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미키17' 봉준호표 SF 우화…죽음이 노동이 된다면

김현록 기자 2025. 2. 1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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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돌아왔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자본과 손잡고 톱스타 로버트 패틴슨을 캐스팅해 만든 첫 우주SF '미키 17'(MICKEY 17)은 규모와 장르를 바꿔도 여지없는 봉준호표 그 자체다.

죽음이 곧 업무가 된 그는 벌써 17번째 미키로 삶과 죽음을 반복 중이다.

'미키17'은 한국은 물론 세계를 사로잡아버린 명작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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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키17' 스틸.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봉준호 감독이 돌아왔다. 할리우드의 메이저 자본과 손잡고 톱스타 로버트 패틴슨을 캐스팅해 만든 첫 우주SF '미키 17'(MICKEY 17)은 규모와 장르를 바꿔도 여지없는 봉준호표 그 자체다. 재기발랄하고도 통렬한 SF 우화의 탄생이다.

2054년, 미키(로버트 패틴슨)는 외계행성 니플하임의 '죽음 노동자'다. 4년 전, 무시무시한 사채빚에 허덕이던 청년 미키는 그저 목숨을 부지하려 도망치듯 외계행성 개척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이렇다할 능력도 기술도 없어 다급한 마음에 모두가 기피하는 익스펜더블(expendable)에 지원했다가 이런 처지가 됐다.

말 그대로 소모품인 익스펜더블은 죽음을 담보로 한 작업에 투입, 죽으면 저장해둔 신체정보와 기억정보 그대로 다음 익스펜더블을 복제해 대를 이어가는 직종. 죽음이 곧 업무가 된 그는 벌써 17번째 미키로 삶과 죽음을 반복 중이다. 멋진 여자친구 나샤(나오미 애키)도 곁에 있겠다, 어쩌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 평온한 듯 체념한 듯 그렇게.

"아직 안 죽었냐"며 니플하임의 크레바스 사이로 떨어진 그를 동료가 버리고 간 어느 날, 모든 게 바뀐다. 구사일생으로 돌아온 미키17은 자신이 죽은 줄 알고 프린팅돼 있던 미키18을 만난다. 허나 이 세계에서 익스팬더블은 동시에 존재해선 안된다. 영화는 본격적으로 원작과 다른 길을 달리기 시작한다.

'미키17'은 한국은 물론 세계를 사로잡아버린 명작 '기생충'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다. 에드워드 에슈턴의 SF소설 '미키7'이 원작이다. 노동하듯 죽는 미키의 처지를 강조하기 위해 '미키7' 대신 '미키17'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 '미키17' 스틸.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작비가 1억5000만 달러 선으로 추정되는 대작이지만, 강렬한 스펙터클에 심혈을 기울이곤 하는 여느 블록버스터와는 접근부터가 다르다. 우주 SF의 탈을 쓴 거대한 우화엔 볼거리 만큼이나 생각하고 이야기할 거리가 가득하다.

가장 절박한 이가 가장 극단적인 위험 속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세상. 영화는 정색하지 대신 너스레 떨듯 노동과 계급, 인간성과 존엄성, 자본주의와 식민주의에 선동정치까지 다채로운 현실과 날선 시각을 녹였다. 한곳만 깊이 파고드는 대신 다채롭게 치고 빠지는 젼락을 택했다. 마음 한 켠이 촉촉해지는 감성도 놓치지 않았다.(심지어 봉준호 최초의 로맨스다!)

나사 하나 풀린 듯한 미키17과 이글거리는 미키18을 오가는 로버트 패틴슨은 맛깔나는 연기로 이야기를 끌고간다. 소모품이 되어버린 처지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이는 미키17에게서 이 시대 고단한 청년의 얼굴이 겹쳐보이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상된다는 해외 평이 쏟아진 개척단 리더 마살(마크 러팔로)과 아내 일파(토니 콜렛)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훗 트럼프라니, 누구라도 각기 문제적 인물을 떠올릴만큼 복합적 빌런임엔 분명하다.

봉준호 감독의 팬이라면 곳곳에서 그의 기운을 찾아낼 것이다. 배경 설정과 구성은 '설국열차'를, 크리처의 묘사는 '괴물'과 '옥자'를 연상시킨다. 특유의 블랙 코미디도 어디 안 갔다. 정신 차리고 따져보면 암울하기 짝이 없는 미래 이야기를 따져보면 즐길 수 있는 건 솜씨 좋게 치고 빠지는 허허실실 유머와 신랄한 풍자 덕이다.

얼마나 과학적인가를 따지기보단,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싶은가를 따져야 제대로 즐기게 될 봉준호표 우주SF다. 취향을 탈 유머 코드지만 봉 감독의 팬이라면 그저 반가울 듯. 15세 관람가지만 가족영화로 추천하기엔 다소 수위가 있으니 참고하시길.

2월 28일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한다. 러닝타임 137분.

▲ '미키17' 스틸.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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