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챙긴 방시혁에…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때 최대 주주 관련 계약도 본다
하이브 상장 때 뒷 계약으로 4000억 챙긴 방시혁 사례 막는다

이 기사는 2025년 2월 19일 15시 4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제2의 방시혁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상장 신청 기업(발행사) 최대주주의 계약 사항을 강화 심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려는 기업은 최대주주가 누구와 어떤 계약을 맺었는지 한국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 부서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때 발행사 최대주주와 관련된 계약 내용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방 의장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증권사는 발행사의 IPO를 주관할 때,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최대주주의 계약이 있다면 보고해야 한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한국거래소는 상장 심사에서 퇴짜를 놓을 수 있다.
이번 변화의 계기는 방 의장이다. 지난 2020년 하이브는 상장 닷새 만에 주가가 최고점 대비 50%(35만1000원→17만7000원) 가까이 떨어졌다. 하락 이유에는 사모펀드(PEF)들의 매도가 있었다.
그런데 방 의장이 상장 전 스틱인베스트먼트,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 뉴메인에쿼티 등 PEF들과 주주 간 계약을 맺었다는 게 뒤늦게 밝혀졌다.
계약 골자는 하이브가 정해진 기간 내에 IPO를 마치면 PEF의 매각 차익 중 약 30%를 방 의장이 받는 것이었다. 반대로 IPO를 하지 못하면 방 의장이 이들의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다. 하이브가 상장에 성공하면서 1039억원을 투자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9611억원을 회수했다. 1250억원을 투자했던 이스톤에쿼티파트너스와 뉴메인에쿼티도 한 몫 챙겼고 방 의장은 대가로 약 4000억원을 받았다.
방 의장은 추가 이익을 노릴 수 있고, PEF는 혹시 모를 투자 회수 실패를 방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방 의장과 PEF 모두 윈-윈한 계약이었다. 문제는 상장 기업에 중요한 정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방시혁 의장 입장에서는 (수천억원의 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상장 초반에 주가를 급등시키는 것이 유리하지 않았겠느냐”면서 “하지만 다른 투자자들은 방 의장 지분이 모두 보호예수가 걸려 있기 때문에 상장 직후 주가는 중요하지 않다고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다. (PEF와의 이면 계약이)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 것은 맞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하이브는 “상장 준비 과정에서 상장 주관사들에 해당 주주 간 계약을 제공한 바 있고, 상장 주관사들 또한 상장 관련 법령에 따라 해당 주주 간 계약을 검토했다”며 “법령을 위반한 사항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국거래소가 앞으로 발행사의 최대주주 관련 계약을 제출하라고 한 것도 이같은 하이브의 입장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방 의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법 위반 소지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하이브는 상장 한 달 전 공시한 투자설명서에서 상장 예정 주식 수 중 29.7%에 해당하는 1005만2575주가 상장 직후 유통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유통가능물량의 경우 상장일부터 매도가 가능하다”며 “해당 물량의 매각으로 인해 주식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이브의 유통 물량이 다른 회사와 비교해 많았던 것도 아니다. 하이브 전에 상장한 5개 회사의 유통가능물량의 비율을 살펴보면 씨앤알리서치는 85.59%였으며, 박셀바이오(52.27%), 비나텍(44.75%), 넥스틴(43.89%), 케이엔솔(41.3%) 등은 모두 하이브보다 상장 직후 풀릴 수 있는 주식의 비중이 높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하이브가 주주 간 계약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했다면) 투자자에게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정보를 주는 것이었다”면서도 “명시적으로 (해당 내용을 증권신고서에 써야 한다고) 돼 있는 규정은 없어 그레이존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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