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노인 돌봄, 살던 곳에서(Aging in Place)

신소린 저자의 '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는 책 제목만으로도 가슴이 시려온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엄마의 죽음이 곧 다가올 나의 미래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죽음에 대한 깊은 성찰보다는 다가오는 죽음을 밝게 표현해 놓았다.
이 책에서는 '효도 분량 포인트제'를 소개하고 있다. 부모가 병이 생겨 간병이 필요할 경우 자식이 해야 하지만, 서로 바쁜 일상 속에서 간병을 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효도한 만큼 포인트를 쌓아 중간중간에 정산하는 것이다. 간병이라는 문제를 다툼 없이 가족이 풀어갈 수 있도록 제안한 것일 것이다. '효'에 대한 변화된 시대적 흐름을 알 수 있다.
이 시대적 흐름은 부모 부양에 대한 자녀의 인식에도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22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모 부양을 누가 담당할 것이냐'에 대한 응답에서 '가족'이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은 19.7%에 불과한 반면 '가족·정부·사회'가 함께 돌봐야 한다는 인식은 62.1%를 차지했다. 10명 중 2명만이 부모 부양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이다. 이는 이제 부모 부양의 책무가 가족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가족을 포함한 정부와 사회가 함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2000년 11월부터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2017년 8월 고령사회에 돌입, 7년 만인 2024년 초고령사회(고령 인구 20%)를 맞이하게 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15세-64세)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 인구는 2023년 기준으로 18.8명이지만, 2045년에는 52.6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빠른 고령화와 돌봄의 중심이었던 가족 역할이 감소하면서 노인 돌봄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정부는 노인의 가족 돌봄 위기에 대한 대응하기 위해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노인 돌봄 정책을 추진하였다. 그리고 2007년 노인부양 가족의 부담을 완화을 위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도입과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업을 도입하였다. 또한 2011년 '사회서비스 이용 및 이용권 권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2012년 '사회보장기본법'을 전면 개정하면서 '돌봄'이라는 용어가 사회보장제도의 한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2018년 지역사회 기반 돌봄 체계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이 발표되면서 돌봄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났다. 이 사업은 돌봄 대상자가 익숙한 지역에서 독립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맞춤형 보건의료, 복지, 주거, 요양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선도사업으로 16개 지자체에서 시행되었다. 이어 노인 의료 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이 올 12월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2026년 3월 27일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이 전국적으로 시행된다.
이 법률에 따라 노쇠, 장애, 질병, 사고 등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계속하여(Aging in Place)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료·요양 등 돌봄 지원을 통합·연계하여 제공하게 된다. 올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사회의 의료·요양 등 돌봄통합 지원 체계가 성공적으로 마련되어 노인들이 살던 곳에서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길 기원해 본다. 장래숙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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