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무역전쟁 선포… 대미 무역 흑자 한국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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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인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한국이 미국의 무역적자 상위 10위 안에 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세 영향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것과 관련 없이 미국이 우리 기업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수요가 줄어들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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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미국 상무부는 오는 4월1일까지 국가별 검토를 거쳐 차등 부과할 방침이다.
상호관세는 각국이 미국 상품에 적용하는 관세율만큼 미국도 상대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미국은 각국이 미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물론 수입 정책, 위생 조치, 수출보조금, 디지털 무역 장벽 등 비관세 요소를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서에서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무역 상대국이 미국 기업, 근로자 및 소비자에게 부과하는 불공정하고 차별적 세금이나 역외 부과 세금도 상호관세 책정의 검토 요소라고 명시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대부분 상품에 관세를 면제받는 한국도 협상 대상에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약 81조원)로 중국, 멕시코, 베트남, 아일랜드, 독일, 대만, 일본 등에 이어 대미 무역흑자 8위에 올랐다.
가장 타격이 예상되는 산업은 수출 규모가 큰 반도체와 자동차다. 트럼프는 이날 "대만이 미국에서 반도체 산업을 빼앗았다"며 "한국에서 조금 생산되긴 하지만 대부분이 대만산이고, 지금 당장 미국에서 반도체 칩을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 관세도 곧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매출 의존도는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의 대미 수출액은 106억8000만 달러(약 15조5300억원)로 전체 품목 중 2위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미국 매출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13.4%포인트 증가한 58.8%에 달했다. 반도체 관세 현실화 시 가격 상승에 따른 후폭풍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FTA를 통해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해 온 완성차업계도 상호관세가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가장 많이 자동차를 수입한 국가는 멕시코(16.2%)였고, 한국(8.6%)은 2위를 차지했다. 고환율 기조로 수익이 크게 향상된 만큼 미국이 비관세 무역 장벽을 근거로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는 미국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는 오는 3월12일부터 적용된다. 수출 쿼터 제한으로 이미 한차례 수출 제한을 받은 한국은 관세 부과 시 수출량 감소가 예상된다. 구체적인 관세 적용 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무관세 쿼터가 폐지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관세 전쟁이 예상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해 10월 발간한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관세 전쟁' 발발 시 한국의 미국 수출액이 최대 304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것과 관련 없이 미국이 우리 기업에 상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 부과 시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수요가 줄어들고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우리나라 행정부가 미국 행정부와 소통할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국이 안정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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