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소재 뮤지컬 짠~울리고 웃기는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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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코미디언 김준현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주목받으며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연출 오미영)다.
막 치매 증상이 시작된 엄마 고춘자(서나영∙김소리)의 생일을 맞아 큰아들 홍진수(성열석∙김준현)와 며느리 정다정(하미미∙강나리), 작은아들 홍성찬(김대웅∙김선제)은 외식업계 대부 백정언(이상은∙서인권)이 운영하는 고기 뷔페 '소 원하는 대로 다 돼지'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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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중앙치매센터가 밝힌 지난해 65살 이상 치매 인구다.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더는 남 얘기가 아닌 치매를 소재로 한 뮤지컬이 화제 속에서 초연 중이다. 코미디언 김준현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주목받으며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더줌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이상한 나라의 춘자씨’(연출 오미영)다.
시종일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유쾌함이 강점이다. 공연 시작 전 김준현의 목소리로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등 모든 전자기기 전원을 꺼달라”는 안내부터 폭소를 자아낸다. 이야기 자체가 흥미진진, 재밌다.
막 치매 증상이 시작된 엄마 고춘자(서나영∙김소리)의 생일을 맞아 큰아들 홍진수(성열석∙김준현)와 며느리 정다정(하미미∙강나리), 작은아들 홍성찬(김대웅∙김선제)은 외식업계 대부 백정언(이상은∙서인권)이 운영하는 고기 뷔페 ‘소 원하는 대로 다 돼지’를 찾는다. 하지만 덜렁거리는 성격의 성찬이 날짜를 착각하는 바람에 가족들은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 설상가상 춘자가 업장 안에서 ‘실례’를 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노발대발한 백정언은 춘자 가족과 언쟁을 펼치던 도중 춘자가 과거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 앞 전설의 떡볶이 가게 ‘진수성찬 떡볶이’의 주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밀키트 사업을 제안한다. 뜻밖의 제안으로 ‘대박’을 꿈꾸며 가족들이 흥분하는 사이 춘자는 사라진다.
작품은 사라진 춘자를 찾으러 다니는 가족들의 좌충우돌 현실 세계와, 치매 노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판타지의 세계 두 축으로 진행된다. 두 세계가 이질적이지 않고 그럴듯하게 연결된다. 춘자의 망가져 가는 뇌가 만들어내는 여러 초자연적 존재들(엄현수∙양나은)은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의 판타지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이를 1인 다역으로 소화하는 배우의 호연이 이야기를 물 흐르듯 이어나가게 하며 관객을 몰입시킨다.
작품은 막판으로 갈수록 관객의 눈물과 콧물 쏙 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한바탕 웃다가, 거리를 헤매며 “미안해, 가족들에게/ 외로워, 혼자라는 게/ 두려워 죽는다는 게” 하고 노래하는 춘자를 보면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뮤지컬 첫 도전인 김준현의 안정적인 연기와 노래도 인상적이다. 아픈 가족의 과거사를 읊조리는 솔로 넘버 장면에선 본인도 눈물을 철철 흘리며 감정에 몰입한다.
너무 우울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유쾌하게 마무리되는 해피엔딩이다. 한바탕 울다가 미소를 지으며 극장을 나서게 된다. 오랜만에 어머니에게 전화 한번 해야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스토리가 탄탄해 영화로 만들어도 매력적이겠다는 기대감도 든다.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4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됐다. 3월30일까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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