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바꿔도 클래스 그대로…‘포항전 멀티골’ 주민규, 킬러는 멈추지 않아

남장현 기자 2025. 2. 16. 15: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진정한 킬러'는 '탓'을 하지 않는다.

주민규는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공식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멀티골을 작렬하며 대전하나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잘 버티던 포항도 주민규가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순간 승리의 희망을 내려놓게 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전하나 주민규가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2025시즌 K리그1 공식 개막전에서 득점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진정한 킬러’는 ‘탓’을 하지 않는다. 컨디션, 잔디 상태, 관중의 야유 등 그라운드 안팎의 환경에 크게 영향받지 않는다. 2025시즌을 앞두고 대전하나시티즌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35)가 그렇다. 그의 적은 오직 자신뿐이다.

주민규는 15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1라운드(공식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멀티골을 작렬하며 대전하나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후반전 중반까지 상대의 거센 압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순간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건주의 선제 결승골(전반 31분)로 대전하나가 1-0으로 앞서던 후반 41분 헤더골을 터트린 뒤 3분 만에 추가골까지 뽑았다.

특히 놀라운 것은 골 집중력이다. 주민규는 2차례 시도한 유효 슛을 모두 골로 연결했다. 잘 버티던 포항도 주민규가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순간 승리의 희망을 내려놓게 됐다.

여러모로 크게 의미 있는 활약이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를 떠나 새로운 도전을 택한 만큼 부담이 적지 않았던 주민규다. 황선홍 대전하나 감독이 이날 경기 전 “앞으로도 경기가 많다. 부담을 크게 갖지 말고 하던 대로 하자”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당사자로선 쉽지 않았다.

“부담감이 굉장했다. 처음은 항상 떨리는데, 역시나 몹시도 불안했다”고 털어놓은 주민규는 “다행히 멀티골이 터졌다. 어느 정도는 부담을 덜었다. 좋은 출발이다. 자신감이 생겼고, 좀 더 편안히 다음 경기를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주민규의 이적은 처음이 아니다. 고양FC~서울 이랜드~울산~제주 SK~울산(복귀)을 두루 거쳤다. 그래도 족적은 깊었다. 특히 2020년 8골로 제주의 K리그1 승격을 함께한 뒤 이듬해에는 22골로 생애 처음 K리그1 득점왕으로 등극했다. 울산으로 돌아온 2023년에도 17골로 2번째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2020년 이후 매 시즌 꾸준히 두 자릿수 골을 뽑았다. 다소 부진했다고 평가받은 지난 시즌에도 10골·4도움으로 충분히 제 몫은 했다.

다만 계속 울산과 함께할 순 없었다. 리그 3연패에 성공한 울산은 세대교체에 돌입했다. 설 자리가 좁아진 주민규로서도 변화가 필요했다. 여러 선택지가 있었으나, 창단 첫 K리그1 정상을 노리는 대전하나의 손을 잡았고,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주민규는 이날 경기 도중 포항 신광훈의 팔꿈치에 얼굴을 맞아 오른쪽 눈이 크게 부어올랐음에도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참고 뛰는 투혼을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다음 상대는 울산이다. 주민규는 “리그 3연패를 달성한 K리그1 대표 구단이다. 단단히 준비하지 않으면 승점을 빼앗긴다. 나부터 정신 차리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