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불확실한 시장, 부동산기업의 브랜드 관리

2025. 2.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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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욱 송도랜드마크시티(SLC) 개발사업본부장

브랜드 전략의 대가 아커(D. Aaker)는 "브랜드란 기억과 관련된 모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브랜드 관리란 소비자의 기억을 독특하고, 강하고, 긍정적으로 관리하여 부동산 회사 및 개별 아파트 브랜드만의 차별적 이미지를 만들고 강화하는 것이다.

대부분 부동산 기업들은 브랜드 관리에 거의 투자하지 않는다. 이는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는 브랜드 대부분이 시공회사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시공회사들은 부동산을 수주산업으로 인식, 브랜드 관리보다는 하위 요소인 홍보에 관심을 두는 편이다. 특히, 시장 불확실성 시대에는 브랜드 관리에 관심이 거의 없다.

그런데 브랜드와 관련해 재미있는 현상 중의 하나는 큰 위기 뒤에 시장 틀을 바꾸는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시장을 주도한 회사나 개별 브랜드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소비자들과 가장 밀접하게 접하여 기업 브랜드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는 아파트 브랜드에서도 그러했다.

국내 최초 아파트는 일제강점기인 1937년 세워진 '충정아파트'다. 이후 종암아파트(1958년) 등은 물, 소금과 같이 아파트 상품 자체가 존재 및 소유 이유였기에, '지역+아파트'라는 브랜드 체계로 브랜딩했다. 1970년대 1차 브랜드 패러다임의 변화가 왔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와우아파트가 붕괴되면서 아파트 산업의 위기도 함께 왔다. 이때 현대, 동아 등 건설회사들은 기업 브랜드의 신뢰성을 전달하면서 위기에 대응, 시장을 주도했다. 이 시기에는 '건설회사+아파트'로 브랜딩했다.

2차 변화는 IMF 이후였다. IMF 이후 2000년 초반 아파트 사업에서 후발주자였던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은 시장의 틀을 바꾸기 위해 '래미안', 'e편한세상'이라는 개별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때 처음 개별 브랜드에 '자부심', '실용성'이라는 고객 가치를 전달하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3차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였다. 법정관리 이후 시장 후발주자로 밀린 현대건설은 2015년 '디에이치'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해 축을 프리미엄과 일반 브랜드로 구분했다. '고객 수요가 다르면 상품이 다르고, 상품이 다르면 브랜드가 달라야 한다'는 명분이 강남권 재건축 소비자들에게 수용되면서, 시장을 다시 주도했다. 이후, 써밋, 르엘, 오띠에르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최근의 시장 불확실성 시기는 부동산 산업 전체의 큰 위기이나, 이후 또 다시 브랜드 패러다임 변화가 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압구정'이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재건축 사업장이 있어, 이 과정에서 그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아울러 4차 브랜드 패러다임이 오면 기업브랜드가 무엇보다도 중요해질 것이다.

기업 내부의 다수 개별 브랜드 중심을 잡아줘야 하며, 기업 브랜드 자체로도 강한 차별적 이미지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대형 건설사조차도 강력한 차별적 이미지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기업 브랜드가 부동산 상품에 어떤 고객 가치를 주고자 하는지가 명확하지가 않고, 그 고객 가치가 반영된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만 떼고 나면 모두 유사한 상품에 불과하다.

브랜드 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4단계의 과정이 있다. 우선, 브랜드 진단이다. 부동산 기업이 소유한 모든 브랜드에 대해서 브랜드 인덱스와 브랜드 이미지를 파악해야 한다. 브랜드 이미지는 제품적 이미지와 비 제품적 이미지, 그리고 이에 대해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브랜드 강화, 브랜드 리뉴얼 또는 리포지셩, 브랜드 추가, 브랜드 확장, 그리고 신규 브랜드 등 5가지 전략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2단계는 브랜드 포트폴리오 관리다. 이는 기업의 브랜드 자산을 극대화 하기위해 부동산기업이 가진 모든 브랜드의 체계를 정립하는 것이다. 기업 및 개별 브랜드 모두 분석해 내부와 외부 브랜드 역할을 재부여하는 것이다.

3단계는 기업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시스템 정립이다. 우리 기업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주고자 하는 핵심 고객 가치, 그리고 이 가치가 고객들에게 실체와 경험으로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를 분석해 재정립하는 것이다. 기업 브랜드의 경우는 모든 브랜드의 중심이므로 소비자들과의 모든 접점에서 시각적이나 청각적으로 통합적 경험되어야 한다.

4단계는 개별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 정립이다. 브랜드 진단에서 5가지 전략적 방향이 나오면 이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우리 브랜드의 핵심 고객, 그들에게 주고자 하는 가치와 실체, 그리고 매년 새로움을 주고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강력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 일관적이고 체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브랜드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관리 매뉴얼을 정립,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기업 및 개별 브랜드의 모든 아이덴티티 시스템과 브랜드 트래킹 조사, 브랜드 위원회 운영 등 브랜드 관리 내용 등도 매뉴얼 북으로 있어야 한다.

브랜드 관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톱 매니지먼트(Top Management)의 관심이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모든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핵심 가치가 제대로 정립되어 소비자들과 잘 커뮤니케이션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시장 불확실성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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