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정치 뒤섞인 선동… "보수 정당·주류 교단, 전광훈과 헤어질 결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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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매주 광화문에서 음모론을 설파하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가 탄핵 정국 이후 극우 정치의 정점에 섰다.
'개신교계의 비주류' 전 목사는 어떻게 탄핵정국 들어 보수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 걸까.
극단적 주장과 언행으로 변방 취급을 받던 전광훈 목사와 추종 세력이 득세할 수 있었던 주된 요인으로 '탈경계적' 특성이 꼽힌다.
전 목사가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하던 일부 극우화된 2030 남성들을 광장으로 나오도록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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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광장 동원력, 비주류가 실세로
전문가들이 본 '전광훈 현상' 탄생 배경과 미래
다년간 집회 노하우 축적... "현장 결집력 보완"
"맹목적 믿음이 합리적 판단 저해하기도" 지적
극단주의의 종말... "정당·교단 결별 노력 필요"
편집자주
매주 광화문에서 음모론을 설파하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가 탄핵 정국 이후 극우 정치의 정점에 섰다. 한국일보는 이른바 '애국시민'들의 헌금을 종잣돈 삼아 언론부터 쇼핑·금융·통신까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전광훈 유니버스'의 실태를 파헤쳤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원로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은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참가 인원은 300만 명. 다소 부풀려진 측면은 있겠지만 이 일대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인파로 뒤덮인 건 분명했다. '개신교계의 비주류' 전 목사는 어떻게 탄핵정국 들어 보수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 걸까. '전광훈 현상'은 오래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탈경계적' 극우 개신교의 세력화
극단적 주장과 언행으로 변방 취급을 받던 전광훈 목사와 추종 세력이 득세할 수 있었던 주된 요인으로 '탈경계적' 특성이 꼽힌다. 주류 개신교는 다른 종교는 물론 다른 교단에 대해서도 배타적인 경향이 있지만, 전 목사는 이런 경계를 허물었다. 종교는 물론 연령·학벌과 무관하게 다양한 사람들을 광화문 광장으로 불러모았다는 의미다.
전 목사가 온라인에서 주로 활동하던 일부 극우화된 2030 남성들을 광장으로 나오도록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분석도 있다. 2030 남성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에 특정 세력에 대한 혐오성 글이나 콘텐츠를 올리면서도 밖에서 함께 만나 행동하는 일은 드물었다. 극우 개신교를 오랜 기간 연구해 온 민중신학자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이사는 "온라인에서 '주목 경쟁'만 벌이던 젊은 남성들은 오프라인에서 타인과 협력해 목적을 성취한 경험이 부족하다"면서 "수십 년간 집회 노하우를 축적한 전광훈 세력이 이를 보완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 목사의 활동은 '종교의 외피를 걸친 정치 활동'이나 다름없기에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믿음을 기반으로 한 종교와 달리 정치는 이성적이고 합리적 판단을 내려야 하는 영역인데 두 가지가 혼재되면서 맹목적 추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광훈 목사를 하나님의 대리자로 보고 그의 말을 진리로 여기면 올바른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목사가 취하고자 한 건 경제적 이득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적 목적으로 포장했지만 실상은 다양한 사업 모델을 구축해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적 언행, 사회적 동의 어려워"
전 목사가 영향력을 계속 키워나갈지에 대해선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전광훈 현상'을 과소평가할 상황은 아니지만, 확장성 측면에선 한계가 있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김진호 이사는 "주류 기독교가 보수적이긴 해도 극단화 경향을 보이진 않는다"며 "전 목사의 파괴적 언행이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지지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수 정당과 주류 개신교가 더 늦기 전에 전광훈 세력과 단절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배덕만 느헤미야 기독연구원장은 "보수 정당과 대형 교회 모두 극단주의로 치닫는 전광훈 세력과 '헤어질 결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상 초유의 법원 난입·폭동 사태를 계기로 테러리즘에 대한 대응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진호 이사는 "테러를 저지른 이들의 양상을 프로파일링하고 극단주의자들의 실체를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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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1>'전광훈 그룹' 지배 구조 해부
- • 당신이 낸 '애국 헌금'… '전광훈 유니버스' 배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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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2>'애국 가스라이팅'과 절대 순종
- • 2주간 경험 '전광훈 세계'... "회원 늘려" 실적 압박, "너는 돼지"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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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간 경험 '전광훈 세계'... "회원 늘려" 실적 압박, "너는 돼지"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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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3> 광장 동원력, 비주류가 실세로
- • '아스팔트 목사' 전광훈, '주사파 척결' 윤석열… 어떻게 한배 탔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014020000122) - • 종교·정치 뒤섞인 선동… "보수 정당·주류 교단, 전광훈과 헤어질 결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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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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