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시 고지의무 위반, 진정 제기하는 경우 많아…전문가 “소비자 주의 요구”

이동준 2025. 2. 1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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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남성 A씨는 평소 간혹 생기는 두통으로 고생해왔다. 그는 두 번 정도 심한 두통을 겪은 뒤 머리쪽에 병이 생겼을 때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보험에 가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2022년 10월쯤 5개의 보험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설계사를 통해 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면서 두통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뇌에 관련된 특약을 주로 넣어 가입을 했다. 이중에는 뇌전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진단비를 받을 수 있는 특약도 있었는데, 5개 보험에 모두 포함돼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보험을 들면 병이 생긴다는 말처럼 A 씨는 보험에 가입한 지 이틀째 되는 날 잠을 자던 중 거품을 물고 발작을 하며 온몸에 경련을 일으켰다.
A 씨는 두통을 느끼며 정신이 들었는데 자신에게 그런 증상이 생긴 것을 전혀 몰랐으나, 이를 모두 지켜보았던 배우자가 A 씨가 정신을 차린 뒤 증상을 알려주어 알게됐다.
 
A 씨와 배우자는 이때 처음으로 A 씨가 단순한 두통이 아닌 몸에 뭔가 문제가 있을 수 있겠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A 씨는 다음날 바로 동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뇌전증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고, 그 다음날 좀 더 큰 병원에 가서 추가로 여러 검사를 받은 뒤, 며칠 후 뇌전증으로 진단받고 약을 복용하게 되었다.
 
A 씨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보험에 가입해두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최근에 가입한 보험들 중에서 한 곳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사고 내용을 조사한 이후 A 씨가 고지의무를 위반해 보험금을 청구했다며, 경찰에 A 씨를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며 진정을 제기했다.
 
경찰은 A 씨를 조사한 이후 보험사기 혐의가 인정된다고 하여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험사기를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A 씨가 본인의 질환이 뇌전증이 아닌지 의심했던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질환을 추측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보험회사에 대한 고지의무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보험회사에서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A 씨에게 발작을 일으킨 사정이 있는지 혹은 뇌전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질문한 사실도 없다“며 “A 씨가 뇌전증을 앓고 있지 않음에도 거짓으로 증상을 호소한 사정도 없기 때문에 사기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상법은 보험계약자측에게 보험계약시 중요한 사항을 보험회사에 알려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를 고지의무라고 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하더라도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을 수 있고, 보험계약까지 해지될 수 있다. 이는 보험사와 보험계약자측 사이의 계약관계에 따른 불이익에 불과하다.

이 사례에 대해 법무법인 한앤율 한세영 보험전문변호사는 17일 세계일보에 “법원의 확립된 견해에도 불구하고 최근 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 경우 수사의뢰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이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한 채 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도 보험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해 판단의 여지를 준 부분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지의무 위반 같은 경우 보험계약 체결 이후 3년이 지나면 보험사가 해지권을 행사할 수 없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기죄가 인정된다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의 영향도 있는 것 같다”며 “보험가입 시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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