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마을’인 줄 알았는데 ‘솜 마을’ …중국 관광객들 분통
눈 풍경을 자랑해 온 중국 청두시의 한 마을이 따뜻한 날씨로 눈이 덜 내리자 솜으로 설경을 꾸몄다가 항의를 받고 마을관광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청두시 관광당국은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위챗 공식계정 ‘문화관광 청두’에서 최근 가짜 눈 논란이 벌어진 충라이시 난바오산 관광구의 가짜 설경을 철거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춘절 연휴 기간 청두의 ‘눈 마을’로 알려진 이 지역에 막상 가 보니 눈이 없었다는 관광객들의 항의가 빗발쳐 조사한 결과 항의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조사결과 난바오산의 이 마을은 춘절(중국 음력 설) 연휴를 앞두고 눈이 내릴 것이라는 일기 예보를 믿고 눈 마을의 풍경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홍보물을 보면 시골 오두막집 지붕 위에 눈이 두텁게 쌓여 동화마을과 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난다.
하지만 날씨가 따뜻해 눈이 내리지 않자 마을은 솜과 비눗물을 사용해 설경을 연출했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솜을 마을 구석구석 배치해 꾸민 ‘눈 마을’을 춘절 당일인 지난달 29일 개장했지만 역효과만 냈다. 관광객들은 분통을 터뜨렸으며 온라인에는 “눈은 가짜였지만 추위는 진짜” “눈은 가짜였지만 티켓값은 진짜”였다는 조롱글이 올라왔다.
난바오산 관광구도 위챗을 통해 가짜 눈 마을을 조성을 사과했으며 관광지 개선을 위해 9일부터 마을관광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솜을 써서 만든 청두의 가짜 눈 마을 사진은 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하얼빈의 유명한 눈 마을인 설향마을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중국 각지에서 농촌 소득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농촌관광을 의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가운데, 성공사례가 나오면 비슷비슷한 관광상품이 쏟아져나오는 부작용도 보고된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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