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공-민간 산후조리원 가격 차 ‘3.5배’…전국 공공 설치율은 ‘4%’
특실 평균 가격도 민간은 649만원, 공공은 184만원…3.5배 차이
부담 적은 공공 조리원, 전국 ‘21곳’ 불과…부산 등 일부 광역시엔 ‘0곳’
산모들의 피해 사례, 5년간 약 2000건…계약 관련 피해 비율만 ‘69%’
(시사저널=변문우‧이태준 기자)

최근 국내 신생아 출생률의 소폭 증가로 저출생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적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산모들의 복지를 담당할 공공 산후조리원의 설치율은 전국 산후조리원 기준 4%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저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방에 거주하는 산모들은 민간 산후조리원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민간 산후조리원이 공공 산후조리원보다 3.5배가량 높기에, 산모들 입장에선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시사저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자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공공 산후조리원 설치율은 서울과 경기에 각각 2곳씩을 비롯해 전체 491곳(민간+공공) 중 21곳(4%)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광역시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세종, 충북, 전북 등 전체 17개 지방자치단체 중 8개 시‧도엔 한 곳도 없었다.
공공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지 못하는 산모들은 불가피하게 민간 산후조리원을 택해야 한다. 그러나 2024년 6월 기준 민간 산후조리원과 공공 산후조리원의 평균 가격 차이는 특실 기준 최대 3.5배(민간 649만원-공공 184만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실의 경우도 민간 산후조리원(427만원)과 공공 산후조리원(176만원)의 가격 차이는 2.4배였다.
일반 산모들 입장에선 울며 겨자 먹기로 민간 산후조리원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지난해 12월 득남한 이아무개씨(34·여)는 "공공 산후조리원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지만, 신혼부부에 대한 재정 지원 정책이 여전히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어쩔 수 없이 민간 산후조리원을 택했으나, 금액이 높아 시댁 부모님께서 일부 지원을 해주셨다"고 했다.
산후조리원은 임신과 동시에 예약 전쟁이 필요할 정도로 산모들의 필수코스가 된 지 오래다. 이에 민간 산후조리원은 공급이 부족한 상황을 이용해 이용료를 매년 가파르게 올리고 있다. 특실 기준으로 2021년 평균 385만원이던 산후조리원 비용은 2022년 422만원, 2023년엔 473만원까지 올랐다. 일반실도 마찬가지로 2021년 286만원에서 2022년 307만원으로 오르더니, 2023년엔 328만원이 됐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민간 산후조리원 특실 가격 상승률은 30.9%로, 물가 상승률 13.5%보다 훨씬 높다.

일부 산후조리원은 "정부 지원책 악용하고 있다" 지적도
정부와 지자체의 출산 장려금이 오르면 산후조리원이 그에 맞춰 비용을 인상하는 등 정부의 지원 정책을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9월부터 정부 출산 바우처(상품‧할인권) 외에 산후조리 경비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했는데, 서울 소재 일부 민간 산후조리원들이 이에 맞춰 가격을 인상하거나 부가서비스 추가 이용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서울시가 민간 산후조리원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부 조리원에선 산후조리원의 귀책사유가 아닌 이유로 조기퇴실할 경우 이용금액 환불이 불가하다는 약관을 내걸어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고시에선 소비자의 귀책사유로 조기 퇴실하더라도 실제 이용 기간에 해당하는 요금과 총 이용금액의 10%를 더한 금액을 공제한 잔액을 환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내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실제 산모들이 산후조리원에서 당하는 피해 신고 사례도 함께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최근 5년간(2020~2024년) 산후조리원 관련 소비자 피해상담 건수는 총 1974건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피해 유형 중 '계약해제·해지·위약금'이 1008건(51.1%)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계약불이행' 352건(17.8%)이었다. 결국 계약 관련 피해 유형이 68.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관련해 정치권에선 지자체 차원에서 공공 산후조리원을 확충하고 민간 산후조리원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상훈 의원은 시사저널에 "산후조리원의 높은 가격은 서민들에게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비용만이 아니다. 산모들은 힘겨운 출산에 눈물 흘렸는데, 심신의 안정을 누리러 온 산후조리원에서 비싼 가격에 한 번 울고, 불공정 행위에 또 울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간과 공공 산후조리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큰 차이가 없는 만큼, 공공 산후조리원의 확충이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법"이라며 "그럼에도 전국 지자체별 공공 산후조리원 현황을 보면 대구, 인천, 광주, 대전 등 광역지자체 단위에서도 한 곳도 없는 곳이 절반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출생 해결이 시급한 과제인 만큼 복지부와 지자체 간 협력을 통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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