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병 되는 비만"…위고비의 효과는? 내분비내과 정인하 교수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2025. 2. 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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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체내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현상으로,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를 넘어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비만 인구는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 추세다. 대한비만학회가 발표한 2023 비만팩트시트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만율은 40%에 육박해,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만의 진단 기준부터 위고비 등 약물치료법과 예방법까지, 내분비내과 정인하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Q. 체질량지수(BMI)와 체지방률이 어느 정도일 때 비만으로 진단하나요?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데요, 체질량지수를 이용한 비만의 기준은 인종에 따라 다릅니다. 대한비만학회에서 정의한 우리나라 비만 진단 기준은 BMI 23kg/㎡ 이상, 25kg/㎡ 미만을 과체중으로 정의하고 있고, BMI 25kg/㎡ 이상부터 1단계 비만으로 정의합니다. BMI 30kg/㎡ 이상은 2단계 비만, BMI 35kg/㎡ 이상은 3단계 비만입니다.

체지방률에 따른 비만은 일반적으로 남자 25% 이상, 여자는 35% 이상인 경우입니다. 그러나 체지방률은 검사 방식에 따라 정확도 차이가 크고, 검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예를 들어 수분 섭취나 체내 나트륨 농도, 운동 직후에 측정했는지 식사 후에 측정했는지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세계보건기구를 포함한 많은 단체와 의료 기관에서는 BMI를 사용하여 비만을 진단하고 있습니다.

Q. 마른 비만이나 복부비만 같은 경우는 어떻게 진단할까요?
BMI 기준으로는 비만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허리둘레를 기준으로 복부 비만으로 진단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한비만학회에서 정의한 우리나라 복부 비만 진단 기준은 남자 허리둘레 90cm 이상, 여자 85cm 이상일 때 복부비만으로 정의합니다.

Q. 비만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합병증을 유발하나요?
비만인 사람의 경우 2형 당뇨병과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2형 당뇨병의 경우 비만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발병 위험이 2.5배 이상 증가하는데요.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몸에 축적된 지방세포가 과도하게 증가를 하게 되면 지방세포에서 분비하는 염증성 물질들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게 됩니다. 그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고 당뇨병뿐만 아니라 여러 심혈관 질환, 지방간 등 대사성 질환을 유발하게 됩니다.

고혈압 역시 비만한 사람이 비만하지 않은 사람보다 2배 이상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심근경색 발병률 또한 1.2배에서 2배 이상 증가합니다. 암의 발병 위험률도 높아지고, 과도한 체중으로 인해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폐에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그 결과 신부전, 부정맥, 성기능 저하, 치매와 같은 여러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발병률을 높인다 |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Q. 비만 탈출을 위해서는 운동과 식이요법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위고비와 같은 약물의 도움을 받는 분들도 많은데요,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식욕억제제가 있는데,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교감신경을 항진시켜 식욕을 감소시키는 약물들입니다. 펜터민(phentermine), 펜터민과 토피라메이트의 복합제(phentermine/topiramate), 그리고 날트렉손, 부프로피온 복합제(naltrexone/bupropion)와 같은 약들이 식욕억제제에 해당하는 약입니다.

식욕억제제들은 부작용으로 불면증이나 두근거림, 손떨림, 입마름, 어지럼증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펜터민을 복용하면서 교감신경 항진으로 인해 환각이나 자해와 같은 정신병적인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펜터민의 경우에는 3개월 이하 단기 처방을 권장합니다.

다음으로 지방흡수 억제제가 있는데요. 소장에서 지방 분해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지방 흡수가 되지 않고, 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지방이 대변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약입니다. 오르리스타트(orlistat)라는 성분이고, 지방 흡수를 약 30% 정도 감소시킵니다. 체중 감량 효과는 앞서 말씀드린 식욕억제제에 비해 비교적 적지만 부작용이 좀 더 적은 장점이 있어 장기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지방 섭취가 많지 않은 한국인들은 서양인들에 비해 체중 감량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작용으로는 지방변, 복부팽만, 잦은 방귀, 배변 실금 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삭센다, 위고비와 같은 GLP-1 유사체 주사제가 있습니다. GLP-1 유사체는 원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던 약으로, 여러 임상 연구에서 체중 감소가 확인되어서 비만치료약으로도 허가를 받게 된 약입니다. 리라글루타이드 (liraglutide)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주사제는 비만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들에게 비만치료제로 처방 가능한데요, 뇌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위장관 운동을 느려지게 하여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는 기전을 통해 비만 환자의 체중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Q. 위고비와 같은 GLP-1 유사체 주사제는 어떤 부작용이 있나요?
가장 흔하게 보고되는 부작용은 위장관 운동 속도가 느려져서 생기는 증상들입니다. 구역이나 구토, 변비와 설사 등이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췌장염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어 무분별한 사용은 주의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약물치료는 생활습관 요법의 보조적 치료법이므로, 약물에만 의존하지 말고 일상생활에서 올바른 식사와 꾸준한 운동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들은 모두 체중 감량 효과와 부작용 발생 등을 고려해서 복용을 지속할지 또는 중단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므로, 주치의와의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합니다.

Q. 비만으로 인해 수술 치료를 고려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까요?

BMI 35kg/㎡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라면 수술을 통해 체중을 감량하고,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고도비만 환자에서 비수술적 치료는 대부분 5년 이내에 다시 체중 증가를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약물로 인한 부작용이 있는 경우,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수술 치료가 고려됩니다.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술은 당뇨병을 비롯한 동반 질환 개선 효과가 크기 때문에 비만대사수술이라고도 하는데요. 2019년 1월부터 비만대사수술이 우리나라 건강보험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보험 적용 기준은 BMI 35kg/㎡ 이상인 고도비만이거나, BMI 30kg/㎡ 이상이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 합병증을 한 가지 이상 동반한 경우입니다. 비만대사수술 후 장기간의 추적 관찰에서 30% 정도의 사망률 감소가 보고되었고,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50% 이상, 당뇨병의 유병률은 85%, 암 관련 사망률은 46% 감소한다고 보고되었습니다.

Q. 비만대사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비만대사수술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인 비만대사수술 방법은 위의 윗부분에 밴드를 감아 위를 작게 만드는 위 밴드 성형술, 위의 일부분만 남기고 소장과 연결을 하는 위 우회술(루와이 위 우회술)입니다. 또한, 위 소매 절제술 역시 많이 시행되는데요. 음식을 섭취하면 늘어나게 되는 부분을 절제해서 위의 크기를 줄이고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한 체중 감소를 넘어서 비만 관련 대사 질환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치료입니다. 하지만 수술 후 생활 습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므로, 전문가의 평가와 상담을 통해 시행되어야 합니다.

Q. 마지막으로 비만을 예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3가지를 꼽아주신다면요?
비만 예방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생활방식을 장기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적정한 칼로리를 영양소 균형에 맞게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건강한 식습관이 첫 번째입니다. 다음으로 꾸준한 운동이 중요하고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합니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과식이나 고칼로리 음식에 대한 욕구를 유발하므로, 충분히 잘 자면서 스트레스를 관리를 하는 것 또한 비만을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획 = 김다인 아나운서
도움말 = 정인하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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