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지 이겨내려고 하는게 보여" 김경문 감독이 계획 수정할 정도, 한화 마운드 미래가 밝다 [MD멜버른]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계획할 수정할 정도로 젊은 투수들의 호투가 인상적이었던 연습경기였다. 과연 김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은 선수는 누구일까. 오키나와 캠프 승선이 예고되고 있다.
한화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호주대표팀을 상대로 실전 경기를 치렀다. 주전 선수들 대신 백업 선수들로 연습경기를 치른 한화는 1승 1무로 실전을 마쳤다. 청백전을 소화한 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호주와의 연습경기는 옥석 가리기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마운드는 물론 타선에서도 경쟁을 펼쳐지고 있다.
김경문 감독이 호주 캠프에서 세운 목표 중 하나가 주전과 백업 격차 줄이기이기 때문이다. 연습경기를 통해 지금까지의 훈련 성과를 확인하고자 했다.
유일하게 주전 선수 중 심우준만이 나선 한화였다. 백업 선수들은 나름 잘 싸웠다. 14일 1차전에서는 실전이 처음이라 타격에서 아쉬움이 컸다. 상대 선발 공을 치지 못했다. 0-5로 끌려가던 중 비로 인해 노게임돼 패배는 면했다.
아쉬움 속에 치러진 2차전에서는 승리를 가져왔다. 선발 권민규가 2⅔이닝 5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펼쳤고, 타선도 터졌다. 임종찬이 3안타 2타점, 최인호 솔로포, 권광민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신인 포수 한지윤은 교체로 나와 역전 결승타를 치기도 했다.
16일 3차전도 경기 내용이 좋았다. 선발 이상규가 아웃카운트 7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다만 볼넷 4개가 옥에 티였다. 1실점으로 잘 막았고, 이어 올라온 투수도 제 몫을 했다. 김기중 1⅔이닝 무실점, 배동현 1⅔이닝 무실점, 정우주 ⅔이닝 1실점, 김서현 1⅔이닝 무실점, 김도빈 1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이렇게 1승 1무를 기록했다. 백업 선수들로 치른 경기서 투타 모두 긍정적인 면이 보였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릴 수 있을 듯 하다.
3연전을 모두 마친 후 만난 김경문 감독은 "경기에서 실수가 나오지 않으면 좋지만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경기를 치를 수록 좋은 점이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다만 더욱 적극적인 타격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적극적으로 쳐야 하는 것이 올해 우리의 과제다. 찬스를 많이 만들어놓고 점수를 많이 내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짚었다.
그래도 마운드에서는 수확이 있었다. 인상적인 선수 중 한 명은 권민규다. 세광고 졸업 후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지명된 신인 투수다. 15일 2차전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5탈삼진 퍼펙트 피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무엇보다 제구력이 일품이었다.
김 감독은 "인터뷰에서 (정)우주와 (권)민규 두 선수한테는 큰 기대를 한다는 말을 아끼고 있다. 왜냐하면 (신인)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면서 야구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던지는 걸 보니 선배들도 느끼는 게 있었을 것이다. '이거 봐라. 어린 투수가 잘 던지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부분은 그 선수한테만 좋은 게 아니라 팀한테도 좋다. 굉장히 큰 효과라고 생각한다. (권민규에 대해서) 이야기만 들었는데 던지는 걸 보니 굉장히 차분하게 잘 던졌다"고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권민규 포함 어린 투수들의 호투가 돋보였다. 그래서 김 감독은 계획을 수정했다. 당초 오키나와 캠프 구상보다 투수들을 더 데려갈 예정이다. 오키나와에서 더 기회를 주려 한다.
김 감독은 "기회를 더 준 뒤에 선수들이 (2군에) 내려갈 때 좀 납득시키려고 노력을 하는데 이게 마음 같지가 않다"고 웃은 뒤 "사실 처음에는 선수들 몇 명을 보내려고 그랬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키나와에서는 1군 엔트리에 들어야 하는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인원을 축소해야 한다. 더욱이 한화는 이번 호주 캠프에 45명으로 대규모 인원을 데려왔다. 그렇기에 인원 수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어떻게든지 자기가 마운드에서 그냥 이겨내려고 하고, 높게 평가된 선수들은 한 번이라도 기회를 주려고 한다"며 "선발과 불펜 강화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 있어서 몇 명 정도 더 데려간다. 마운드에서 던지려는 게 보인다. 그런 부분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과연 김 감독의 눈에 든 투수는 누구일까. 호주 캠프가 끝나면 밝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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