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건축] 아름다운 처마곡선을 담은 전통건축

2025. 2.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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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지붕의 곡선, 특히 처마의 곡선에서 그 미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처마 곡선은 양 끝이 살짝 올라간 형태로, 이는 한복을 입은 여인이 절을 할 때 치마를 들고 올린 모습이나, 뾰족하게 올라간 버선 끝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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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교수

한국 전통건축의 아름다움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많은 전문가들은 지붕의 곡선, 특히 처마의 곡선에서 그 미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 처마 곡선은 양 끝이 살짝 올라간 형태로, 이는 한복을 입은 여인이 절을 할 때 치마를 들고 올린 모습이나, 뾰족하게 올라간 버선 끝과 유사하다. 이처럼 한국 전통 건축의 미는 우아하고 단아한 곡선에서 비롯된다.

전통 한옥에서 지붕 곡선은 서까래, 서까래를 연결하는 평고대, 그리고 기와의 끝이 결합되어 형성된다. 서까래는 지붕 가장 높은 용마루에서 시작되며, 단연, 장연, 부연의 세 가지로 나뉜다. 단연은 짧은 서까래를, 장연은 긴 서까래를 의미하며, 장연과 지붕 끝에 위치한 부연은 떠있는 서까래로 지붕의 처마내밀기와 각도를 결정한다. 평고대는 서까래가 벌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서까래 끝에 고정되는 가로의 긴 사각형 나무 부재이다. 이렇듯 서까래와 평고대, 그리고 기와의 조합이 만들어낸 처마는 점과 선의 조화를 이루는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우리 전통 건축의 아름다운 처마 곡선은 기와와 긴 서까래와 끝부분, 그리고 평고대가 만드는 선의 조화로 나타난다. 처마의 곡선은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양끝만 살짝 올라간 차분한 곡선, 건물 중앙에서 시작해 양끝으로 퍼지는 둥근 곡선, 중앙에서 끝까지 이어지는 직선형, 장연과 부연이 교차하면서 만들어내는 화려한 이중 곡선 등이 있다. 이러한 처마 곡선은 건축물이 지어지는 시대적, 지역적 특성, 미학적 관념, 자연환경, 그리고 건축주나 목수의 철학에 따라 달라진다.

동아시아 국가들의 처마 곡선은 각기 다르다. 중국은 수평선에서 양 끝이 살짝 올라간 형태로 발전하다가, 청나라시기에 처마 끝이 크게 휘어 올라가는 형태로 변했다. 일본은 지붕이 경사가 깊고, 처마선이 수평적인 모습을 띠며 이는 태풍과 강한 눈·비를 고려한 자연적 특성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에 맞춰 겨울철 구조에 적합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삼국시대에는 지붕 처마 양 끝이 살짝 올라간 모습이 일반적이었고, 조선 시대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조선 후기로 가면서 곡선의 반경이 커지고 지붕 중간에서부터 곡선이 시작되는 형태로 변화가 나타났다. 이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지역적 특성보다는 건축가의 설계 철학과 시공 방식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전통 건축의 중요한 특징인 이중 곡선은 장연과 부연이 만든다. 장연이 기본적인 처마 곡선을 형성하고, 그 위에 부연이 두 번째 곡선을 만들어낸다. 부연은 지붕 양옆의 가장 높은 끝에서 시작해 낮은 지붕 중간까지 이어지며, 이 두 곡선은 교차하는 포물선 모양을 만든다. 눈높이를 지붕 끝선과 일치시켜 보면 두 개의 선이 얽혀 복잡한 곡선을 이룬다. 하지만 실제로는 눈높이가 지붕 아래에 있어, 장연의 처마선 앞에 부연의 처마선이 약간 높게 위치하여, 반경이 작은 포물선 위에 반경이 큰 포물선이 겹치는 형태로 보인다. 이는 복잡한 지붕 곡선을 단순하고 아름다운 형태로 인식하게 만드는 정교한 시각적 연출이다.

이러한 지붕선 디자인은 세계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소중하고 독창적인 건축적 자산이다. 복잡하지만 조화를 이루고, 다양한 요소가 결합되면서도 과하지 않게 절제된 아름다움을 지닌 우리 전통 건축의 디자인은 오늘날 건축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 현대의 건축가들이 전통을 면밀히 연구하고 고민하여, 21세기 세계 건축 문화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대한민국 건축의 저력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김상태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전통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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