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떠난 LG의 전설, 웃으며 다시 찾아왔다… “보고 싶었다” 다시 인연 이어질까

김태우 기자 2025. 2. 1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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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LG의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깜짝 방문한 전 LG 투수 케이시 켈리. 켈리는 선수단을 놀라게 하기 위해 방문 일정을 비밀로 하고 깜짝 등장했다. ⓒLG 트윈스
▲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는 6년간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켈리에게 감사패와 활약상이 담긴 사진 앨범을 선물했다.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LG는 2024년 시즌 도중 굉장히 어려운 결정을 해야 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라는 뚜렷한 목표를 가진 LG지만, 시즌 중반까지 이를 장담하기 어려운 치열한 레이스가 벌어지고 있었다. 외국인 투수 쪽에서 시원찮은 성적이 난 가운데, 그간 팀이 오래 지켜봤던 자원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에르난데스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수 둘 중 하나는 팀을 떠나야 했다. 당시 팀의 외국인 투수였던 케이시 켈리, 디트릭 엔스 모두 숨을 죽인 가운데 결국 LG는 켈리를 포기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오랜 기간 LG에서 뛰며 헌신, 팀 동료들과 팬들에게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었던 켈리는 2024년 시즌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2023년부터 구위가 쭉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2023년 포스트시즌에서 강인한 모습으로 팀의 우승을 이끈 켈리를 교체하기는 어려웠다. 그렇게 2024년에도 팀과 함께 했지만 시즌 19경기에서 5승8패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패스트볼 구속과 전체적인 데이터가 떨어졌고 힘도 예전만 못했다. 그렇게 켈리는 마지막 경기를 던지고 홈팬들 앞에서 눈물의 작별 인사를 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켈리는 KBO리그 구단들의 부름을 끝까지 기다렸지만 예상대로 클레임을 하는 팀은 없었다.

비록 2024년 성적이 좋지 않아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켈리의 업적은 거대했다. 켈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163경기에서 989⅓이닝을 던지며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LG 외국인 투수 역사상 최고의 선수였다. 공도 잘 던졌지만 인성도 훌륭했다. 동료들과 잘 어울렸고, 팬서비스도 뛰어났다. 그의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동료들과 팬들이 같이 흘린 뜨거운 눈물은 다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켈리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 무대도 짧지만 한 차례 밟았다. 2025년도 현역으로 던진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런 켈리는 16일(한국시간) LG의 팀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을 깜짝 방문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켈리는 옛 동료들을 놀라게 하고 싶은 마음에 사전에 방문 일정을 통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정이 비밀이었다. 선수단이 들썩인 것은 당연했다. 1차 캠프 막바지로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지칠 타이밍이었는데 오히려 켈리의 등장이 하나의 에너지가 됐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켈리 또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하루였다.

켈리는 자택과 훈련장이 멀지 않다. 자택이 미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근처에 있다. 켈리도 새 시즌을 앞두고 운동을 해야 하는 만큼 LG 훈련장을 자주 찾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동료들이 귀국하기 전 시간을 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켈리는 “동료들이 많이 보고 싶었는데, 오늘 야구장에 나와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팀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 전부 그리웠다. 동료들이 시즌 준비를 잘 해서 올해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LG 구단 또한 켈리에게 뜻깊은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김인석 LG스포츠 대표이사는 6년간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켈리에게 감사패와 활약상이 담긴 사진 앨범을 선물하며 그간의 공로에 고마워했다. 비록 팀은 떠났지만, LG와 켈리의 인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 켈리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163경기에서 989⅓이닝을 던지며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LG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였다. ⓒ곽혜미 기자
▲ LG에서 6시즌을 뛰었던 케이시 켈리가 LG 스프링캠프지에 방문해 전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LG 트윈스

켈리는 지난해 신시내티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 극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승격해 2경기에 던졌다. 다만 이후 메이저리그 무대에 남지는 못했고 시즌 뒤 FA 자격을 행사해 새로운 시작을 고대하고 있다.

전성기에서 지났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는 볼 수 없다. 한국 무대에서 보여준 것이 있고, 한국에 잘 적응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고려할 수는 있으나 이것도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 소속팀의 사정, 그리고 켈리의 사정이 잘 맞아 떨어져야 복귀를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쉽지는 않은 일이다.

하지만 그라운드 밖에서는 충분히 인연이 이어질 수도 있다. 켈리도 언젠가는 은퇴를 할 것이고, 그라운드 밖에서 LG와 이어질 일이 있을 수도 있다. 울면서 떠났지만 웃으면서 다시 찾아온 켈리가 다시 KBO리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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