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디그룹 ㅣ 2025년 드라마가 학교를 주목하는 이유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또 다시 학원, 학원 그리고 학원이다. 2025년 초부터 대한민국 드라마들이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OTT 플랫폼을 중심으로 매체가 재편되는 상황에서 학원물은 지금의 젊은 시청자들을 붙들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재다. 학원 즉 학교를 기반으로 다양한 하위장르를 고구마 뿌리처럼 늘어뜨리며 'K-드라마'의 양분을 가득 흡수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작품 중 가장 화제성을 수확하고 있는 작품 역시 학원물이다. 최근 드라마를 보면 사극과 학원물이 대한민국 드라마를 마치 양분하는 듯한 기세다.
지난달 23일 티빙을 통해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스터디그룹'은 이른바 '먼치킨' 종류의 학원물이다. '먼치킨'은 온라인의 용어로 막강한, 한 마디로 적수가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강자를 뜻하는데, 공부는 하고 싶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고 오히려 천부적인 싸움 실력으로 공부를 방해하는 요인만 늘어가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학원물을 베이스로 액션과 만화스러운 설정을 녹여 넣었다. 황민현이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싸움만 잘하는 주인공 윤가민을 연기하고, 한지은이 그와 함께 전국 최강의 꼴통학교에서 스터디그룹을 안착시키려는 기간제 교사 이한경으로 출연한다.
지난 10일 공개돼 주인공 이혜리와 정수빈의 동성 키스장면이 큰 화제가 됐던 '선의의 경쟁' 역시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유플러스 모바일TV와 유플러스TV에서 공개되는 '선의의 경쟁'은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전국 최고의 사립학교에서 학생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유제이와 지방에서 1등을 하다 이 판에 끼어드는 우슬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원작에서 주요 플롯이 아니었던 슬기 아버지의 사망 사고가 새롭게 복선으로 자리하며 학원물의 틀에 스릴러를 끼워 넣었다.
조만간 공개가 예정되어 있거나 촬영이 진행되기로 한 작품들 역시 학원물이 많다. 각각 2022년 넷플릭스, 웨이브에서 첫 시즌을 공개했던 '지금 우리 학교는'과 '약한 영웅' 역시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정하고 올해 촬영, 공개를 앞두고 있다. 또한 배우 서강준의 전역 후 복귀작이 될 21일 첫 방송 MBC '언더커버 하이스쿨' 역시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밖에 소소하게 웹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는 웹 드라마와 학교에서의 회상장면이 많이 쓰이는 기존 작품들을 더하면 지금 드라마에서 학원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넉넉하게 예상할 수 있다.
원래 학원, 즉 학교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을 주로 다뤘던 학원물은 OTT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장르의 전시장'이 됐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나 티빙 '방과 후 전쟁활동' 등의 작품은 학원물에 좀비나 외계 생명체 등 판타지 설정을 첨가해 액션 장르로 발전했다. 유플러스TV '하이쿠키'나 넷플릭스 '하이라키', 티빙 '피라미드 게임' 등의 작품은 학교 안 서열싸움을 주된 틀로 그 안에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코드를 섞었다.

그 외에도 '선재 업고 튀어' '반짝이는 워터멜론' 등이 보여주는 청춘물, '소년시대' 등으로 대표되는 코미디물도 있었다. 이렇듯 대한민국 드라마는 근 2~3년 사이 모두 학원물을 중심으로 장르 실험을 거듭하는 발전을 되풀이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다. 일단 학교라는 배경 자체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오랜시간 몸담는 곳이기에 다양한 기억이 존재한다. 그리고 사회를 축약하는 서열 다툼과 함께 성적 지상주의, 황금 만능주의 등 인간의 욕망을 배열하기도 적합하다.
또한 최근 드라마의 큰 젖줄이 되고 있는 웹툰시장이 학원물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도 큰 이유가 된다. 비교적 젊은 웹툰 작가들의 기억 속에 학교에서의 일들이 인생의 주요한 기억으로 남아있고, 이를 주로 소비하는 젊은 층 역시 학원물에 익숙하다.

제작을 하는 입장에서는 학원물은 신인의 등용문이 되고, 각종 장르를 실험하기에 적합하다. 물론 주요배역으로는 이름 있는 배역을 써야 하겠지만 한 반을 차지하는 많은 학생들을 유명한 배우로만 채울 수 없다. 자연스럽게 신인 캐스팅이 과감해지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하는 것이다. 앞서 오랜 역사를 자랑했던 KBS의 '학교' 시리즈가 스타 배우들의 산실인 사실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안방극장은 치정물, 로맨틱 코미디 등 정서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사랑받았지만, 최근에는 '원경'이나 '옥씨부인전'의 성공, '체크인 한양' 등의 선전과 '춘화연애담'의 공개 등 사극의 제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학원물 역시도 많은 작품이 공개됐고, 앞으로도 공개될 예정이라 2025년 안방극장의 풍향계 역할을 한다.
다니는 학생들의 수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존재하는 대한민국의 학교 이야기. 올해는 또 어떤 작품들이 어떤 줄거리와 새로운 배우들을 길어낼지, 'K-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들의 눈길이 학교로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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