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막 던지다가 스텝 꼬인 이재명, 이쪽저쪽 다 욕먹는 '중도보수 카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우클릭을 하더니 결국 '중도 보수'까지 자처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외연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겠지만 긁어 부스럼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비명계도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이 대표가 중차대한 시점에 왜 정제되지도 않고,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말 바꾸기 하더니 이번엔 중도 보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지만 3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7-19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무선 전화면접)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차기 대통령 적합도는 이재명 대표 31%,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0%, 오세훈 서울시장 8%, 홍준표 대구시장 5%,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5% 순입니다. 정당지지도는 민주당이 34%로 국민의힘 37%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위 홈페이지 참조)

이대로 라면 이 대표는 대선 본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클릭을 통해 외연을 확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문제는 그의 발언이 오락가락하면서 자꾸 스텝이 꼬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는 지난 3일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 '주 52시간 근로' 예외 적용을 할 것처럼 했다가 결국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친중 성향의 발언을 하더니 요즘엔 부쩍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해서는 '전 국민 25만 원 민생지원금'을 포기할 것처럼 했다가 지난 13일에는 '전 국민 소비 쿠폰'을 들고 나왔습니다. 민생지원금과 소비쿠폰은 명칭만 다를 뿐이고, 국민 1인당 25만 원씩 지급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습니다. 야당 대표가 자신의 말을 손바닥 뒤집듯 했는데요. 이 대표의 신뢰성에도 흠집이 가고 있습니다.

그러더니 지난 18일과 19일에는 연이어 중도보수를 자처했습니다. 그는 18일 유튜브 '새날'에 출연해 "우리가 진보 정권이 아니다. 사실은 중도 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고. 진보 진영은 새롭게 구축돼야 된다"고 말했고,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민주당은 원래 성장을 중시하는 중도보수 정당이다. 우리가 원래 진보 정당이 아니다. 진보 정당은 정의당과 민주노동당, 이런 쪽이 맡고 있는 거 아니냐"라고 했습니다.
우클릭을 넘어 아예 우향우를 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말았는데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과유불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국민의힘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실용주의를 내세워 '우클릭 갈지자' 행보를 하던 이 대표가 급기야 자신의 정체성까지 부인하기에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안철수 의원은 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한마디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고 할 수 있다. 계속 본인의 지지세를 확장하고, 단지 표를 받으려는 의도이다"면서 "선거가 끝나면 원래 자리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조정훈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중국을 좋아하시는 분이, 중국에는 셰셰만 하면 된다고 하시는 분이 우파가 되시겠다고 한다"며 일침 했습니다.
이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오기에 충분한데요. 비명(비 이재명)계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친명(친 이재명)계가 이 대표를 엄호하고 있지만 비명계를 중심의 거센 반발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19일 페이스북에 "실용을 강조하더니 이제는 민주당이 보수 정당이 되겠다는 건가"라며 "발언 취소하고 실언임을 인정하라"고 적었습니다.
◇당내 후폭풍, 이 대표 사과 요구
이 대표의 발언은 민주당 내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오고 있습니다. 비명·친문(친 문재인)계 의원들은 이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친명계 의원들은 유럽 기준으로 볼 때 민주당은 중도보수라는 식의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습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비명계의 도전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비명 김두관 전 의원-"대통령이 되고픈 욕심에 자신의 근본 뿌리마저 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 대표는 당장 보수정당 발언을 취소해야 합니다. 실언이라고 인정하고 그동안 독재와 맞서 싸워온 민주당 지지자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합니다."(20일 페이스북)
■친문 이인영 의원-"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아닙니다. 이재명 대표의 말이 충격적입니다. 제가 알고 겪은 민주당은 한순간도 보수를 지향한 적이 없습니다. 당헌과 강령을 두 번, 세 번 읽어봐도 어느 내용을 '보수'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19일 페이스북)
■친문 적자 김경수 전 경남지사-"이미 지난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에서 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중요한 의사결정은 당내 민주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 번의 선언으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19일 페이스북)
■친문 김부겸 전 국무총리-"민주당이 진보적 영역을 담당해 왔다는 건 역사적 사실이잖아요. 이걸 하루아침에 중도 보수 정당이다 한 것은 적절치 못했다. 왜냐하면 이 정체성이 단순한 선언으로 이렇게 바뀌거나 이럴 수 있는 문제는 아니잖아요."(20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진성준 정책위의장-"국민의힘은 극우적인 성향까지 보이고 있어서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 평가되는데요. 사실 민주당의 스탠스는 중도보수, 합리적 보수라고 할 만한 그런 스탠스가 맞지요."(1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친명 박주민 의원-"그러니까 중도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을 포기하겠다는 게 아니라요. 보통 유럽에 있는 중도 정당인 사민당은 중산층과 서민보다 훨씬 더 왼쪽을 커버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그런 어떻게 보면 전반적으로 왼쪽이 좀 더 두터워지면서 자연스럽게 민주당이 중간 쪽으로 가게 되는 그런 모습…."(19일 YTN라디오 이슈앤피플)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이 탄핵 국면들을 조기에 종결시키고 국민들을 통합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폭넓게 어떻든 스탠스를 잡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이재명 대표도 그런 걸 염두에 두고 얘기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친명 정동영 의원-"유럽 기준으로 보면 민주당은 진보 정당이 아닙니다. 정말 중도 보수 정도의 정당이죠. 또 그동안 해온 행보가 그렇습니다. 독일의 사민당은 확실한 진보 정당이지만 기민당은 우리 기준으로 보면 거기도 굉장한 진보로 보여요. 그런 의미에서 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19일 KBS1라디오 전격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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