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도 이번에 실패하면 끝장이다… 절박함이 만든 기적, 마지막 도전이 시작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모두가 현대 야구에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 투·타 겸업을 성공적으로 해내며 야구 역사를 다시 썼다는 평가를 받는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지만, 사실 그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남들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했고, 또 그만큼 아픈 사연도 많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번에 이뤄진 게 아니었다.
2018년 시즌을 앞두고 LA 에인절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오타니는 투·타 겸업 성공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얼마 되지 않아 이 꿈을 잠시 접어야 했다. 부상 때문이었다. 2018년 정규시즌 10경기에서 51⅔이닝을 던지며 4승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 투·타 겸업의 성공을 기대케 하던 오타니는 팔꿈치 인대가 끊어지면서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1년 이상의 장기 재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이들이 “역시 안 된다”, “인간의 한계”라고 오타니를 바라봤다. 용기는 가상하지만, 역시 그건 힘들다라는 시선이었다. 심지어 고국의 레전드인 장훈은 “타자에만 전념하는 게 낫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투·타 겸업을 하기에는 몸이 버텨주지 못하고 있었고,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하나만 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오타니가 그런 세간이 시선을 물리치는 데까지는 꼬박 2년의 시간이 걸렸다.
오타니는 2020년 마운드에 복귀해 2경기에 나갔다. 2년간 딱 두 번 등판했다. 여기까지는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2021년 기적을 만들어냈다. 투수로 복귀한 오타니는 2021년 23경기에서 130⅓이닝을 던지며 9승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해 오타니는 타자로는 홈런왕 레이스에 뛰어 들었고, 결국 개인 첫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모두가 오타니를 전설적인 선수인 베이브 루스와 비교하고 있었다.
오타니의 투수 정점은 2022년이었다. 2022년 28경기에서 166이닝을 던지며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의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투·타 겸업을 하면서 규정이닝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오타니는 2022년 MVP 투표에서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에 밀려 2위에 그쳤지만, 사이영상 투표에서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또 시련이 찾아왔다. 2023년 23경기에서 132이닝을 던진 오타니는 다시 10승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시즌 막판인 9월, 다시 팔꿈치 인대에 손상이 발견됐다는 소견 하에 또 수술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에만 두 번째 수술이었다. 그냥 투수만 하는 선수도 극복하기 어려운 시련이다. 하물며 야수로도 뛰어야 하는 오타니에게 이는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모든 이들이 “투·타 겸업을 계속 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미 타자만 해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선수라는 것은 입증되고 남음이 있었다. 하지만 오타니의 선택은 직진이었다.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또 재활에 머물렀다. 오타니는 재활 중 “다시 수술을 한다면 투·타 겸업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세 번의 팔꿈치 수술을 하고는 마운드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래서 더 절박하게 매달렸을지 모른다. 인생의 목표인 ‘이도류’를 위해 철저하게 재활했고, 이 성과는 스프링트레이닝에서의 첫 불펜 피칭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오타니는 16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카멜백 랜치에서 열리고 있는 팀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첫 불펜 피칭을 했다. 와인드업을 하지 않은 상태로 가볍게 14개의 공을 던졌고, 패스트볼 위주로 가볍게 몸을 풀었다. 오타니의 스프링트레이닝 첫 불펜 피칭인 만큼 세간의 관심이 뜨거웠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부문 사장,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수 코치,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비롯한 다저스 동료들, 그리고 아침부터 훈련장을 가득 메운 팬들까지 모두가 오타니의 투구에 시선을 고정했다.
불펜 피칭은 성공적이었다. 이날 다저스의 트래킹 장비가 서버 통신 이상으로 제대로 작동하지는 않았지만, 최고 구속은 94마일(148㎞)까지 나왔다. 아직 복귀까지 두 달 이상이 남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좋은 페이스다. 오타니의 표졍도 밝았고, 구단 관계자들은 기대 이상의 페이스에 즐거운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현역 시절 부상이 잦았고 수술 경력도 있는 마크 프라이어 코치는 말 그대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팔꿈치 수술로 1년 이상 재활을 한 선수고, 여기에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도루를 하다 왼 어깨를 다쳐 이것도 재활을 했던 선수다. 마운드 복귀 시계가 뒤로 미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타니가 현재 단계에서 너무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라이어 코치는 오타니의 불펜 피칭 이후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고 혀를 내두르면서 “11월에 오타니가 왼쪽 어깨를 수술했다니 믿을 수가 없다. 수술을 받은 인간이 아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단언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 또한 “훌륭했다. 팔의 움직임과 구속 모두 좋았고, 오타니 스스로도 만족스러워 보였다. 정말 긍정적이었다”면서 “오타니의 생각과 투구 내용이 상당 부분 일치했다”면서 앞으로 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2024년 마운드에 서지 못할 것을 알고도, 수술을 한 번 더 하면 투수로서의 경력은 끝날 수 있음을 알고도 10년 총액 7억 달러라는 거금을 투자한 다저스는 오타니를 무리시킬 생각이 전혀 없다. 던질 선발 투수들은 적지 않게 쌓아둔 상황이다. 올해는 물론 앞으로도 이닝을 철저하게 관리해 오타니의 투수 생명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사실 무리를 한다면 4월 중순에도 복귀가 가능한 흐름이지만, 타자를 겸하는 오타니의 특성을 고려해 5월로 미뤘다. 그때까지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고, 오타니가 돌아오면 6인 선발 로테이션을 돌려 모든 선발 투수를 보호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오타니도 이번 재활에 실패하면 투·타 겸업이라는 자신 평생의 목표를 더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오타니는 스프링트레이닝 개막 직전인 12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왼 어깨 상태에 대해 “완전히 위화감이 없다는 상태인 건 아니지만 조금 있으면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긴 안목으로 보고 뺄 것은 빼야 한다. 시즌도 그렇지만 경력 전체를 볼 때 그것도 물론 중요한 일이다. 그러는 와중에 따라오는 부상은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고, 사고로 발생하는 부상이라는 것 물론 어쩔 수 없다. 물론 여러 가지로 방지하는 방법은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깨끗하게 받아들일 부분은 깨끗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오타니의 투·타 겸업이 시험대에 선 가운데, 메이저리그 역사가 오타니를 숨죽여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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