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선거 앞두고 러 공작 극심…머스크가 확산

강영진 기자 2025. 2. 14.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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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극우 독일대안당 적극 지지 활동
러는 공작에 활용, 머스크는 정보세탁 역할
[할레=AP/뉴시스]일론 머스크가 지난달 25일(현지시각) 독일 할레에서 열린 극우 독일대안당(AfD)의 총선 출범식에 화상으로 출연해 지지하는 모습. 머스크가 러시아의 독일 선거 개입 공작을 확산하는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2024.2.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러시아가 독일 총선에서 극우 독일대안당(AfD)을 지원하기 위해 대대적 공작을 펴고 있으며 AfD를 지원해온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X 계정에서 허위 정보를 확산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주 AfD 소속 슈테판 프로츠카 의원이 독일 녹색당이 우크라이나 정부와 공모하여 난민을 모집하고 테러 공격을 조작한 뒤, 이를 AfD의 소행으로 몰아가려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렸다.

그러자 지지자들이 격분했다. "모두 깨어나야 한다. 이것은 범죄"라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나 기사는 러시아가 지어낸 허위 정보였다.

러시아가 독일 정치인들의 성적 스캔들, 재정 비리, 범죄 연루설 등을 퍼뜨리며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가짜 뉴스와 인공지능(AI)으로 조작한 영상을 봇 프로그램을 활용해 각종 소셜 미디어에 대대적으로 퍼트리고 있다.

독일 주류 정당과 언론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키고, AfD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러시아와 같은 목표를 가진 인물이 일론 머스크다.

독일 전략대화연구소(ISD) 사샤 하블리첵 CEO는 "머스크와 러시아 비밀 작전이 상호 보완적“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공작 사례들

러시아는 이번 선거를 우크라이나에 대한 독일의 지원을 약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머스크는 2억1700만 명의 X 팔로워들에게 AfD가 독일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알리스 바이델 AfD 대표를 X에서 75분 동안 인터뷰한데 이어 AfD 당대회에 AfD를 지지한다는 화상 메시지를 보냈다.

머스크의 이런 활동을 러시아가 적극 활용하고 있다. 머스크가 게시한 글을 봇을 이용해 퍼트리고 있다.

가짜 뉴스의 달인

러시아는 프랑스, 몰도바, 조지아, 미국의 선거를 방해한 방법을 독일에서도 그대로 사용한다.

미 보안관 대리 출신으로 러시아에 망명한 존 마크 두간이라는 인물이 러시아의 가짜 뉴스 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다. 160개 이상의 가짜 뉴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선거에 개입해온 것이다.

두간은 지난해 11월12일 조기 선거가 발표된 9일 뒤 수십 개의 독일 가짜 뉴스 사이트를 등록하기 시작했고 2월까지 102개로 늘었다. 국영 매체, 독일 현지 언론을 사칭한 것들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가 우크라이나와 공모하여 베를린 미술관에서 그림 50점을 훔쳤다는 허위 주장이 담긴 영상을 유포했고 차기 총리가 유력한 기민당(CDU) 대표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20년 전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는 내용도 있었다.

일반인도 AI 조작 대상

지난달 영국 브래드퍼드 대 정신건강 간호사 나탈리 핀치가 대학 홍보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이 영상을 AI로 조작한 영상이 2주 뒤 블루스카이에 올라왔다.

핀치가 독일 CDU 후보들의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AI로 목소리를 조작하고 원래 영상과 자연스럽게 결합한 영상이다.

미 대학 총장들의 목소리를 도용한 영상, 영국 경찰관이 독일에 대한 테러 공격을 경고하는 가짜 영상 등도 있다.

공작의 효과

러시아의 공작으로 독일 유권자들의 선호가 크게 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평가다.

그러나 이미 공적 담론에 스며든 엄청난 양의 허위 정보들이 사회적 불만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 레코디드 퓨처(Recorded Future) 브라이언 리스턴 연구원은 "러시아는 공작 대상 국가의 정치에 대해 그 나라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국내정보국도 허위 정보의 양과 정교함이 역대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전략대화연구소(ISD)에 따르면 최근 한달 동안 러시아 운영 48개 X 계정 조회수가 250만회에 달했다. 지난달 '좋아요' 또는 '공유'가 3배 늘었다.

러 공작 확산에 머스크 역할

러시아의 허위 공작은 유력 인플루언서들이 공유하면서 크게 강화된다. 이른바 ”허위 정보 세탁"이다.

미 정부의 실세인 머스크가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 총리를 "바보"라고, 독일 대통령을 "비민주적 독재자"라고 비난하는 머스크는 독일 대안당 지지자들의 게시물을 자신의 X 계정에 공유해 부각시켰다.

머스크는 과거 러시아의 선전을 증폭시킨 전력이 있다. 지난 2023년 10월, 모스크바 소재 인터넷 기업 '소셜 디자인 에이전시'가 제작한 밈을 공유했다. 미 정부의 제재를 받는 기업이다.

줄리아 스미르노바 CeMAS 분석가는 “머스크 같은 사람이 러시아의 공작 내용을 공유하면 거짓을 진실로 만들고 더욱 확산시켜 큰 피해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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