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헌법재판소, 중국인들이 조종한다?

헌법연구관들과 판사의 이름이 특이하고, 발음에 중국 억양이 섞여 들린다는 걸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JTBC 팩트체크팀이 '중국 조종설'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따져봤습니다.
① 헌법재판소에 중국 국적 헌법연구관이 있다?
“TF에서 다 올라온 거고 이 대본에 대해서 (재판관) 여덟 분이 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말하는 거지…”(13일, 탄핵심판 중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발언 일부)
지난 13일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윤 대통령 측이 발언 시간제한 등 진행 방식을 문제 삼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반박하며 내놓은 말입니다.
발언 직후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극우 유튜버 등을 중심으로 '중국 국적의 헌법연구관이 있다. 중국계 이중 국적자들이 TF에 있고, 헌재를 움직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헌법재판소 공보관을 지낸 한 연구관은 억양이 수상하다며 온라인 정보 사이트에 '중국 출생'이란 글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탄핵심판과 상관없는 억측과 인신공격이 이어지자 헌법재판소는 지난 19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헌법연구관의 국적과 관련한 가짜뉴스, 악성 댓글, 원색적 비난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할지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대응에 나섰습니다.

온라인 글과 뉴스, 유튜브 등을 확인해보니 객관적인 근거가 없었습니다.
희귀 성이거나 이름이 외자인 경우, 말할 때의 억양을 문제 삼는 게 전부였습니다.
JTBC가 법조인 정보 등록 사이트와 소속 기관들을 통해 관련 주장을 교차 검증해 봤습니다.
결과는 중국 국적자가 판사나 헌법연구관으로 근무한다는 건 모두 가짜뉴스였습니다.
인신 공격의 대상이 된 판사나 연구관들 모두 한국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중화인민공화국 국적법'에서 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관련법 제3조)
'이중국적'이란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겁니다.
② 헌법연구관들이 탄핵심판을 조종한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세력은 헌법연구관들로 구성된 TF가 탄핵심판을 조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론 TF에 소속된 연구관들이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자료와 의견을 헌법재판관들에게 제공하며 결론을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TF는 국가공무원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임용된 헌법연구관으로 구성된 조직입니다.
그동안 헌재는 크고 중요한 사건에서 TF를 구성해 운영해왔습니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헌재의 TF 운영이 정당하지 않거나 이상한 조직이라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헌법연구관이 탄핵심판이나 헌법재판관을 조종할 순 있을까요.

사건의 결론을 정하는 건 헌법재판관들입니다.
헌법재판관들은 사건의 기록을 직접 검토하고, 변론기일 사이에 평의를 열어 논리를 다듬습니다.
변론기일에는 증인에게 직접 궁금한 사항을 묻기도 합니다.
가장 적극적인 정형식·김형두 헌법재판관의 이런 모습들이 10차례 변론기일 내내 언론을 통해 실시간 중계됐습니다.
변론과 증거 자료를 통해 사실이 확정되면 재판관들이 평의를 거쳐 결론을 정하고, 주심 재판관이 결정문을 준비합니다.
이 결정문을 모든 재판관이 돌려보며 수정하고 보완합니다.
또 다른 의견이 있다면 자신의 입장과 논리를 직접 준비해 담아냅니다.
따라서 헌법연구관들이 탄핵심판을 조종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③ 외국인이 헌법연구관과 판사로 임명될 수 있다?
애초에 중국인은 물론 외국인이 판사와 헌법연구관으로 임명될 수 있는지 관련 법들을 살펴봤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19조에 이들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상위법인 국가공무원법에선 특정직공무원을 법관, 검사, 경찰, 군인,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국정원 직원 등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법 제2조 제2항 2호)

대법원은 “국가기관의 장은 국가안보 및 보안·기밀에 관계되는 분야를 제외하고 대통령령등(국회규칙, 대법원규칙, 헌법재판소규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또는 대통령령을 말함)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외국인을 공무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국가공무원법 제26조의3 제1항)”면서도 “외국인의 법관 임용을 허용하는 내용의 '대법원 규칙'이 존재하지 않아 외국인의 법관 임용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실제로 외국인이 법관으로 임용된 사례도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헌법재판소 역시 대법원과 같은 취지의 답변을 했습니다.
따라서 헌법연구관과 판사에 중국인이 임명될 수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자료조사 및 취재지원 : 박진희 조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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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링크를 통해 기사 검증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jazzy-background-202.notion.site/JTBC-1659eb1c5fb380599e2debacf70a776a?pvs=4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JTBC는 시청자 여러분의 '팩트체크' 소재를 기다립니다. (factcheck@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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