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소리도 못 알아들어" 청각장애 판정받은 여성, 원인은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신수정 2025. 2. 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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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다른 사람의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소피가 평소 착용하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한편 노이즈 캔슬링은 애플 에어팟, 삼성 갤럭시 버즈 등 주로 무선 이어폰에 탑재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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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신수정 기자]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다른 사람의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원인으로 꼽았다.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다른 사람의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원인으로 꼽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subarasikiai]

영국 BBC는 19일(한국시간) '청각 정보 처리 장애(APD)' 판정을 받은 25세 여성 소피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자란 소피는 몇 년 전 대학 진학으로 런던으로 온 뒤 청력에 이상을 감지했다. 소리가 들려도 어디에서 오는 소리인지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뿐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라는 걸 알아도 말소리를 빠르게 해석할 수 없었다.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는 것도 어려워 온라인 수업의 자막을 봐야만 강의 내용을 이해했다.

일상생활에서의 소리 대부분도 소음으로 느껴졌다. 어딜 가든 지나치게 크게 느껴지는 소음 탓에 술집이나 식당에서도 일찍 나와야 했다.

소피는 "들으려고 노력해도 모든 말이 횡설수설하게 들렸다. 다른 사람들에게 '사람 말을 잘 안 듣는다' '멍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소피는 청력 검사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정밀 검사에서 청각 정보 처리 장애 진단을 받았다.

이는 뇌가 소리와 말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신경학적 질환으로 중추 청각 정보 처리 장애(CAPD)라고도 불린다. 귀에서 소리를 정상적으로 감지함에도 불구하고 뇌가 소리 정보를 올바르게 해석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인 청력 손실과 달리 뇌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겪는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소피가 평소 착용하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영국의 한 20대 여성이 다른 사람의 말소리를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청각장애 판정을 받았다. 전문가들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원인으로 꼽았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sweetlouise]

클레어 벤튼 영국 청각학회 부회장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듣고 싶은 것만 듣게 해 뇌가 소음을 걸러내려는 노력이 필요 없는 거짓된 환경을 만든다"며 "뇌가 가진 복잡하고 높은 수준의 듣기 능력은 10대 후반이 돼야 비로소 발달이 완료되는데 10대 후반까지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해 거짓된 환경에 있다면, 말과 소음을 처리하는 능력의 발달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르네 알메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헬스케어 NHS 트러스트 청각학 임상 책임자도 "청각과 청취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청취 능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노이즈 캔슬링은 애플 에어팟, 삼성 갤럭시 버즈 등 주로 무선 이어폰에 탑재된 기능이다. 음악을 듣는 동안 주변 소리를 차단해 고주파나 큰 소리가 귀를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앞선 사례처럼 자동차 경적처럼 일상의 소리를 차단해 뇌가 소음을 걸러내는 것을 잊어버려 청각 정보 처리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뇌의 청취 기능에 생기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이어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외부 소음을 들을 수 있는 '주변음 허용' 모드를 사용할 것과 귀를 완전히 막거나 가리지 않는 종류의 이어폰을 착용할 것을 권유했다.

/신수정 기자(soojungs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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