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아내린 영구동토…탄소중립 달성해도 온실가스 계속 나온다

박기용 기자 2025. 2. 13.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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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위기의 시한폭탄'으로 주목받는 영구동토층의 해빙과 관련해, 인류가 뒤늦게라도 '탄소중립'(배출량=흡수량)이나 '탄소 마이너스'(배출량<흡수량)를 달성해도 영구동토층의 탄소 배출은 꽤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또 다른 지구 온난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지금처럼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 흡수량보다 배출량이 많은('양의 배출') 시기일지라도 지구 기온이 영구동토를 충분히 녹일 만큼 상승하지만 않으면 영구동토층은 탄소를 흡수하는 '흡수원' 구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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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연구결과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 게재
2023년 7월 미국 알래스카주 코북밸리계곡국립공원 내 새먼강이 주황색으로 변해 흐르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1년 내내 얼어있던 영구동토층이 녹으며 산화한 철광물이 흘러들고 있는 탓으로 추정된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제공

최근 ‘기후위기의 시한폭탄’으로 주목받는 영구동토층의 해빙과 관련해, 인류가 뒤늦게라도 ‘탄소중립’(배출량=흡수량)이나 ‘탄소 마이너스’(배출량<흡수량)를 달성해도 영구동토층의 탄소 배출은 꽤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또 다른 지구 온난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국내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구동토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한 서둘러 탄소중립을 달성해야한다는 것이다. 13일 국종성 서울대학교 교수(지구환경과학부) 등 국내 연구팀은 노르웨이·미국 연구진과의 공동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밝혔다.

영구동토층은 2년 이상 여름에도 녹지 않고 얼어 있는 땅을 이른다. 시베리아, 알래스카 등 지구 육지 표면의 14%인 2100만㎢가량을 차지하는데, 현재 대기에 이산화탄소 형태로 존재하는 탄소의 양보다 최소 2배 많은 탄소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영구동토의 상황은 기후위기 대응의 성패를 가를 가늠자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지금처럼 지구 전체 이산화탄소 흡수량보다 배출량이 많은(‘양의 배출’) 시기일지라도 지구 기온이 영구동토를 충분히 녹일 만큼 상승하지만 않으면 영구동토층은 탄소를 흡수하는 ‘흡수원’ 구실을 한다. 땅의 깊은 곳은 계속 얼어있지만 표면은 계절에 따라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풀이나 이끼가 자라기 때문이다. 풀과 이끼는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탄소를 땅속에 고정하는 구실을 한다.

이산화탄소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시점에서 배출량 정점을 지난 뒤 이후 계속해 줄어들지만, 메테인의 배출은 2050년 이후 오히려 급격히 증가한다. 이미 대기 중 쌓인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 기온이 상승해 있는 터라, 영구동토층의 융해(녹음)가 그 이후로도 계속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 기온이 더 올라 땅이 더 많이 녹기 시작하면 영구동토층은 탄소 ‘배출원’으로 바뀐다. 영구동토층엔 오래된 생물의 사체들이 얼어 있는데, 언 땅이 녹으며 미생물과 박테리아가 활동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체 속 탄소 화합물이 메테인(CH4) 등의 형태로 대기로 빠져나온다. 메테인은 이산화탄소보다 25~30배 높은 온실 효과를 낸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그래프)에서 이산화탄소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 시점에서 배출량 정점을 지난 뒤 이후 계속해 줄어들지만, 메테인의 배출은 2050년 이후 오히려 급격히 증가한다. 이미 대기 중 쌓인 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 기온이 상승해 있는 터라, 영구동토층의 융해(녹음)는 그 이후로도 계속 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경우 “메테인과 이산화탄소의 배출 비율이 변화하면서 추가적인 지구 온난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다. 인류가 탄소중립을 달성한 이후라도 온실가스 효과가 더 높은 메테인이 급격히 늘면서 또 다른 온난화가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문 1저자인 박소원 박사는 “과거에는 영구동토층이 탄소 흡수원 역할을 했지만, 탄소 배출원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뒤늦게 탄소중립을 달성해도 탄소를 방출하는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 이는 탄소중립 달성 그 자체만이 아니라 달성 시기가 매우 중요함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국종성 교수는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정책과 기후 모델 대부분이 인간 활동에 의한 탄소배출 감축에 초점을 두지만 이번 연구는 자연적 탄소 순환의 이해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영구동토층에 대한 더욱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구동토층의 탄소 순환도. 연구팀 제공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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