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녹음파일' 등 '공천개입' 확인한 검찰 수사보고서 공개

봉지욱 2025. 2. 13.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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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지난달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 그리고 김건희 여사가 나눈 SNS 대화 캡처본 280개가 담긴 검찰 수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이를 통해 명 씨의 공짜 여론조사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된 사실과 명 씨가 이태원 참사 등 각종 국정 현안에 관여한 정황 등이 처음 확인됐다.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공짜 여론조사 등에 대한 대가로 윤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 공천을 해줬는지 여부다. 이에 뉴스타파는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정황을 확인한 검찰 수사보고서를 추가로 공개한다. 

검찰이 지난해 11월 9일에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은 명 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 녹음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김영선 공천과 관련된 통화였다. 검찰은 이에 더해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명 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도 확보해서 '공천 개입' 의혹을 교차로 검증했다. 

▲검찰 수사보고서 1쪽(2024.11.9. 결재) 

① 명태균-이준석 카톡에서 명태균 "사모님께 전화드리면 됩니다"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5월 10일 보궐 선거 공천 발표 하루 전인 2022년 5월 9일경 공천 관련 메시지 및 통화 확인”. 

보고서는 윤석열, 김건희, 이준석 이 세 사람이 명태균과 연락하며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먼저 명 씨와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카카오톡 메시지. 5월 9일 오전 12시 23분부터 아침 9시까지 이뤄진 대화다. 이준석 대표가 창원 의창구가 김영선 단수공천이 아닌, 경선이 될 거 같다는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명 씨는 사모님, 그러니까 김건희 여사가 "윤상현 의원(공천관리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면서 김영선 단수공천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에게 "사모님과 당선인에게 물어보세요", "사모님이 대표님께 전화드릴 겁니다"라면서 김건희 여사가 김영선 단수공천을 확정했다는 취지로 반복해서 말했다. 이들의 대화 말미에서 명 씨는 이 대표에게 "의문나는 게 있으면 사모님께 전화 드리면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보고서 2쪽(2024.11.9. 결재) 

② 1시간 뒤 명태균-윤석열 통화 녹음파일 존재 확인 

두 사람의 마지막 카톡 대화 1시간 뒤인 5월 9일 오전 10시 1분. 검찰은 명 씨가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 파일의 제목은 '통화녹음 윤석열대통령_220509_100104'. 녹음 분량은 2분 30초다. 

검찰은 명 씨가 이 녹음파일을 저장한 USB를 자신의 PC에 꽂아서 2023년 4월과 7월경에 수차례에 걸쳐서 재생한 사실을 PC 포렌식을 통해 파악했다. 지난해 민주당이 공개한 20초 분량의 윤석열 대통령 육성이 바로 이날 녹음된 통화 중 일부다.  

▲검찰 수사보고서 3쪽(2024.11.9. 결재) 

③ 이어진 명태균-이준석 카카오톡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명 씨와 윤 대통령과의 통화 10분 뒤인 5월 9일 오전 10시 12분. 명 씨는 다시 이준석 대표에게 "윤석열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윤한홍, 권성동 의원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시면서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영선으로 전략 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을 보냈다.

이 대목에서 불과 10분 전에 윤 대통령과 명 씨가 어떤 대화를 했는지 알 수 있다. 더구나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먼저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네"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가 아무런 직함도 없는 민간인 명 씨와 수시로 연락하며, 국회의원 공천 관련 당 내부 상황을 전달한 것 또한 부적절해 보인다. 

▲검찰 수사보고서 4쪽(2024.11.9. 결재) 

④ 7분 뒤 강혜경에게 명태균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 사모하고 전화해가" 

이준석 대표와의 카톡 7분 뒤인 오전 10시 19분, 명 씨는 강헤경 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영선의 공천 확정 사실과 조금 전까지 벌어졌던 상황을 자세하게 말했다. 권성동, 윤한홍 등 윤핵관들이 중간에게 장난을 쳤지만, 자신이 직접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전화를 해서 '김영선 공천'을 해결했다는 취지였다. 

명 씨의 이날 통화 발언은 이준석 대표와 나눈 카톡 내용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검찰 수사보고서 5쪽(2024.11.9. 결재) 

⑤ 30분 뒤, 명태균-김건희와 통화...녹음파일 존재 확인 두 달 뒤에 USB 확보 

강혜경 씨와의 통화 30분 뒤인 오전 10시 49분, 검찰은 명 씨가 김건희 여사와 약 1분간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통화 녹음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명 씨가 자신의 PC에서 해당 파일을 재생한시점까지 확인해 수사보고서에 담았다. 하지만 정작 통화 내용은 보고서에 담지 않았다. 통화 재생기록만 있을 뿐 녹음파일은 없다고 적었다. 

수사보고서 작성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2월 12일, 명 씨는 황금폰(갤럭시 2대)과 USB를 검찰에 자진 제출했다. 명태균-윤석열, 명태균-김건희의 통화 녹음파일은 '깡통 로봇' 모양의 USB에 저장돼 있었다. 검찰 제출 전 명 씨 측은 패턴 잠금을 풀지 못한 황금폰(갤럭시 엣지)을 복제하지는 못했지만, USB는 따로 복사해서 현재까지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검찰은 지난해 11월에 명태균과 윤석열, 김건희, 이준석이 김영선 공천과 관련해 수시로 대화를 나눈 사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수사보고서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보고서 작성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지 않고 있다. 

뉴스타파 봉지욱 b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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