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서 탈출… 항공우주 기술자 꿈 이뤄”

강은선 2025. 2. 13.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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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목숨 부지하기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자랑스러운 항공우주 엔지니어가 됐습니다."

그해 8월 카이스트 항공우주과학 석사과정에 입학한 함자씨는 2년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8월 석사학위를 땄다.

카이스트는 "함자씨는 모국에서 테러집단의 폭격으로 집과 학교를 잃고 남쪽으로 이주했지만, 역경 속에서도 항공우주 엔지니어의 꿈을 키우며 학업을 이어갔다"며 "졸업생들에게 들려줄 함자씨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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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석사과정 마친 함자
외국인 유학생 첫 졸업식 연설
나이지리아서 테러로 대피생활
韓정부 초청으로 유학 길 올라
“평화·공존 위해 역할 하고파”

“한때는 목숨 부지하기도 어려웠는데 지금은 자랑스러운 항공우주 엔지니어가 됐습니다.”

14일 오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하는 모하마드 함자(28·사진)씨는 감회를 전했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석사학위를 받는 함자씨는 나이지리아 유학생이다. 외국인 유학생이 학위수여식에서 대표 연설을 하는 것은 카이스트 개교 이래 처음이다. 
함자씨는 13일 세계일보에 “대한민국은 기회의 나라이고 카이스트에서는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목숨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남쪽으로 도망치듯 떠날 때도 항공우주 엔지니어가 될 거라는 희망은 버리지 않았다”며 “졸업식이 더 뜻깊은 이유”라고 감격했다.

함자씨 고향인 나이지리아 북부는 테러집단에 의해 수많은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10명에 이르는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피신했다. 2017년 2월 우리 정부의 초청으로 한국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같은 해 경희대학교 어학당을 다니며 한국어를 공부했고 이듬해 조선대학교에 들어가 2022년 2월 항공우주공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그해 8월 카이스트 항공우주과학 석사과정에 입학한 함자씨는 2년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8월 석사학위를 땄다. 가을 졸업식이 없는 카이스트는 매년 2월 학·석사, 박사 졸업식을 연다. 함자씨는 이날 1600여명의 석사생을 대표해 졸업 연설을 한다. 

함자씨는 “카이스트에서 만난 학우들은 모두가 각기 다른 배경, 경험, 나름의 어려움을 갖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카이스트라는 꿈을 이룰 둥지에서 함께하면서 서로를 응원했다. 그게 지난 2년간 나의 버팀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내가 추구하는 이상향을 이룰 수 있었다. 바로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라며 “테러집단으로 비록 고향을 떠나왔지만 희망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주고 꿈을 실현하는 동기가 됐다”고 했다.

카이스트는 “함자씨는 모국에서 테러집단의 폭격으로 집과 학교를 잃고 남쪽으로 이주했지만, 역경 속에서도 항공우주 엔지니어의 꿈을 키우며 학업을 이어갔다”며 “졸업생들에게 들려줄 함자씨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자씨의 소망은 세계 평화·공존의 길에 작은 보탬이 되는 것이다.

그는 “다음 세대를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공존의 길로 이끄는 데 작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는 “삶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든, 오늘이 있기까지 함께해준 사람들과 소중한 경험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자씨는 카이스트뿐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졸업생에게 해줄 말이 있다고 했다.

“졸업생 여러분 항상 기억하세요. 미래는 오늘 우리가 선택하는 길 위에 만들어집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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