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계획에도 무덤덤… “분담금 부담, 미분양 우려로 기대감 없어”

방재혁 기자 2025. 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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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를 선정한 이후 지방 노후계획도시 재건축 추진도 가시화되고 있지만 분담금 부담, 미분양 우려로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결국 재건축은 사업성이 보장돼야 추진이 원활한데 그런 측면에서 지방 노후계획도시는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아파트 단지 가격 상승 등의 시장 회복 분위기가 나타나야 하는데 오히려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선도지구를 선정하더라도 주민 동의율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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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4곳 지자체 정비기본계획 수립 중
“매매 거래 실종… 분담금도 부담”
전문가들 “사업성 부족에 동의율 난관… 잠재력 인정 받을 수도”

정부가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를 선정한 이후 지방 노후계획도시 재건축 추진도 가시화되고 있지만 분담금 부담, 미분양 우려로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기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지원기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국토교통부 제공

2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1기 신도시를 제외한 전국 노후계획도시 14곳의 지자체가 정비기본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해운대·화명금곡·만덕·다대·모라동, 대전 둔산·둔산2·송촌·중리법동, 경남 김해 장유·내외·북부·내동구산동과 양산 서창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토부는 지방노후계획도시 대상 선도지구 추진을 위한 기본계획을 협의하고, 오는 3월 국토연구원 등과 함께 정비기본계획 심의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정비사업 추진 물량, 이주대책 등이 포함된 기본계획이 갖춰지면 올 하반기 선도지구 선정에 착수한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에서는 1기 신도시도 분담금 부담으로 조합 내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가격 상승도 크게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지방 재건축은 위험 부담이 더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로 부산, 대전, 경남 등은 미분양이 쌓인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 미분양 주택은 4720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58.8% 증가했다. 대전은 2319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3배(159.4%) 넘게 증가했고, 경남도 5347가구로 전년 대비 45.2% 증가했다.

정비기본계획을 수립중인 지역의 일부 단지들은 실거래가도 떨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좌동 ‘해운대화목타운’ 전용면적 56㎡ 지난해 12월 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전인 2023년 12월 거래 가격인 4억 6700만 원보다 약 5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부산 해운대구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매매 거래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로 선정돼도 큰 기대감이 없다”며 “오히려 선도지구로 선정될 경우 추가 분담금이 어느정도일지 걱정하는 주민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1기 신도시는 서울 접근성이 있어 개발호재를 기대할 수 있지만, 지방의 경우 재건축 후 가격 상승 기대감이 약해 재건축 추진 단계부터 동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결국 재건축은 사업성이 보장돼야 추진이 원활한데 그런 측면에서 지방 노후계획도시는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아파트 단지 가격 상승 등의 시장 회복 분위기가 나타나야 하는데 오히려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선도지구를 선정하더라도 주민 동의율 확보에서 어려움을 겪는 등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방 노후화를 개선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지방 학군지 등 지방 일부 지역들도 1기 신도시의 잠재력과는 다른 잠재력이 있다”며 “지방은 최근 재개발 위주로 사업 진행을 많이 했는데 재건축으로 진행하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주민 동의율을 얻는 것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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