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초딩'이 싱가포르 건국 축제에 참석한 이유는?

이충원 2025. 2. 1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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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연단 자격으로 체재비 지원을 받아서 간 거죠. 경쟁을 하러 간 게 아니라 외국 축제에 '국가대표'로 참석한 겁니다."

서울 언남초등학교 학생 37명이 지난 4∼11일 7박 8일간 싱가포르에 가서 건국 60주년('SG60') 축하 행사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칭게이(Chingay·'분장과 가면의 예술'이라는 뜻) 퍼레이드 2025'에 참석, 한국 전통예술인 '버나놀이'(접시 돌리기)와 취타대 공연을 했다고 학교 측이 12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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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남초등학교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해외공연단 자격으로 체재비 지원을 받아서 간 거죠. 경쟁을 하러 간 게 아니라 외국 축제에 '국가대표'로 참석한 겁니다."

서울 언남초등학교 학생 37명이 지난 4∼11일 7박 8일간 싱가포르에 가서 건국 60주년('SG60') 축하 행사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칭게이(Chingay·'분장과 가면의 예술'이라는 뜻) 퍼레이드 2025'에 참석, 한국 전통예술인 '버나놀이'(접시 돌리기)와 취타대 공연을 했다고 학교 측이 12일 전했다.

이 학교 상설동아리 '언남전통예술단'에 속한 3∼6학년 학생들이 싱가포르에 가서 전통예술 공연을 한 것이다.

공립인 언남초교에 풍물 동아리가 생긴 것은 지난해 3월. 생긴 지 1년도 안 된 동아리의 초등학생들이 외국 건국 축제에 '한국 대표'로 참석한 배경에는 이 학교 지도교사 박행주 수석교사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있었다.

박 교사는 30여년간 공립학교 교사로 일하는 한편 중앙대에서 국악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회장으로도 활동하는 국악인. 전근 가는 학교마다 학생들에게 풍물 등 전통악기를 가르쳤다.

처음엔 국내 경연대회에 참석했지만, 초등학생들에게 '경쟁'보다는 '축제'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는 게 교육적으로 좋겠다고 생각한 끝에 2005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 간 것을 시작으로 외국 축제에 학생들을 데려갔다고 한다. 성인 '프로' 공연단이 참석하는 해외 축제에 '아마추어' 초등학생들을 데려가기 위해서 생각해낸 게 유네스코 관련 국제단체(NGO)인 국제민간문화예술교류협회(IOV)의 지원을 받는 것이었다.

"제가 외국 공연을 자주 가다 보니 IOV라는 곳을 알게 됐다. 여기를 거치면 체재비를 전액 지원해준다"고 박 교사는 설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싱가포르 칭게이 퍼레이드'가 손만 들면 참가할 수 있는 행사는 아니었다. 1973년부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페낭 등지에서 열린 국제적으로 명성 있는 행사다.

올 3월 '유네스코 인류 무형 문화유산' 지정을 앞두둔 이 행사에 참가하는 해외 공연단은 미리 비디오 심사를 거쳐야 한다. 언남전통예술단도 미리 싱가포르 한국 대사관을 통해 신청한 뒤 버나놀이부와 태평소와 장구, 징, 꽹과리 등을 연주하는 취타대가 협연한 영상을 심사 자료로 보낸 끝에 '한국 대표' 자격을 획득했다.

[언남초등학교 제공]

그 결과 10살 전후인 언남초교의 어린이들은 7일과 8일 두차례에 걸쳐 싱가포르 F1 경기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카자흐스탄 국립무용단과 말레이시아 퍼레이드 전문 단체 등 각국의 성인들 틈에 끼어서 100m 길이 무대를 오가며 한국의 풍물을 세계에 알렸다. 이밖에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 캄보디아 대표 예술단이 참가했다.

2만7천석 무대를 가득 메운 관중과 싱가포르 대통령과 총리, 홍진욱 주싱가포르 한국 대사 앞에서 또래 학생들은 하기 어려운 경험을 했다. 10일에는 모든 해외공연단이 참가하는 축하 파티에 참석해 로제의 '아파트'에 맞춰 'K초딩'의 댄스 실력을 선보였다.

박 교사는 "원래는 예중, 예고 학생들이 참석할 행사였는데, 결과적으로 초등학생들이 국가 대표로 참석했다"며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해준 듯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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