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 그림 특수 촬영하자 나타난 의문의 여성… 정체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1901년 작품 ‘마테우 페르난데스 데 소토의 초상화’(Portrait of Mateu Fernández de Soto)에서 숨겨진 여성의 모습이 드러났다.
17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코톨드 미술관에 따르면, 최근 코톨드 예술연구소 보존팀이 적외선과 엑스레이를 이용한 특수 촬영을 진행한 결과 피카소의 ‘청색 시대’ 초기 작품 중 하나인 ‘마테우 페르난데스 데 소토의 초상화’에서 그림 아래 숨겨져 있던 의문의 여성 그림이 발견됐다. 청색 시대는 피카소의 활동 기간 중 1901년부터 1904년까지를 일컫는데, 이 시기 피카소 그림들은 청색 위주의 어두운 톤으로 그려져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미술관 측은 초상화와 관련 없는 붓 자국이 보여 특수 촬영을 시도해 봤다고 한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기존 그림 아래로 여성의 헤어스타일과 웅크린 듯한 자세, 손가락 등이 선명하게 보인다. 특히 머리는 당시 파리에서 유행한 ‘시뇽’(머리를 뒤로 낮게 묶어 둥글게 말아 고정한 헤어스타일) 스타일이었다고 코톨드 미술관은 설명했다.
여성의 신원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학계에서는 이 여성이 피카소의 모델이거나 친구 또는 여인, 혹은 파리의 한 술집에 앉아 있던 여성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술관은 이 여성이 피카소가 같은 해에 그린 ‘압생트 드링커’ ‘팔짱 낀 여인’ 속 여성과 닮았다고 짚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피카소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 돈을 아끼기 위해 덧칠을 통해 다른 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이 피카소의 예술적 전환점 시기 달라진 화풍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라고 봤다. 스위스의 케르스틴 리히터 오스카 라인하르트 미술관 관장은 “이 작품을 통해 숨겨진 여인이 피카소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였는지, 또 그의 예술적 발전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레이어별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코톨드 미술관 바너비 라이트 부관장은 “우리는 오래전부터 이 그림 밑에 다른 작품이 숨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 왔다. 작품 표면에 다른 그림이 존재하는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라며 “이제 우리는 그 인물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카소는 한 작품을 다른 작품으로 변화시키면서 새로운 스타일을 찾아갔다. 이런 실험과 변화의 시작이 바로 이 작품에서 이뤄졌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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