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문 감독님 버금가요" 박상오 코치가 평가한 천안쌍용고 신우영
"볼 걸리는 스냅이 남다르다. 문경은 (전 서울 SK) 감독님에 버금간다. 나도 흥분되는 게 한국 농구에서 오랜만에 대형 슈터가 등장한 것 같다"
천안쌍용고의 겨울이 뜨겁다 못해 불타고 있다. 기합이 국군체육부대의 신병보다 힘찰 정도. 연일 우렁찬 기합을 쏟아내는 쌍용고는 올 시즌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많은 훈련량으로 굵은 땀을 내고 있다.
천안성성중을 졸업해 2025년 쌍용고의 유니폼을 입은 신우영(188cm, G)도 마찬가지다. 연습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 전부터 상대를 압도하는 패기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신우영은 "여수와 해남, 대천, 상주 등에서 전지훈련과 스토브리그를 치렀다. 대학팀과도 붙고, 고등학교팀과도 경기를 많이 했다. 동계 훈련을 하면서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하고, 좀 더 자신 있게 슛을 던져야 한다고 느꼈다. 코치님께서 학년에 관계없이 출전 시간을 주셔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라고 전지훈련의 성과를 알렸다.
그러면서 중학교와의 차이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신우영은 "무엇보다 훈련에 임하는 태도가 가장 달라졌다. 중학교보다 분위기가 잘 잡혀있다. 군기가 바짝 들었다(웃음). 우리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확실히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왼손잡이 슈터 신우영의 최대 장점은 '슛'이다. 박상오 코치는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슈터가 있고, 타고나는 슈터가 있다. 내가 봤을 때 (신우영은) 손목을 타고난 유형이다. 볼 걸리는 스냅이 남다르다. 문경은 감독님에 버금간다. 문 감독님도 손목이 타고나신 분이다. 가까이서 지켜본 결과, 손목은 정말 타고났다"고 극찬했다.
연이어 "나도 흥분되는 게 한국 농구에서 오랜만에 대형 슈터가 등장한 것 같다. 제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 성장판도 닫히지 않아 195cm 정도까지는 충분히 클 것으로 기대된다. 꾸준히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하에 고3 정도 되면 대한민국을 흔드는 슈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힘은 더 붙어야 한다고. 박 코치는 "아직 마르고, 힘이 부족하다. 힘이 생기면 다리도 빨라질 것이다. 기본기가 괜찮고, 수비도 열심히 한다. 중학생 때는 키가 작았는데, 이번 겨울에 많이 자랐다. 우리가 워낙 헐렁한 분위기가 아니라 군기도 바짝 들어있고, 훈련 태도도 좋다"고 평가했다.
신우영 역시 자신의 장점이 슛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자세, 어떤 상황에서도 슛을 던질 수 있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먼 거리에서도 잘 넣을 수 있다. 성장판 검사 결과 196c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장신 슈터를 꿈꾸고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원동력을 묻는 말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클럽 농구를 시작했다. 아버지랑 항상 코트에 나가서 슛 연습을 했고, 하루에 1만 개 이상 쏘기도 했다"고 답했다.
개선점으로는 '우측 돌파'를 꼽았다. 신우영은 "왼손잡이라 왼쪽 돌파는 잘할 수 있는데, 오른쪽은 가끔 부족하다고 느낀다. 우측 좌측 가리지 않도록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 그리고 중학교 때 수비가 약점이란 소리를 들었는데, 고등학교 오면서 수비가 좋아지고 있다. 수비 자세를 낮추고 더 쫓아다녀야 한다. 집중력을 발휘해서 약점 없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고 힘줬다.
"사실 클럽 때만 해도 농구선수의 꿈은 없었다"라고 말한 신우영. 그는 "농구가 재밌기도 했고, 아버지의 꿈이 농구선수였다고 하시니 농구선수가 되고 싶어졌다. 그래서 성성중에 올라가면서 (엘리트) 농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농구의 시작을 소개했다.
덧붙여 "중학생 때 심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김대의 코치님께서 잘 잡아주신 덕분에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며 성성중 김대의 코치를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롤 모델로는 지도자 박상오 코치를 지목했다. 신우영은 "중학생 때부터 박상오 코치님이 롤 모델이었다. 유튜브로 영상을 많이 찾아봤는데, 포지션도 다르고 하는 스타일도 다르다. 그렇지만 KBL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코치님의 자신 있게 올라가는 모습과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쫓아가는 모습을 본받으려고 한다"며 "사회생활이 아니다(웃음)"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신우영은 "팀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개인적으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려고 한다. 코치님께서 교체 선수를 찾으실 때 가장 먼저 나를 찾으실 수 있도록 믿음 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을 다부지게 해야 한다. 누가 봐도 '곧 죽겠다' 싶을 정도로 뛰어다니겠다"라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
한편, 박상오 코치는 신우영에게 따뜻한(?) 당부의 말을 남겼다. 박 코치는 "우영아, 네가 기사를 볼 건 내가 다 알고 있다. 이 기사를 보고 건방져지거나 거들먹거리면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사진 = 김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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