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NOW 구독중] 유튜브로 만나는 `내 손 안의 작은 교양`
전문가가 하고픈 이야기 자유롭게 할 환경 제공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형식과 캐릭터 갖추면
어렵고 딱딱한 고급지식 재밌게 풀어낼 수 있어




!['큰그림연구소'가 기획 또는 함께 운영하는 대표 채널들. '일당백: 일생동안 일어야 할 백권의 책', '김지윤의 지식플레이', 유현준 교수의 '셜록현준', 서울대의 '샤로잡다' 시리즈 등 지식형 유튜브 콘텐츠의 새 장을 연 채널들이다. [각 채널 아트 갈무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18/dt/20250218174918654blvv.jpg)
![2020년 11월 당시 '희대의 NOW 구독중'이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던 '일당백' 채널의 제작사가 바로 '큰그림연구소'였다. '큰그림연구소'는 이후 '김지윤의 지식플레이', 유현준 교수의 '셜록현준', 서울대의 '샤로잡다' 시리즈 등 지식형 유튜브 콘텐츠의 새 장을 열고 있다. ['희대의 NOW 구독중' 10회차 썸네일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18/dt/20250218174919961jlak.jpg)
![큰그림연구소 유재룡 PD가 채널 진행자인 전문가들의 의견을 최대한 맞추되 연출자의 기획력이 더해 빛을 발한 사례로 《셜록현준》의 오사카 편을 들었다. 애니메이션 '짱구'에 등장한 짱구집 도면을 한국 건축가와 일본 부동산 전문가가 분석해본다는 설정의 이 콘텐츠는 조회수 256만회를 넘기며 이 채널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하고 있다. [유튜브 《셜록현준》 썸네일 갈무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18/dt/20250218174921422wewr.jpg)
《희대의 NOW 구독중》 유재룡 큰그림연구소 PD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1990년대에는 방송국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송출했다. 2000년대에는 블로그와 인터넷 방송이 등장하며 개인이 미디어를 운영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다. 이제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촬영이 가능하고, 간단한 편집 프로그램만 다룰 줄 알면 영상 제작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제 더 이상 전문적인 제작사가 필요하지 않은 시대일까? 속단하긴 이른 것 같다. 오히려 콘텐츠의 질적 경쟁이 심화되면서, 방송사 수준의 제작팀이 필요해지는 시점을 우리는 확인중이다. 단순히 '찍고 올리는 영상'이 아니라, 연출력, 시청자 경험 최적화, 고품질 사운드, 시각적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프리미엄 콘텐츠가 더 강한 생명력을 갖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대표적인 제작사가 있다. 바로 '큰그림연구소'다. 이들은 기존 TV 다큐멘터리와 유튜브의 장점을 결합한 콘텐츠를 제작하며, '일당백', '김지윤의 지식Play', '셜록현준' 등 100만 구독자를 넘는 지식형 유튜브 채널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1인 미디어, 유튜브 시대에도, 제작사는 필요함을 증명한 것. 다만, 기존의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2020년, 디지털타임스 칼럼 '희대의 NOW 구독중'에서는 유튜브에서 지식형 콘텐츠의 가능성을 실험하던 '일당백 : 일생동안 일어야 할 백권의 책' 채널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일당백'은 팟캐스트에서 유튜브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프리미엄 지식형 콘텐츠라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존 방송사 출신도, 유명 크리에이터도 아닌 '외주 제작사' PD 출신이 있었다. 바로 '큰그림연구소'의 유재룡 PD다.
