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이끌 베테랑이 없다, 실력 좋은 선수 합류해야" 이정후 말이 백 번 천 번 맞다 [박연준의 시선]

박연준 기자 2025. 2. 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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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한국 야구의 간판스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소신 발언을 내놓았다. 틀린 말이 없다. 

이정후는 지난 16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자이언츠 스프링캠프 스타디움에서 현지를 찾은 국내 취재진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에는 경험을 쌓는 것이 아니라 증명하는 곳"이라며, 단순한 세대교체보다는 실력 중심의 선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한국야구의 국제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서 대표팀 운영 방향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강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최근 한국 야구대표팀은 세대교체라는 기조 아래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는 방향으로 운영됐다. 2023년 WBC에서의 부진 이후 대표팀 주축이었던 베테랑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진행됐고,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는 대표팀 평균 연령이 약 24세로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젊어진 대표팀은 국제무대에서 경험 부족을 드러냈고, 중요한 순간마다 흔들리며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이에 대해 이정후는 "젊은 선수들은 분위기를 타면 확 타오르지만,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이를 이끌어줄 베테랑이 없다"라며, 신구 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한국야구가 국제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실력 있는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고, 젊은 선수들이 그 틀 안에서 기량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09 WBC에서 한국이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도 경험 많은 베테랑들과 패기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룬 덕분이었다.

대표팀의 기본 원칙은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대표팀 운영 방식을 보면 '세대교체'라는 이유만으로 기량이 충분한 베테랑들이 배제되는 경향이 강하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2013년 다저스 시절 모습)

대표적인 사례가 류현진(한화)이다. 그는 지난해 KBO리그로 복귀해 10승 8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하며 여전히 정상급 투수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표팀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국가대표로 오랜 기간 활약했던 그가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대교체'라는 이유로 배제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삼성의 강민호와 두산의 양의지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KBO리그 정상급 포수로 꼽힌다. 특히 강민호는 2024시즌 3할 타율과 19홈런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만약 실력만으로 평가한다면 이들은 여전히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정후는 "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라 실력으로 증명하는 곳"이라며, 단순한 나이 기준이 아니라 해당 시즌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대표팀에 발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외야수 이정후)

2026년 WBC는 한국야구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시험대다. 최근 한국야구는 국제대회에서 계속해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세계 야구 무대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3년 WBC에서는 호주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1라운드에서 탈락했고, 지난해 프리미어12에서는 대만에 밀려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KBO리그는 여전히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제 경쟁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메이저리거까지 합류할 수 있는 WBC에서는 최상의 전력을 꾸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대표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이정후의 말처럼 "가장 실력이 좋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이 답이 될 수 있다. 나이가 많든 적든, 실력과 경험이 조화를 이룬 선수 구성이 필요하다. 류현진 같은 베테랑 투수가 마운드를 지키고, 젊은 투수들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방식이 오히려 장기적으로 대표팀의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정후)

세대교체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지, 인위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대표팀의 목표는 미래를 위한 선수 육성이 아니라, 당장 국제 대회에서 최고의 전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과거 류현진, 김광현, 이정후 같은 선수들이 20대 초반에 일찍 대표팀 주전이 된 것은 단순히 젊었기 때문이 아니라, 실력으로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실력과 경험을 겸비한 베테랑들이 젊은 선수들과 함께 조화를 이룰 때, 대표팀은 가장 강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다.

2026년 WBC를 앞두고 대표팀 구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한국야구가 다시 한 번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닌 철저한 실력 중심의 선수 선발이 이뤄져야 한다. 이정후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의 의견이 아니다. 이는 한국야구가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고민해야 할 중요한 방향성이자, 대표팀 운영의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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