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피겨 남녀 한국에 금메달 뺏기자 ‘멘붕’···“의외의 결과, 에이스 책임감 가져야”

양승남 기자 2025. 2. 14.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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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피겨 스케이팅이 국제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남녀 우승을 휩쓸었다. 사진은 13일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는 김채연(위)과 차준환(아래). 연합뉴스



일본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에서 남녀 에이스가 한국에 나란히 밀려 은메달에 그치자 큰 충격에 빠졌다.

한국의 피겨스케이팅 남녀 싱글 차준환(고려대)과 김채연(수리고)이 최강 일본 선수를 꺾고 동계 아시안게임 동반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채연은 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승했고, 차준환은 바로 이어진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들은 세계 최강 수준인 일본 남녀 에이스에 밀려 은메달이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다. 평소 아시안게임 피겨에 2진급 선수들을 내보냈던 일본은 이번 대회에 예상을 깨고 간판 선수들을 파견했다. 남자 싱글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가기야마 유마, 여자 싱글엔 최근 3년 연속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사카모토 가오리가 나왔다.

피겨 김채연이 13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메달을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은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 사카모토 가오리, 오른쪽은 동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요시다 하나. 연합뉴스



가기야마의 ISU 공인 개인 최고점은 310.05점으로 차준환(296.03점)보다 10점 이상 높다. 사카모토도 마찬가지다. 개인 최고점 236.09점으로 김채연(208.47점)을 크게 압도했다.

쇼트에서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인 94.09점을 획득해 1위 가기야마(103.81점)와 격차를 보였다. 김채연 역시 트프로그램에서 71.88점으로 사카모토(75.03점)에 이은 2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은 나란히 프리스케이팅에서 대역전극을 펼쳤다. 김채연은 이날 낮에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결점 연기를 펼치면서 개인 최고점인 219.44점을 마크해 점프 실수를 한 사카모토(211.90점)를 꺾고 우승했다. 이어 열린 남자 싱글에선 차준환이 281.69점으로 실수를 연발한 가기야마(272.76점)를 누르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일본은 믿었던 두 금메달 후보가 한국에 밀린 것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일본 매체 ‘닛칸 스포츠’는 “피겨 일본 남녀 에이스가 의외로 은메달에 그쳤다”면서 “프리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한국 차준환, 김채연에게 금메달을 내줬다”고 전했다.

피겨 차준환이 13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은메달을 획득한 일본 가기야마 유마, 오른쪽은 동메달 카자흐스탄의 샤이도로프 미카일. 연합뉴스



김채연에 밀린 사카모토는 “우승을 노리고 있었기에 물론 안타깝지만, 이 실패를 바탕으로 다음 기회를 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준환에 역전패한 가기야마 역시 “연기 내용에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다음 세계선수권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는 대부분 ‘의외’ ‘충격’이라는 표현으로 믿었던 남녀 에이스가 한국에 밀린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특히 ‘닛칸 스포츠’는 가기야마가 은메달을 따고도 “비장감이 없었다. 일본 남자 에이스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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