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통했다”… 주주서한에 반응하는 기업들

강정아 기자 2025. 2. 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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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자, 쿼드자산운용 주주서한 수용
밀리의서재도 “주주제안 실현 방안 검토”
코웨이·롯데쇼핑·이마트에 연초 주주제안 쏟아져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주주행동주의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상장사들이 이를 수용하고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행동주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처음 결과를 낸 곳은 한국형 헤지펀드 1세대 쿼드자산운용이다. 쿼드자산운용이 한국단자공업에 보낸 주주서한에 따라 회사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를 내놓았다. 이 밖에도 운용사, 소액주주연대 등이 코웨이, 밀리의서재 등 회사에 주주제안을 하면서 치열한 정기 주총 표 대결이 예상된다.

서울 테헤란로의 빌딩숲. /조선DB

자동차용 커넥터 제조사 한국단자는 이달 17일 밸류업 공시를 내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총주주환원율을 2026년까지 연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3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주주와 소통도 정례화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단자는 계열사인 케.이.티.인터내쇼날(케이티인터내쇼날)을 2027년까지 자회사로 편입하겠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이는 한국단자 지분 3% 정도를 보유한 쿼드자산운용이 지난달 주주서한을 통해 요구한 내용이다.

쿼드자산운용은 그동안 한국단자가 케이티인터내쇼날에 일감을 몰아줘 주주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쿼드자산운용에 따르면 케이티인터내쇼날의 상품매입 86%가 한국단자와의 내부 거래에서 발생한다. 이에 쿼드자산운용은 ▲케이티인터내쇼날과의 합병 ▲배당성향 35% 이상 확대 ▲주주와의 소통 강화 등을 한국단자에 요구했다.

한국단자는 케이티인터내쇼날을 합병이 아닌 자회사로 편입하고, 배당성향을 30%로 정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쿼드자산운용의 요구가 대부분 수용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쿼드자산운용 관계자는 “회사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던 상황”이었다며 “요청한 사항의 상당 부분이 수용됐다”고 말했다.

KT 자회사인 밀리의서재도 이달 초 주주제안을 받았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14일 “실현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법률 검토 후 정기 주총 안건 상정 여부를 포함해 적합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변했다. 투자자들은 조만간 밀리의서재가 주주제안을 수용해 구체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밀리의서재 제공

해당 주주제안은 국내 자산운용사인 서울에셋매니지먼트가 보냈다. ▲2023년 순이익의 50% 자사주 매입·소각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을 위한 정관 개정 ▲중장기 주주환원책 도입 등이 포함됐다. 서울에셋은 밀리의서재 지분 1.75%를 보유하고 있어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근엔 1%대 지분을 모은 소액주주연대와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밀리의서재가 그동안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3년 885억원의 결손금을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메꿔 배당 가능한 이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또 작년 3월 정기 주총에서는 중간 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도 개정했다.

황성민 서울에셋 펀드매니저는 “현재 소액주주연대와 의결권 위임을 협의 중이고, 3월 중순 주총 안건으로 상정될 확률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올해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와 싱가포르의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각각 코웨이, KT&G를 상대로 주주행동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롯데쇼핑, 이마트 소액주주연대도 각 사에 집중투표제 도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제안했다.

증권가에서는 대주주의 지분율과 주주환원율이 낮은 기업에 행동주의 캠페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월 초까지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의 대상이 된 회사 7곳 중 6곳이 최대주주 지분이 50% 미만으로 집계됐다. 전년 주주환원율이 30%가 되지 않는 곳도 4곳이다.

권순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행동주의 캠페인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주주 지분율이 낮을수록 소액주주연대와 기관투자자의 참여로 주총에서 안건 상정 및 가결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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