그가 이끄는 '큰그림연구소'는 지식형 유튜브 콘텐츠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이후 '김지윤의 지식Play', '셜록현준' 등 국내 대표적인 지식형 채널을 제작하며, 유튜브에서도 "고품질 제작"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서울대학교와 협업해 '샤로잡다'라는 새로운 포맷을 선보이며, 대학 홍보 콘텐츠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여전히 제작사가 필요할까? 유튜브에서 '고급 지식형 콘텐츠'가 의미 있는 전략일까? 유재룡 PD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유재룡 PD는 이른바 명문대의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하지만 공중파 방송국이나 대형 언론사를 선택하는 대신, 외주 제작사라는 길을 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방송국에 가면 분업화된 시스템 안에서 한 가지 역할만 담당해야 해요. 반면, 외주 제작사는 기획부터 연출, 편집까지 전체 과정을 경험할 수 있죠. 물론 쉽지 않은 길이지만, 저에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외주 제작사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처음에는 기업 홍보 영상, 공공기관 프로젝트 등을 제작하며 미디어 업계의 변화를 몸소 체험했다. 그리고 점점 더 강력해지는 유튜브의 영향력을 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것이 '일당백'의 유튜브 전환 프로젝트였다. 유재룡 PD는 '일당백'의 유튜브 확장을 기획하면서,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이 차별화된 형식이었다. 일반적인 지식형 유튜브 채널들은 정보를 단순히 전달하는 방식이 많았지만 큰그림연구소는 당시 일당백에 '토론형 지식 콘텐츠'를 시도했다. 책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안내하는 정박(정승민)을 중심으로 정프로(정영진), 정미녀(정선영) 등 진행자들이,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형식이었다. 그리고 단순한 토크쇼가 아니라, 고급스러운 영상미를 추가했다.
"당시는 많은 유튜브 채널들이 최소한의 장비로 촬영하지만, 우리는 촬영 장비, 조명, 타이틀 영상, BGM까지 기존 방송사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했어요.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콘텐츠'라는 신뢰감을 주고 싶었죠."
이러한 전략은 주효했다. '일당백'은 단순한 바이럴 콘텐츠가 아니라, 꾸준히 소비되는 롱텀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과거 제작했던 한강 작가의 책 '소년이 온다' 콘텐츠는 그녀가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면서 역주행하며 재조명됐다. "좋은 콘텐츠는 결국 다시 발견된다"는 유 PD의 말이 증명된 순간이었다.
그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단기적으로만 보지 않는다며, 물론 '단기적으로 터지는'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진짜 좋은 콘텐츠는 시간이 지나도 가치를 유지하면서 언제든 다시 발견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 때도 당장 1~2주 안에 터질 것을 기대하기보다는, '이 영상이 몇 년 후에도 유효할 것인가'를 더 고민한다고 한다. 결국 유튜브도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추천해주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전략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유 PD는 콘텐츠를 기획할 때, '주제', '형식', '캐릭터'라는 세 가지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콘텐츠를 만들 때는 단순히 '어떤 주제를 다룰까?'만 고민하는 게 아니에요. 이걸 어떤 형식으로 풀어낼지, 그리고 이 형식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캐릭터(진행자)는 누구인지까지 고려해야 해요."
캐릭터라는 것은 결국 해당 채널의 진행자에 대한 것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설정했는지도 물었다. 그는 이를 '전문가 언어의 존중'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이는 단순히 전문가가 제공하는 지식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가진 깊은 통찰과 학문적 언어를 미디어화하여 시청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그는 이를 '김지윤의 지식Play'와 '셜록현준' 사례로 설명했다. '김지윤의 지식Play'는 뉴스 분석 스타일로, 핵심을 짧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식이라면 '셜록현준'은 건축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쉽게 풀어내는 형식을 선택했다.
"유튜브는 형식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도 안 돼요. 주제에 맞는 최적의 형식과 캐릭터를 조합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변주가 필요하다면 급격한 형식 변화보다, 콘텐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점진적인 변화, 즉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혁신을 위한 혁신보다는 같은 형식 안에서 변주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한편, 과거에는 전문가들이 방송에 출연해도 방송사의 기획 의도와 편집 방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유재룡 PD는 이런 방식이 전문가들에게 일종의 '갈증'이었음을 설명한다.
"TV에서는 제작진이 기획한 대로 전문가가 출연하는 거죠. 그런데 유튜브에서는 전문가가 직접 기획 과정에 참여하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요."
