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은 왜 팬들에게 ‘심우준 격려’를 당부했나… 리드오프 테스트의 진실,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김태우 기자 2025. 2. 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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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번 타자 출전 가능성을 놓고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를 불러 일으킨 한화 심우준. 김경문 감독은 1번 실험일 뿐 낙점한 것은 아니라며 비판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당부했다. ⓒ한화이글스
▲ 김경문 감독은 호주 대표팀과 연습 경기에서 심우준을 리드오프로 실험한 것에 이어, 오키나와 연습 경기와 시범경기에서는 또다른 선수들을 리드오프 자리에 실험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프리에이전트(FA)로 영입된 선수, 그것도 적지 않은 돈을 받은 선수라면 당연히 비시즌 큰 화제를 모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기용과 관련된 이슈가 겹친다면 비시즌 야구에 목마른 팬들 사이에서 더 많이 이름이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 심우준(30·한화)이 딱 그런 케이스다.

2024년 시즌 뒤 FA 자격을 얻어 한화와 4년 총액 50억 원에 계약할 때부터 이슈였다. 심우준이 뛰어난 수비력과 주력을 가진 선수라는 데는 모두가 이견을 제기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실 지금까지의 경력만 놓고 보면 공격까지 뛰어난 선수는 아니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심우준의 조정득점생산력(wRC+)이 리그 평균 이상을 기록한 적은 없었다.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해도 엄연히 타순 한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타자인 만큼 50억 원의 가치가 적당하느냐는 논란이 있었다.

원 소속팀 kt도 40억 원대 중반까지 레이스를 벌인 것이 알려지면서 이런 논란이 차차 사라기지 시작할 때, 이번에는 타순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팀의 리드오프를 맡을 선수를 찾아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굉장히 중요한 임무인데, 지난해 한화는 이 타순에 고정된 선수가 없었다. 지난해 한화에서 가장 많이 1번 타순에 들어선 선수는 최인호였지만 155타석에 머물렀고, 황영묵(121타석)이나 요나단 페라자(106타석)도 1번 타순에 들락거렸다.

아무래도 고정된 1번 타자가 있으면 당연히 좋다. 김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여러 선수들을 이 포지션에 실험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선수가 심우준이다. 한화는 14일부터 16일까지 호주 대표팀과 세 차례의 연습경기를 했다. 베테랑 선수들이 모두 휴식을 취하고 백업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짠 가운데, 심우준은 예외적으로 모두 선발 1번 유격수로 출전했다.

논란이 많다. “심우준의 한계를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고, 통산 출루율이 0.303, 시즌 최고 출루율이 0.328인 심우준의 경력을 들어 “리드오프로는 부적합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화 내부에서도, 선수 자신도, 그리고 김경문 감독 또한 이 논란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김 감독은 16일 호주 대표팀과 경기가 끝난 뒤 이 논란에 대해 꽤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회의적인 시선보다는 조금 더 따스한 시선을 당부했다.

김 감독의 기본 구상은 리드오프 자리에 여러 선수들을 실험하는 것이다. 호주와 연습경기에는 팀 주축을 이뤄야 할 베테랑 타자들이 모두 뛰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심우준이 첫 시험대에 오른 타자였다. 기본적으로 주력이 좋은 타자니 출루율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다면 꽤 좋은 1번 타자가 될 수 있다는 이론을 가지고 실험에 들어갔다.

여러 1번 타자 후보를 시험하는 과정에서 심우준도 기량이나 타석에서의 성향 등을 테스트하는 과정이었지만, 세간이 보는 것처럼 ‘낙점해 놓고’ 쓰는 것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하자마자 kt·LG·KIA라는 강팀을 만나기 때문에 시즌 극초반 만큼은 고정된 타순보다는 상대 선발 투수와 선수 컨디션에 맞춰 여러 라인업을 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심우준이 그 구상에서 1번에 고정된 것은 아니었다.

▲ 이미 수비력과 팀 내 융화, 그리고 훈련 태도에서 큰 호평을 얻고 있는 심우준. ⓒ한화이글스

하지만 그 테스트 과정에서 비판이 심한 것을 알고 있고, 그래서 조금 더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나는 보지 못했지만 팬들 사이에서 워낙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다”면서 “우준이도 여기에 FA로 오면서 모든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왔다. 선수도 의욕을 가지고 열심히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미리 사기를 꺾을 필요는 없지 않겠나. 선수도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자기도 뭔가 숙제를 받고 노력하고 있다. 팬분들이 조금 더 너그럽게 우준이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여 부탁했다.

심우준의 스트레스가 눈에 보인다는 게 김 감독의 안쓰러움이다. 김 감독은 "경기에 뛰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주고 시작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잘할 것이 많은 선수다"라고 조금 더 지켜봐줬으면 하는 바람을 누차 드러냈다. 김 감독은 심우준에 대해 수비력은 이미 만족하고 있고 팀에 잘 녹아들면서 좋은 분위기로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선수의 캠프 성과에 박수를 보냈다.

김 감독은 일단 호주 대표팀과 세 경기에서는 심우준이 리드오프로 나섰지만, 오키나와 연습경기는 다를 것이라 예고했다. 당초 구상대로 간다. 김 감독은 “두 번째 캠프(오키나와)에 가서는 타순을 바꿀 것이다. 아마 또 다른 1번 타자가 라인업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시범경기까지도 1번 타자가 조금씩 바뀔 것”이라고 예고했다. 시범경기까지 가장 적합한 리드오프를 찾아 올 시즌 타순 구상의 참고 자료로 활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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