트는 자동차가 무언가에 부딪히는 느낌조차 없었지만, 그가 술을 마신 직후 운전했고 그의 차에서 부딪힌 흔적이 발견됐다는 등의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

이 사건은 오랜 세월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남긴다. 스타는 남자친구 빈센트의 잘못으로 여동생 시시를 잃은 충격을 잊으려 술에 의존한다. 스타는 딸 더치스와 아들 로빈을 낳지만, 그들의 아버지가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엉망이 된 엄마 스타를 대신해 다섯살짜리 남동생 로빈을 돌보는 것은 나이보다 웃자란 열세살 소녀 더치스의 몫이다. 더치스는 가족을 해치려는 사람을 마주하면 다짐하듯 "나는 무법자 더치스 데이 래들리"라고 말하며 상대에게 덤벼든다.

하루는 거구의 괴한이 스타와 더치스에게 주먹을 휘두르는데, 위기에 몰린 순간 한 남자가 나타나 괴한에게서 가족을 구한다. 스타와 더치스를 구한 남자는 다름 아닌 시시를 죽인 혐의로 30년 동안 복역하고 얼마 전 출소한 빈센트다.

2021년 골드 대거상 받은 '나의 작은 무법자' 원서 영국 추리작가협회(CWA)가 2021년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 수상작으로 '위 비긴 앳 디 엔드'(We Begin at the End)를 선정한다고 발표한 이미지. [영국 추리작가협회(CWA) 엑스(X). 재판매 및 DB 금지]

'나의 작은 무법자'는 시시의 사망 이후 황폐해진 주변인들의 삶을 보여줌으로써 한 사람의 생명을 꺾는 일이 끔찍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작품의 원제 '위 비긴 앳 디 엔드'(We Begin at the End)는 '끝에서 시작하다'라는 뜻이다. 시시의 죽음이 비극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동시에 어떤 끔찍한 상황에서도 남겨진 삶은 계속된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이 소설은 가상의 지역인 미국의 평화로운 마을 케이프 헤이븐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심리와 그들 사이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특히 사건 이후 망가진 인물들을 단순히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눌 수 없게끔 입체적으로 구현해 이야기에 몰입감을 더한다.

예를 들어 워크는 특유의 정직한 성격 때문에 법정에서 사실대로 증언해 절친한 빈센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 데 죄책감을 느낀다. 빈센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저지른 잘못에 죄책감을 갖고 스타와 더치스의 주위를 맴돈다.

여기에 더해 숨겨져 있던 사건의 전말이 인물들의 대화와 이야기 전개를 통해서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는 전개 방식이 흥미를 끌어올린다. 분량이 600쪽에 달하지만, 속도감 있게 읽힌다.

저자인 크리스 휘타커는 데뷔작 '톨 오크스'(Tall Oaks)로 2017년 영국 신인 대거상(Debut Dagger)을 받고, 2024년 발표한 '올 더 컬러스 오브 더 다크'(All the Colors of the Dark)가 굿리스 초이스 올해 최고의 책에 선정되는 등 주목받는 작가다.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한국에 번역 출간된 '나의 작은 무법자'는 2021년 영국에서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Gold Dagger)을 받았다.

위즈덤하우스. 572쪽.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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