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두 배 이상 갈까”...본격 분양 시작하는 이 신도시 [나기자의 데이터로 세상읽기]
수도권 신도시 불패신화 만들어
3기 창릉 전용84㎡ 분양가 7.7억
서울아파트 평균 대비 15% 낮아
1·2기때랑 비슷하게 가격 책정돼
신도시, GDP 성장분만큼 가격 뛰어
앞으로 35년간 GDP 2배 성장 예정
입지 좋은 3기 신도시도 수혜 가능성
전용84(34평) 기준으로 분양가는 7억7000만원이었습니다. 공사비 인상이 반영되면서 사전청약 가격보다 1억가량 더 올랐습니다.
대한민국에선 수도권 신도시 불패신화가 있습니다. 실제로 1·2기 신도시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수분양자에게 가져다줬죠.
3기 신도시 그럴까요? 여러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1기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는 전용84㎡ 기준으로 대략 8000만~1억원 내외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국내 연평균 가구소득은 약 1000만원가량. 가구소득 대비 약 8~10배를 내야지 아파트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현재 전용84 기준으로 일산·산본·중동은 약 6억원대 중반, 평촌은 10억원대, 분당은 15~20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수분양자는 해당 집을 계속 가지고만 있었어도 6~20배의 시세차익을 보게 된 겁니다.
실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1단지 금호’(1992년 건축)전용 164㎡(58평)를 1998년에 3억6600만원에 매입했습니다. 현재 해당 평형 시세는 23억~24억원에 달합니다. 분양을 안 받고 중도에 아파트를 매입한 것만으로도 이 대표는 6.5배 차익을 얻은 것입니다.
2기 신도시는 부동산 과열을 잡고자 노무현 정부 때 기획돼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쳐서 순차적으로 입주한 신도시를 말합니다. 판교 광교 위례 동탄 미사 운정 검단 등이 이에 해당하죠.
지역별로 분양가 편차는 크지만, 입주 초기시기 기준으로 대략 운정·검단은 평당 800만~900만원, 광교·판교·위례는 평당 1300만~1500만원, 동탄·미사는 평당 1000~1200만원에 2010년대 초중반 분양됐습니다.
그리고 이들 지역 모두 최소 2배에서 많게는 4~5배가량 시세가 올랐습니다. 신도시 분양 불패신화가 만들어진 셈이죠.
그렇다면 3기 신도시 분양가(창릉 전용 84㎡ 기준 7.7억원)는 이들 신도시와 비교할 때 적절한 가격일까요?
특히 이번에 7.7억원에 분양하는 S-5, S-6, A-4 블록은 GTX-A 창릉역과 마을버스로 1~2정거장이면 갈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범역세권으로서 유망지역으로 꼽히죠.
1기 신도시 34평(전용84㎡)은 1990년대 초반에 대략 1억원 내외에 분양됐고, 이는 당시 서울서 준신축에 해당하던 상계주공7단지(노원역 인근)랑 가격이 비슷했습니다. 현재 상계주공9단지의 전용84㎡의 실거래가는 9억원대 초중반으로 서울아파트 ‘중간값’을 차지하고 있죠.
3기 신도시 창릉신도시 역시 분양가는 현재의 상계주공7단지 가격(9억대 초중반)에 비해 15%가량 저렴한 수치입니다. 아울러 이번에 창릉신도시서 본청약이 뜬 단지는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도래울마을)도 살짝 저렴하죠.
이렇게 보면 창릉신도시 분양가는 1·2기 신도시 때와 같이 ‘적정가’가 됩니다. 경기권 신도시 분양가를 당시의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보다 살짝 낮은 수준에서 분양했던 과거의 전례가 이번에도 적용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3기 신도시도 이 같은 수도권 신도시 불패신화가 적용될까요?
이는 한국경제의 성장성과 관련 있습니다.
2023년 기준 명목GDP는 1기 신도시가 분양했던 1990년 대비 11배, 2기 신도시가 분양을 시작한 2004년(동탄 신도시 기준) 대비 2.5배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1기 신도시 대장인 ‘분당’의 경우는 최대 20배에 달하는 상승폭을 기록했고, 일산·평촌 등서도 11배까진 아니어도 6~7배 이상 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평균으로 어림잡아보면, 명목GDP가 오른 만큼(11배), 1기 신도시 분양자들의 진 값도 오른 셈입니다.
2기 신도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광교·판교·위례·동탄 등이 주로 올랐는데, 평균으로 치면 어림잡아 3배가량 됩니다. 이 또한 명목GDP 상승분(2.5배)을 반영한 수치이죠.
명목GDP는 실질GDP서 물가 상승률(GDP디플레이터)을 반영한 개념입니다.
이를 고려하면, 수도권 신도시 불패신화는 곧 한국경제 성장의 반영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구 감소·저성장 등이 리스크 요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2022년 ‘2075년으로 가는 길’ 보고서를 공개하며, 한국의 실질GDP를 2030년 2조 달러서 2060년 3조3000억 달러(4600조원), 2075년 3조4000억 달러(약 4700조원)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실질GDP여서 물가 상승분을 반영해야 합니다. 만일 물가상승률이 매년 1.5%가량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20년간의 물가는 약 30~40% 상승합니다.
이를 반영하면, 2040년 명목GDP는 2020년 명목GDP의 2배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1·2기 신도시의 성공경험을 본다면, 3기 신도시도 분양을 받을 경우 20년 후 가격이 약 2배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1·2기 때의 상승률은 아니지만, 최소한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수익이 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죠. 특히 GTX 라인에 인접한 단지들은 가격 상승의 수혜단지로 꼽힐 수 있습니다.
다만 변수가 있습니다.
첫째,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방침입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스트레스DSR 3단계를 예고하고 있고, GDP 대비 가계대출 비중도 현재 92% 대비 낮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대출이 예전만큼 나오지 않아서 주택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둘째, 인구구조 변화입니다.
현재 인구수는 2020년 이후 줄곧 감소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수도권 가구수도 204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감소할 예정입니다.
건설사업관리(PM) 전문기업인 한미글로벌과 인구문제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2040년부터 한국주택 가격이 감소할 것이다”라고 지난해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셋째, 한국경제 성장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입니다.
단기적으론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한국 수출기업의 업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론 중국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세계시장 점유율 확대가 우리 기업을 옥죌 것으로 보입니다.
골드만삭스는 2040년에 2020년 한국의 실질 GDP가 대비 2배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 한국은행을 비롯한 많은 경제연구 기관들이 “저성장의 늪에 빠져서 성장이 쉽지 않다”는 보고서를 내고 있습니다.
위의 3가지를 따졌을 땐, 3기 신도시라고 무조건 ‘분양가 대비 2배 수익’이 보장된다고 보긴 힘듭니다. 결국 분양을 받는다는 것은 ‘투자의 일환’이고, 그에 대한 리스크는 온전히 수분양자가 감당해야 합니다.
인구구조상 앞으로 10~15년 간 입주가 완료될 3기 신도시는 사실상 ‘마지막 신도시’가 될 예정입니다.
긍정론자, 즉 한국경제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다른 투자수단(주식·채권·가상자산·금)을 통해 수익을 낼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3기 신도시 분양을 적극 검토할 만합니다.
특히 이번에 나온 창릉 신도시 분양과 같이 GTX-A라인 근처로 호재가 있거나, 혹은 나눔혐 등으로 국가의 저리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더더욱 분양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부정론자, 혹은 한국경제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면 3기 신도시 분양보다는, 외곽지역 구축아파트를 조금 더 저렴해질 때를 기다려 노려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구조적인 수요감소로 인해서 구도심 아파트들의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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