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오요안나 사망 질의, 여야 '괴롭힘 사각지대 개선' 한 목소리

노지민 기자 2025. 2. 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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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모처럼 직장 내 괴롭힘 및 근로자성 인정 범위 확대 입 모아…고인 사건 청문회 공방, 김문수 장관 자격 시비 등 신경전은 지속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숨진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사건에 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프리랜서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여야 양측에서 나왔다. 특별근로감독을 진행중인 고용노동부가 MBC 사측 책임 관련 유보적 답변을 내놓자 여당이 질책하는 장면도 보였다.

지난해 9월 숨진 오요안나씨 사건은 올해 1월 언론 보도 등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지난 1월31일 MBC에 직장 내 괴롭힘 자체조사를 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직권으로 사실관계 확인 절차에 착수했다. 이달(2월) 11일부터는 노동부가 MBC 특별근로감독에 착수했다.

20일 국회 환노위에 출석한 노동부 노동정책실장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노동관계법 전반을 살펴 사실관계와 조직문화 전반 실태를 파악하고 이번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토대로 방송업종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후속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2019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도입된 이래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분명히 높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근로자가 적지 않고 현행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분들도 계신다”며 “모호하다는 괴롭힘 개념도 보다 객관화, 명확화하여 구성원들이 무엇이 괴롭힘인지 인지하고 조심하고 존중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제도 시행 5년이 지난 만큼 그간의 운영 결과를 진단하고 고칠 부분은 실효성 있게 고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2월 20일 고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사망 및 가습기살균제 사망 사건 등에 관한 현안질의가 이뤄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은 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의 모두발언 모습. 사진=국회방송 유튜브 생중계 갈무리

이어진 질의에선 직장 내 괴롭힘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 등에 관련 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요구가 모였다. 다만 야당은 노동부가 과거 방송계 직장 내 괴롭힘 사건과 달리 MBC 건은 신속하게 특별근로감독까지 나선 점을 거듭 거론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굉장히 예외적으로 근로자성도 묻지 않고 이미 돌아가신 분에 대해 특별근로감독까지 하는 점에 대해, 매우 잘 하고 계신다. 이렇게 밀고 나가셔야 된다”면서 “불과 4개월 전 직장 내 괴롭힘법 어떻게 할까 논의를 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 인정 기준으로) 지속성, 반복성, 명확성 원칙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관은 현장에서 '(범위 확대는) 행정 낭비 아니냐는 생각도 많이 한다. 지속성, 반복성 규정을 두는 게 맞다고 본다'고 했다”고 말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건, 지상파 3사 특별근로감독 등이 요청일로부터 시일이 지나 이뤄진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점차 빨라지는 것 잘 했다고 말씀 드렸다. 이런 것들이 균형성을 가져야 오해를 안 받는다”고 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김문수 장관에게 “직장 내 괴롭힘은 당연히 문제가 있고 좀 더 깊숙이 보면 사건 본질은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 방송업계에 만연한 무늬만 프리랜서 계약구조 형태”라며 “(문제는) 방송사의 사용자 책임 회피 구조에 있다.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오요안나씨) 근로자성 인정 요인이 많다는 것 인정하느냐”는 질문도 이어갔다.

김문수 장관이 모두 동의를 표하자 김 의원은 “플랫폼노동자, 특수고용(특고)노동자, 프리랜서 등 근로기준법 보호를 못 받는다. 직장 내 괴롭힘 조항 적용을 받지 못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게 사건의 핵심이다. 프리랜서, 특고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 적용대상이 되어야 한다”면서 “어제 법안소위에서 정부 측은 '신중 검토'하겠다며 거부했다. 이 부분을 장관께서 세심하게 따져주시라”고 했다. 김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5인 미만 사업장, 특고, 프리랜서 분들 대부분 근로기준법 적용자임에도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라면서 “이제는 고용노동부가 특히 김문수 장관님이 5인미만 사업장, 특고, 프리랜서 근로자성을 좀 더 폭넓게 할 수 있는, 사용자성 있는 분들도 설득할 일이 있다. 하시겠나”라고 말했다. 김문수 장관은 이 질문에도 역시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MBC가 한 이번 행위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똑바로 보고 있을 것”이라면서 “MBC는 본사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대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괴롭힘으로 사망까지 발생한 오늘날 상황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일상화한 조직문화, 피해 근로자들 유족을 대하는 태도, 비판 여론에 대한 적반하장식 반응 등을 보면 MBC는 이미 자정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보는데 장관 견해는 어떤가”라고 했다.

이에 김문수 장관은 “그런 점까지 단정할 수는 없고, MBC 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에서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감독관이 총력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위상 의원이 “거대 언론사라고 피해가는 답변은 안 하시겠지”라고 말을 더했다.

모처럼 여야 모두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위한 법개정 필요성에 입을 모은 자리였지만, 여야간 신경전 또한 반복됐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오요안나씨 청문회 반드시 개최돼야 한다. 민주당이 청문회를 왜 안 받아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쿠팡 청문회, SPC 청문회, 국감 때 위원장이 뉴진스 하니도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참고인으로 불렀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관련해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왜 MBC 청문회 거부하냐? 답답한 마음은 맞다. 11월, 12월 환노위가 공회전했다. 왜 공회전했나. 상임위 전체회의 잡혔을 때 국힘 의원들이 안 나왔다”고 반박했다.

장외 집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고 헌법재판관 파면을 거론한 김문수 장관의 자격 시비도 불거졌다. 김 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집회금지 통보를 어기고 태극기 집회 등에 참여해 감염병예방법을 위반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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