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초월, 말도 안되는 특가' 추워서일까, 위기 신호일까...그린피가 내려간다, 2025년이 중대기로 [위크엔드 골프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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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골퍼라면 최근 문자 메시지가 쉬지 않고 울릴지 모른다.
골퍼들도, 골프장들도 따뜻한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필드 본능을 참을 수 없는 '열혈 골퍼'들은 중무장 하고 골프장을 찾는다.
골프장들이 골퍼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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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다시 없을 특가!'
골프를 좋아하는 아마추어 골퍼라면 최근 문자 메시지가 쉬지 않고 울릴지 모른다. '상상 초월 혜택', '말도 안되는 동계 특가' 등 제목도 화려하다.
골프 비수기다. 많이 춥다. 골퍼들도, 골프장들도 따뜻한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추위까지야 참을 수 있지만, 얼어있는 그린에 잘 올린 공이 아스팔트에 고무공 튀듯 튕겨 나가 사라지는 건 참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필드 본능을 참을 수 없는 '열혈 골퍼'들은 중무장 하고 골프장을 찾는다.
골프장들도 마냥 놀고 있을 수만은 없다. 영업을 위해 문을 열고 손님을 유치해야 한다. 그럴싸한 이벤트로 골퍼들을 유혹한다. 대폭 할인된 그린피는 물론, 카트피를 아예 받지 않는 곳도 있다. 2, 3인 플레이도 환영이고 골프장 방침에 따라 식사와 커피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작년까지는 겨울에도 골프장들이 특별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 않았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이 감지된다.
골프장들이 골퍼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전 세계 사람들이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골프업계는 2020년을 기점으로 약 3년 동안 '황금기'를 보냈다.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사회 전반이 마비된 가운데, 나 홀로 크게 웃은 곳이 바로 골프장이었다. 실내 활동이 제한되니, 야외 활동에 대한 욕구가 뿜어져 나왔고, 골프장으로 연결됐다. 야외에서 하는 골프는 안전한 스포츠로 인식이 됐다.
여기에 젊은 층이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필드에서 골프를 즐기는 건 물론, 패션 감각을 뽐내며 사진을 찍고 SNS에 소개할 수 있는 자체가 자랑거리이자 큰 즐거움이었다.
골프장들은 '물 들어오니 노 젓자'는 식으로 그린피, 카트피, 캐디피 등을 마구 올렸다. 수요 공급의 논리가 지배하는 시장 경제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 가격을 올려도 부킹 자체가 하늘의 별 따기니 가격을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오르는 속도와 폭이 조금 지나쳤다.
코로나19 이전 평일 기준 7~8만원 그린피를 받던 곳이 20만원을 받기 시작했다. 보통 8만원이던 카트피는 10만원이 넘기 시작했고, 캐디피도 2~3만원 상승했다. 주말 4인이 라운딩을 즐기려면 1인당 최소 30~40만원을 써야했다.
'이건 좀 심하다'고 느껴지던 차에 때마침 위기가 찾아왔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됐다. 젊은 층이 지나치게 비씬 골프를 버리고 다른 취미들로 복귀하기 시작했다. 취미 생활을 하다 '가랑이가 찢어지게' 생겼으니 가성비 좋은 취미로 썰물 처럼 빠져나갔다.
지갑을 아예 안 여는 게 아니다. 최근의 젊은 세대는 합리적 소비를 추구한다.
가치가 있으면 얼마라도 투자를 한다. 하지만 꼼꼼히 따져 '가치 이상의 돈을 받는다'는 폭리라는 판단이 들면 여지 없이 발길을 끊는다. 2024년은 그 과도기에 있었다. 골프장 뿐 아니라 용품, 의류 업계 등에서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골프 인기가 이렇게 빨리 식을까'라며 머리를 박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며 애써 현실을 외면했던 시기였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2025년, 올해는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뜨겁게 불타올랐다, 급격하게 식은 골퍼들의 마음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비상이 걸릴 골프장들도 언제까지 '고자세'를 유지하고만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날씨가 추워서일까, 아니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과정일까. 올해 펼쳐질 골프장 풍경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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