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화된 법까지 줄줄이 꺼내는 美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의 근거로 삼을 법안엔 어떤 것이 있을까? 통상 전문가들과 주요 외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퍼 301조’라고도 하는 무역법 301조, 무역법 122조와 관세법 338조 등을 근거로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무역법 122조와 관세법 338조는 상호 관세 카드를 즉각 발효하려고 꺼내 들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무역법 301조는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법안이다. 무역과 관련해서 외국 정부가 차별적 관행을 보이고, 이에 대한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관세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1974년에 도입된 이후 무역법 301조는 줄곧 미국이 교역 상대국에 대해 광범위하게 보복을 행사하는 근거로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가 1989년 미국 농산물 수입 규제를 완화한 일, 외환 위기 이후 자동차 시장을 개방하고 스크린 쿼터(한국 영화 의무 상영제)를 완화한 일도 모두 미국이 301조를 앞세워 우리나라를 압박한 결과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역시 관세를 물리려고 1년간 사전 조사를 진행하면서 301조를 근거로 들고 나왔고, 이를 통해 중국 수입품에 10~25%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더욱 빠른 상호 관세 발효를 위해 1930년에 도입한 관세법 338조, 1974년에 도입한 무역법 122조를 들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관세법 338조는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국가에 최고 5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을, 무역법 122조는 심각한 무역 적자가 발생하면 상대국에 최장 150일까지 1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상식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관세를 매길 땐 사전 조사나 의회 보고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관세법 338조나 무역법 122조를 발동하면 이런 절차 없이 바로 관세 발효가 가능하다”면서 “사문화되다시피 한 미국의 오래된 국내법을 전 세계 무역 원칙의 근거로 적용하겠다는 얘기지만, 상대국은 강대국인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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