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해 피살 北 배상 책임 이제야 인정, ‘美 웜비어’ 길 따라야

2020년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유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북한은 2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소송 제기 2년 10개월 만이다. 당초 법원은 북한이 우리 영토이고 조선노동당 주소가 특정돼 있기 때문에 공시 송달 요건이 안 된다며 기각했다. 분단 현실을 무시한 판단이었다. 유족이 항소했고 마침내 북한의 배상 책임이 인정된 것이다.
유족은 대북 송금 자산을 가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에 손해배상금 지급을 청구할 예정이다. 경문협은 국내 방송사로부터 북한 영상·저작물 사용 저작권료를 걷어 북에 보내온 단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두 차례 이사장을 맡았고, 현재 약 28억원을 공탁해 두고 있다. 하지만 경문협은 국군 포로나 납북자 등이 손해배상금 지급을 청구할 때마다 거부해 왔다. 북한 누구에게 어떤 경로로 돈을 보냈는지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원은 그동안 국군포로 등이 제기한 소송에서 경문협의 손을 들어줬다. 경문협 자금이 북 정권으로 갔다는 증거가 없고 북 단체·주민의 돈이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전 주민이 김정은의 완전한 노예인 북에서 개인·단체가 무슨 권리를 갖고 있다고 진짜로 믿는 판사는 없을 것이다. 모두가 김정은의 돈일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기계적 법 논리만 갖다 댄 판결이었다.
미국 법원은 2018년 북한에 억류돼 사망한 오토 웜비어의 유족에게 북한이 5억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하고, 북한 화물선에 대한 강제 매각도 승인했다. 웜비어 유족이 찾아낸 미국 내 북한 자금만 2379만달러(약 279억원)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와 의회는 웜비어 유족을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씨가 북한군에 붙잡혀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방치했다. 오히려 자진 월북으로 몰고 증거·자료를 왜곡·삭제했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빛을 잃을까 봐 국민 생명을 외면한 것이다. 그것으로 문 정부 인사들이 구속되고 처벌받았다. 그런데도 문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 없었다. 오히려 정보 공개를 막고 봉인했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경문협은 지금이라도 북한 손해배상금 지급에 협조해야 하고, 법원도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전향적 판단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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