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 펫 보험과 선택지…펫 보험, 반려인 눈높이 맞춰야
열네 살 수리는 새해 첫 병원 진료에서 백내장과 심장 이상 소견을 받았다. 정밀 검사를 하고 필요하면 수술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 통장 잔고를 보니 한숨이 나왔다. 그때 떠오른 것이 펫 보험이다. 그간에도 관심 없는 건 아니었지만 가입을 고민한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다. 상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월 평균 5만 원대가 일반적이고, 10만 원을 호가하는 것도 있다. 비용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내 반려동물의 특성에 부합하는 보장 항목을 자유롭게 선택하기도 어렵다.
펫 보험사들은 보다 다양하고 최적화된 상품 개발을 위해서는 진료비 표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금으로선 동물병원마다 진료비가 다르다. 농식품부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공개 시스템을 보면, 초진 진찰료만 해도 최저 3,300원에서 최고 7만 5,000원으로 무려 23배가 차이 난다. 이런 무지막지한 편차는 보험사가 요율을 정할 때 큰 걸림돌이 된다. 이 밖에도 표준 진료 코드가 없고 동물 진료 기록부 발급 의무화가 전제되지 않은 점도 보험료 산정 기준을 어렵게 한다.
안타깝게도 이제 수리는 보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노견일수록 보험이 필요하지만 열 살 넘은 개를 받아 주는 보험사는 현재로선 없다. 검사든 수술이든 온전히 비용을 감당하거나, 그럴 형편이 못되면 현실과 ‘적당히’ 타협해야 한다. 실상은 타협이 훨씬 어렵겠지만 말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프리픽]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67호(25.2.1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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