이게 바로 '전문가 언어의 존중'이라는 개념이었다. 전문가의 깊이 있는 시각과 연구 결과를 그대로 전달하되, 유튜브 콘텐츠에 맞게 풀어내는 것. 단순히 정보 제공이 아니라, 시청자가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형식적인 연출을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유 PD는 전문가 콘텐츠를 제작할 때,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라 해석자이자 최적화하는 연출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좋은 콘텐츠는 기획부터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어, 전문가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면, 그것을 그대로 나열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영상적으로 전달해야 효과적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죠."
그래서 그들은 전문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메시지를 존중하면서도, 그걸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시청자에게 도달할 수 있을지를 연구한다고 한다. 결국 전문가와 제작자가 함께 최적의 전달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연출자의 개입을 가급적 강화하려고 하지 않지만 그 가운데서도 직접 참여한 기획이 빛을 발한 경우도 있는지 사례를 물었다.
그는 본인이 제작자로서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한 사례로, 유현준 교수와 함께 '셜록현준' 채널에서 진행한 일본 촬영 프로젝트를 꼽았다. 특히, 유명 유튜브 채널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TV'의 마츠다 부장과의 협업을 언급하며, 일본의 가옥 구조와 애니메이션 '짱구'라는 대중적 소재를 연결한 기획을 인상적인 사례로 설명했다.
"컬래버레이션을 할 때, 단순히 '유명한 사람이랑 하면 잘 되겠지'라고 생각하면 콘텐츠가 뻔하게 흘러갈 수 있어요. 중요한 건 두 명 이상의 인물이 만나서 서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입니다."
당시 일본 촬영에서는 유현준 교수가 한국 건축을 이야기하고, 마츠다 부장님이 일본 건축을 이야기하는 구조였는데, 단순히 각각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짱구의 집'이라는 공통 소재를 두고 대화하는 방식으로 구성하면서 훨씬 재미있는 콘텐츠가 나왔다는 것. 그래서 결과적으로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획이 탄생했다. 건축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청자들이 '아, 그래서 짱구 집이 저렇게 생겼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타깃 페르소나' 전략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는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단순히 '조회수가 많은 영상'을 추천하지 않는다며, 시청 지속 시간이 길고, 같은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시청하는 콘텐츠를 더 높은 우선순위로 둔다고 얘기했다. 그래서 단순히 화제성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 채널을 지속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일당백'의 주요 시청층이 40~50대 남성이고, 이들은 어떤 영상이든 30~40분 이상 집중해서 보는 경향이 있다보니 조회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더라도, 유튜브에서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로 인식되면서 지속적으로 추천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즉, 구독자 수보다 얼마나 꾸준히 보는 충성층이 있는지가 유튜브에서는 훨씬 더 중요한 요소임을 거듭 강조했다.
두 시간여에 가까운 인터뷰에도 현장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며 눈빛이 초롱초롱한 유 PD의 열정에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어느덧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제작사는 여전히 의미가 있는가? 그의 답변은 단호했다.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와 연출입니다. 1인 크리에이터가 증가하고 있지만, 제작사의 역할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중이에요. 이제는 '개인'과 '제작사'가 공존하며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시대입니다."
미디어 분야 전공자나 미래 꿈을 꾸고 있는 미래 제작자들에게도 의미있는 힌트가 될 답변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서울대 홍보팀과 협업해 기획한 '샤로잡다'라는 유튜브 시리즈, 기존의 대학 홍보 영상들이 다소 딱딱한 다큐멘터리 형식이었던 것과 달리 학생들의 실제 경험을 중심으로 한 이 시리즈는 역시 애독중인 콘텐츠기에 해당 관계자분들과 만나 꼭 별도로 다룰 것을 약속하며 아쉽지만 인터뷰를 마쳤다. 큰그림연구소 유재룡 PD와의 지면에서 못 담은 이야기는 곧 공개될 '희대의 NOW 구독중' 유튜브에서 살펴보시기 바라며 레드오션을 퍼플오션으로 만든 참 제작자와의 만남은 한 줄 서평으로 대신한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 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 보석 같은 콘텐츠와 인물까지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한 줄 서평.
"1인 미디어 시대에도 제작사는 필요하다. 알고리즘을 넘어, 스토리와 경험을 갖춘 제작진과 함께~"
이희대 광운대 OTT미디어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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