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삼성·대치·청담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강남 족쇄' 풀었다

권정현 2025. 2. 12. 19: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시가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5년 만에 해제했다.

한동안 급등한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고, 토지거래허가제가 부동산시장 안정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을 감안한 결정이지만 강남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앞서 서울시는 2020년 6월 강남구 코엑스부터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까지 199만 ㎡ 규모의 GBC 사업을 추진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 5년 만에 완화
"부동산 거래 가격 하향 안정화 판단"
신속통합기획 사업지 6곳도 해제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은 유지
13일 즉시 효력… "투기 발생 시 재지정"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이 12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심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서울시가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일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5년 만에 해제했다. 한동안 급등한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고, 토지거래허가제가 부동산시장 안정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을 감안한 결정이지만 강남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상존한다.

서울시는 12일 오후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민 대토론회에서 "특단의 조치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한 달 만이다. 조정안은 13일 공고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는 곳은 삼성·대치·청담·잠실동의 아파트단지 305개 중 291개다. 대치동 은마, 잠실 주공5단지, 잠실 우성1·2·3차 등 주요 재건축 단지 14곳은 투기 수요를 부추길 우려가 있어 제외됐다. 앞서 서울시는 2020년 6월 강남구 코엑스부터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까지 199만 ㎡ 규모의 GBC 사업을 추진하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했다.

이 외에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123곳 중 정비구역 지정 후 조합 설립인가까지 마친 6곳도 허가구역에서 해제됐다. 다만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동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구역과 34개 공공 재개발사업, 투기과열지구(강남 3구·용산구) 내 신속통합기획 사업지 14곳은 토지거래허가제가 유지된다. 시는 이번 해제를 시작으로 조합 설립인가 여부에 따라 2027년까지 총 59곳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순차적으로 풀 방침이다.


"부동산 거래가 하향 안정화... 규제 지속 어려워"

12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결정된 서울 송파구 잠실 리센츠 아파트 단지 아래로 재건축 추진 기대에 따른 투기 과열 우려가 있어 현행대로 유지되는 잠실 주공 5단지가 보인다.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제는 과도한 부동산 가격 상승과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해 개발(예정)지나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에서 일정 규모 이상 부동산 거래 시 관할 구청장의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주거용(18㎡ 이상)은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부여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일명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한 조치이지만 소유주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주변 지역 집값이 상승하는 역효과가 발생한다는 반론도 꾸준히 나왔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매수 심리 위축과 대출 규제로 시장이 침체된 상태라 해제해도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정상화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최근 부동산 거래가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실시한 연구 용역에서는 단기적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줄고 가격이 안정화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토지거래허가제의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초기에는 상당히 도움이 됐지만 장기화하면서 생활 불편은 커졌고 정상적 부동산 거래를 억압했다"며 "실질적 효과는 2~3년이면 사라진다 판단했고, 규제를 지속하는 게 실질적으로도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시는 앞으로 지역 단위로 광범위하게 지정한 허가구역을 '핀셋(선별)' 지정하기로 하고, 해제 지역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재지정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허가구역 해제로 인한 집값 상승 가능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조 본부장도 "집값 상승 우려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타 지역 대비 과도하게 거래량이나 집값 상승 폭이 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 재지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