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막전 대이변… ‘1부 데뷔’ 안양, ‘챔피언’ 울산 잡았다

울산=정윤철 기자 2025. 2. 1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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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4연패 노리는 ‘거함’ 울산 상대
15개 소나기 슈팅 몸 내던지며 막아
후반 추가시간 모따 결승골 앞세워
창단 첫 1부 경기서 ‘역사적 승리’
안양의 모따(9번)가 16일 열린 울산과의 2025시즌 K리그1 1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골을 넣은 뒤 안양 서포터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지난 시즌 K리그2 우승으로 승격한 안양은 이날 2013년 창단 이후 처음 K리그1 무대를 밟았고, 4연패를 노리는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울산=뉴시스
“선수와 팬 모두가 간절히 바랐던 첫 승리다.”

유병훈 안양 감독은 팀 창단 후 12년 만에 치른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데뷔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상대로 역사적 승리를 거둔 뒤 이렇게 말했다.

안양은 16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2025시즌 K리그1 1라운드 방문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나온 모따(브라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지난 시즌 K리그2(2부 리그) 우승으로 승격에 성공한 안양은 이날 2013년 창단 후 처음 1부 리그 무대를 밟았다. 경기를 앞두고 “상대가 강해도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던 유 감독은 올 시즌 첫 경기에서 리그 4연패를 노리는 ‘거함’ 울산을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이날 안양의 볼 점유율은 34%에 그쳤다. 거세게 몰아친 울산의 공격에 15개의 슈팅을 허용했지만, 몸을 내던지는 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그러고는 후반 추가시간(후반 46분) 모따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승리를 낚았다. 장신 공격수 모따(193cm)는 야고(브라질)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시즌 K리그2 천안에서 득점왕(16골)을 차지한 모따는 안양이 공격력 강화를 위해 지난달 영입한 선수다. 유 감독은 “전반전을 0-0으로 마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안양에서 울산까지 방문 응원을 온 1000여 명의 안양 서포터스는 경기 내내 선수들을 향해 “수카바티, 안양!”이라고 외치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수카바티는 산스크리트어로 ‘극락’을 뜻한다. 안양 서포터스는 안양이라는 지명이 극락이라는 뜻이라며 수카바티를 응원 구호로 사용한다. 안양시청 홈페이지에 나오는 지명 유래에 따르면 ‘안양(安養)’은 불교에서 극락정토를 뜻한다. 모따는 결승골을 넣은 뒤 안양 서포터스 앞으로 가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값진 골로 팬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했다.

우승 후보 울산을 꺾고 자신감을 얻은 안양은 22일 2라운드에서 연고지 이전 문제로 앙숙 관계가 된 FC서울과 맞붙는다. 안양이 창단하기 전에 경기 안양시를 연고지로 삼았던 팀은 FC서울의 전신인 LG다. 2004년 LG가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자 안양 축구팬들은 삭발하거나 한국프로축구연맹 앞에서 집회를 열며 항의했다. 이들은 ‘FC안양 창단후원회’를 만들고 서명 운동 등을 벌여 새 구단 창단에 힘을 보탰다. 유 감독은 “자신감이 자만심으로 바뀌지 않도록 잘 준비해 서울과의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우루과이)도 K리그1 데뷔전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K리그1 12개 팀 중 10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른 끝에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한 ‘전통의 명가’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덜랜드(잉글랜드), 레알 베티스(스페인) 등의 사령탑을 지낸 포옛 감독을 해결사로 데려왔다. 전북은 이날 김천과의 안방경기에서 전반 13분 먼저 골을 내줬으나, 박진섭(전반 50분)과 전진우(후반 35분)가 잇따라 득점해 2-1로 승리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2023시즌 득점왕(17골) 주민규 등 리그 정상급 선수를 여럿 영입해 ‘다크호스’로 떠오른 대전은 15일 포항과의 방문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주민규는 대전 데뷔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대전이 K리그에서 포항을 꺾은 건 2010년 4월 1-0으로 승리를 거둔 이후 15년 만이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분에 (포항) 징크스를 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제주는 안방경기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외국인 공격수 린가드,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김진수 등 호화 멤버를 갖춘 FC서울을 2-0으로 꺾었다.

울산=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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