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 감독도 믿지 못한 정규리그 우승 “어느 때보다 기억에 남을 값진 우승입니다”

[점프볼=청주/이상준 인터넷기자]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위성우 감독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찼다.
아산 우리은행은 16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46-44로 승리,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14일 2위 부산 BNK썸이 용인 삼성생명에 패하며 정규리그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뒀던 우리은행은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단비(12점 9리바운드 4어시스트)와 이명관(15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의 활약이 빛났고, 박혜미(6점 6리바운드 3점슛 2개)의 외곽 지원 역시 승리에 일조했다.
우리은행에게는 2022-2023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이자 팀 통산 15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위성우 감독 개인으로서는 우리은행 감독 부임 후 10번째 정규리그 우승이기도 하다.
경기 후 만난 위성우 감독은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들뜰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도 안되는 우승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보다 멤버 구성도 좋지 못했다. 그렇기에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는 것이 인터뷰를 하는 지금까지도 믿기지 않는다. 올 시즌을 치르면서 느낀 것은 믿을 것은 연습밖에 없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혹독한 연습을 잘 참고 이겨낸 것이 오늘(16일)의 결과라고 느낀다”라고 긴 정규리그 우승 소감을 남겼다.
이어 “(김)단비가 경기 전까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명관이나 (박)혜미가 큰 역할을 해줬다. 특히 혜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역할을 다 해줬다. (한)엄지의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혜미는 비시즌 때 가장 훈련을 열심히 한 선수인데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해냈다. 연습이 만든 결과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이며 식스맨들의 공을 이야기했다.
우승컵을 가져오는 과정은 마냥 순탄치 못했다. 1쿼터 한 때 17-5까지 앞섰지만, 3쿼터 허예은과 나가타 모에에게 연속 5점을 허용하며 27-28로 역전을 내주는 등 경기 종료 직전까지 큰 어려움을 겪었다.
위성우 감독 역시 “1쿼터 초반과 달리 갈수록 힘이 떨어지며 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승부는 끝까지 봐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잘 이행해줬다”라며 경기를 돌아봤다.
더불어 위성우 감독은 신인 이민지에 대한 격려의 말도 남겼다. 이민지는 경기 종료 1분 12초 전, 쉬운 골밑 득점 기회를 놓쳤고, 이후 자책이 담긴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신인왕 경쟁을 펼치며 좋은 퍼포먼스를 펼치던 중 나온 옥에 티였기에 이민지 스스로 아쉬움이 많았을 터였다.
“솔직히 말하자면, 경기 중에 (이)민지는 벤치로 불러들이려 생각했다. 그렇지만 본인이 울기도 하면서 느껴보라는 마음에서 제외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이제 갓 졸업한 선수가 흔히 말해 쫄지 않고 경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슛을 안 쏠 때만 뭐라 한다. 안 들어가는 것은 큰 문제 없다. 배포 있는 민지의 경기력은 우리 팀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위성우 감독의 말이다.

우리은행은 시즌 전 박혜진(BNK)과 최이샘(인천 신한은행)의 FA 이적, 박지현(마요르카)의 해외 진출이라는 전력 누수가 일어났다. 박혜미와 심성영, 한엄지를 각각 FA와 보상선수로 영입했지만, 확실한 주전 선수는 김단비가 유일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위성우 감독 역시 “선수 현황판을 보고 답답했던 순간도 많았다. (김)단비를 제외하면 주전 선수로 뛴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라 어떻게 팀을 꾸려가야할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로 전력 약화가 컸고, 시즌 전 우리은행을 1위 후보로 예상한 전문가 역시 손에 꼽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원팀 정신에는 어떠한 누수도 없었다. 위성우 감독의 지도력과 에이스 김단비의 공수 지배를 필두로 위기 속 우리은행은 더욱 단단해졌고, 시즌 내내 반전의 드라마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그 결과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행복한 결말을 만들어냈다.
위성우 감독은 “그동안의 정규리그 우승과는 차원이 다른 느낌이다. 선수단 엔트리를 보고 힘이 빠질 때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온 고민의 해답은 연습이었다. 선수들이 감독이 운동을 많이 시키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을 잘 알아줬다. 선수들도 결과가 좋게 나왔으니 앞으로는 나를 더 믿어줄 것이라고 본다. 어느 우승보다 값진 결과이다”라며 긴 시즌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시즌 중 단비가 팔꿈치 부상을 당하는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였다. 올스타 브레이크가 약이 됐고,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 재정비를 잘했다. 만약 시즌이 한창일 때 단비가 다쳤다면, 팀이 와르르 무너졌을 것이다. 경기 전에 운이 좋았던 시즌이라고 말했는데 맞는 말 같다”라며 시즌 중 맞은 위기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의 시선은 이제 플레이오프로 향한다. 온갖 악조건을 극복하고 얻은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내친김에 통합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위성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우승을 자주 할 때랑은 차원이 다르다. 욕심 부릴 생각은 단 1%도 없다”라고 이야기한 위성우 감독은 “감독직을 맡은 이후로 1~2번 빼고는 우승을 무조건 해야한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선수들, 코칭스태프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어느 팀을 만나던 최선을 다할 것이다. 특히 우리 팀은 단비를 제외하면 큰 경기에서 주가 되어 뛴 선수가 없다. 경험이 있어도 식스맨으로 뛴 것이 전부다. 혜미가 그렇다. 아시아쿼터 선수들도 우승을 노리는 팀에 있지 않았을 뿐더러 식스맨이었다. 통합우승을 크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리 팀 컨디션에 맞춰서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KB스타즈가 될 수도 있고, 인천 신한은행이 상대가 될 수도 있다. 즉 변수는 많다. 순위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플레이오프에 집중을 할 계획이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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