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50대에 경험한 '기생충' 사건…신작 부담 없었다"

조연경 기자 2025. 2. 21.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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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 17' 봉준호 감독 인터뷰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신작 영화 '미키 17' 개봉을 앞두고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봉준호 감독이 신작 부담에 대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글로벌 영화계를 뒤흔든 '기생충' 이후 할리우드 영화 '미키 17'을 통해 5년 만에 컴백하는 봉준호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진행 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기생충'의 행보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어쩌면 '기생충' 개봉 때보다 이후 첫 신작인 '미키 17'에 대한 더 높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부담감을 느끼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사실 한 번도 느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번에 베를린영화제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시고 처음에 '경쟁부문으로 와 달라'는 제안이 있었다. 근데 현실적으로 제가 상에 대해서는 더 바랄 것이 없지 않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오스카 쪽도 그렇게 되어버리는 바람에"라면서 미소 짓더니 "그래서 '우리는 비경쟁으로 가서 영화 틀고 즐기고 오는게 낫지 않나' 싶었고, 베를린 측에도 '경쟁부문은 또 다른 좋은 작품에 기회를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희는 그냥 비경쟁 갈라 스크리닝 하고 싶습니다'라고 이야기를 드렸다"고 깜짝 비하인드를 밝혔다.

"가진 자의 여유가 느껴진다"는 농담섞인 반응에 봉준호 감독도 호탕하게 웃더니 "(쿠엔틴) 타란티노 형님이 '펄프픽션'으로 황금종려상을 받고 오스카를 받았을 때가 94년도니까 31살 때였다. 63년생으로 박찬욱 감독님과 동갑이다. 31살 때 북적북적 난리도 아닌 그런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라면서 "근데 저는 '기생충' 관련 사건들이 쫙 벌어졌을 때가 이미 50대였다. 영화를 한 지도 20년이 지난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주 흥분되고 영광스러운 일이었지만 두 개의 자아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 한 명은 상을 받으면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있었다면, 다른 한 명은 저 쪽에서 지켜보며 '어휴, 난리 났네~ 난리 났어' 하고 있었다"며 흡사 '미키 17'에 등장하는 멀티플 같았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비교적 침착하게 다 지나왔고, '신작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부담을 느낀 적은 없다"고 진심을 표했다.

이어 "그 때도 여러가지 것들을 이미 하고 있었고, 지금 만들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도 2019년 초부터 기획에 착수했던 프로젝트다. '기생충' 후반 작업을 할 때 이미 시작해서 천천히 해왔던 것이라 저 스스로는 어떤 이어지는 흐름 속에 있다는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지난 2022년 발간된 에드워드 애시튼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하며, 타이틀 롤 미키 역의 로버트 패틴슨을 비롯해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봉준호 월드에 입성했다. 국내에서는 28일, 북미에서는 내달 7일 개봉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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