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투자청장 “홍콩 법인 둔 韓 기업, 中 진출 시 홍콩법 적용”
홍콩, 中과 다른 사법시스템 갖춰
“韓 기업의 시장 확장 지원할 것"
다음 달부터 홍콩에 법인을 등록한 한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홍콩의 법률과 중재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따라 독자적인 사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알파 라우 홍콩투자청장은 21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3월 1일부터 발효되는 개정 중국-홍콩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따라 해외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더욱 용이해졌다”며 “홍콩에서 제품을 생산하면 중국으로 수출할 때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CEPA는 2003년 홍콩과 중국이 양측 간 서비스 무역 장벽을 낮추기 위해 체결한 일종의 자유무역협정(FTA)이다.
CEPA 개정으로 중국 본토에 진출하려는 홍콩 기업에 대한 규제와 자격 요건이 완화됐다. 기존에는 설립 3년 미만의 홍콩 법인이 본토에서 사업할 경우 중국 법률을 적용받았지만, 이번 개정으로 홍콩 법률과 중재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외국인의 지분 보유 제한이 철폐됐으며, 적용 대상도 ▲은행 및 증권 ▲보험 ▲통신 ▲관광 ▲영화 ▲TV ▲건설 및 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 등으로 확대됐다.
홍콩투자청은 홍콩이 기업 활동에 유리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관습법과 이중언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홍콩은 중국 내 유일한 관습법 관할권으로, 중국과 전혀 다른 사법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종심법원’도 홍콩에 별도로 있다. 또 홍콩은 영어와 중국어가 공용어이므로 중국어에 서툰 기업인들도 자유롭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
라우 청장은 “홍콩은 중국의 일부이지만, 전혀 다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이유로 중국과 미국에서 기업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많은 해외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먼저 홍콩을 거친다. 반대로, 중국 기업들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때 홍콩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홍콩이 전 세계 시장과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일종의 ‘커넥터(connector)’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도 홍콩의 장점이다. 연간 과세소득이 200만 홍콩달러(약 3억7000만 원) 이하인 기업에는 법인세율 8.2%가, 200만 홍콩달러를 초과하는 기업에는 16.5%가 적용된다. 투자자산에 대한 배당소득세와 상속세도 없다. 홍콩은 지난해 자본투자이민제도(CIES)를 개편해 3000만 홍콩달러(약 55억4000만 원) 이상을 투자하고 7년간 유지하면 가족까지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홍콩에 진출하는 해외 기업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홍콩투자청에 따르면 지난해 539개의 중국 및 해외 기업이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장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1% 증가한 수치다. 또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로 지난해 홍콩에 유입된 투자액은 677억 홍콩달러(약 12조5000억 원)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기업도 70개를 넘는다.
홍콩은 최근 글로벌 기술 허브(Hub)로 도약하기 위해 신사업 육성을 지원을 하고 있다. 작년 9월 홍콩 정부는 100억 홍콩달러(약 1조8000억 원) 규모의 혁신 기술 산업 육성 기금을 조성했다. 이 기금은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핀테크 등 첨단 산업을 육성하는 데 사용된다. 홍콩투자청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해외 기업이 ‘홍콩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사이버포트에 입주해 정부 지원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라우 청장은 “홍콩은 자유로운 외환 거래, 우수한 인력, 지리적 이점 등을 갖춰 한국 기업이 중국 및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며 “홍콩투자청은 한국이 홍콩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홍콩투자청은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 산하 기관으로, 해외 기업에 다양한 행정 지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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