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첫 ‘탄핵 반대’ 집회…“선동 마라” 시민 반발에도 전국서 집결
전국 각지서 KTX·버스 대절해
금남로 방면 대중교통 ‘만원’
“타지인이 광주인 행세” 항의도
100m 거리선 맞불 집회 열려
열차가 매진되자 고속버스를 대절해 광주로 향한 참가자들도 많았다. 이날 집회를 주최한 세이브코리아 측은 “전국 각지에서 광주에서 애국정신을 보여준 덕분에 열차, 버스가 줄줄이 매진됐다고 한다”며 “오늘을 위해 버스까지 대절한 열정을 보여주신 참가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집회 장소인 금남로로 가는 대중교통도 평소와 달리 승객들로 가득 찼다. 한 광주 시민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보다 사람이 많은 기분”이라며 놀랐다. 승객을 가득 태우고 가던 버스들이 금남로 인근 정류장을 지날 때마다 승객이 모두 내리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의 거주 지역과 나이는 각양각색이었다. 부산에서 온 김병율 씨(49)는 “이전에 열린 부산 집회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었다”며 “광주에도 우리가 받은 에너지를 나눠주고 싶어서 먼 길을 운전해 왔다”고 말했다. 충북 괴산에서 온 김지형 씨(42)는 “광주도 바뀌고 있다”며 “여전히 제 목소리를 못 내는 광주 시민들이 오늘 집회를 계기로 자신감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가자 중에는 광주 시민도 있었다. 고등학생 이재우 씨(18)는 “앞으로도 계속 집회가 열리면 좋겠다”며 “아직 부끄러워서 가만히 있는 광주 시민이 많을 것이다. 그들을 대신해서 더 크게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약 2만명이 집결했다.
한 무리는 집회 장소 인근을 지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멀리서 와서 고생하지 말고 집에나 가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광주 시민 김기홍 씨(55)는 “있지도 않은 대통령 옹호 여론을 만들려 애쓴다”며 “무작정 부정선거 들먹이거나 비상계엄을 옹호하지 말고, 탄핵에 반대해야 할 합당한 이유나 설명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의 사투리를 두고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께 집회 장소에서 30m가량 떨어진 골목에서 한 시민이 대통령 지지자들을 향해 “대구로 돌아가라”고 외치자 지지자들이 “광주 사람인데 어딜 가라고 하느냐”고 대응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몇 시민이 “말투가 대구 말투인데 왜 거짓말을 하냐. 조용히 있다가 가라”고 반박했다. 두 집단은 서로 욕설을 주고받다 경찰에 저지당했다.
집회를 지켜보던 박정현 씨(43)는 “(참가자들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최소 80%는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다”라며 “이러다 큰 싸움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씨는 “저 역시 처음에는 비상계엄 선포를 비판했다. 하지만 거대 야당이 탄핵을 남발하는 행위를 보며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통해 계몽령을 선포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민족은 위기때 마다 똘똘 뭉쳐 극복해왔다”며 “일제 시대에는 독립운동이 있었고, 남북전쟁 때에도 힘을 모아 북한군을 막아냈다. 지금 대한민국이 겪는 정치와 경제 위기도 윤 대통령이 돌아와 모두 하나로 뭉친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김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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